이웃에 수의(壽衣) 전하는 ‘할머니봉사단’
이웃에 수의(壽衣) 전하는 ‘할머니봉사단’
  • 안종호 기자
  • 승인 2012.11.02 11:48
  • 호수 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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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천수의봉사단, 서울시봉사상 대상 수상

서울 양천구 신정동의 양천자원봉사센터 2층. 매주 금요일 오후가 되면 ‘양천수의봉사단’<사진> 어르신들이 작업장에 모여 수의(壽衣)를 만든다. 젊어서부터 수없이 해온 바느질을 통해 재능기부를 실천하고 있는 것. 주름진, 그러나 바느질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손으로 만든 수의는 지역 내 형편이 어려운 이웃에 전달된다.

양천수의봉사단은 지난 2001년부터 12년 동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단원은 모두 13명으로 평균 연령은 70세에 가깝다. 지금까지 완성된 수의만 300여벌에 이른다. 이들이 한 해 동안 제작하는 수의는 35벌 정도다. 수의 1벌을 완성하려면 속저고리, 겉저고리, 원삼, 속곳, 치마 등 최대 20가지를 갖춰야 한다. 2명은 재봉을 담당하고, 나머지는 바느질을 할 정도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이다.

이렇게 생산된 수의는 매년 한 차례씩 저소득층이나 홀몸 어르신들께 전한다. 어려운 형편에 아무 연고 없이 갑자기 돌아가시는 어르신들을 위해 5벌은 예비로 비축한다.

양천수의봉사단 함지연(68) 단장은 “가난한 노인들이 수의도 입지 못하고 쓸쓸히 생을 마감하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며 “그 심정을 가장 잘 아는 노인들이 뜻을 모아 시작한 봉사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이어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은 수의를 받아들고 두 손을 꼭 잡고 눈물을 흘리며 고마워한다”며 “의지할 곳 없이 외롭게 사셨던 분들이 가시는 길이라도 편안하시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10월 28일, 새로운 봉사영역을 개척한 양천수의봉사단에 ‘서울시봉사상’ 대상을 수여했다. 올해로 24회째를 맞는 서울시봉사상 수상자는 지난 5월 20일부터 8월 10일까지 자치구와 시민단체, 시민으로부터 101건을 추천받아 학계ㆍ언론계ㆍ법조계 등 13명으로 구성된 공적심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최종 선정됐다.
글=안종호 기자 / 사진=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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