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장수’란 황토 내린 물로, 양질의 황토를 휘저어 가라 앉힌 맑은 물을 말한다. 옛날에는 황토 땅을 파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속에 물을 붓고 혼탁하게 한 다음 한참 뒤 위쪽의 물을 걷어서 이용했다. 예로부터 지장수는 ‘해독제의 대명사’로 알려져 왔으며 한방에서는 약제 처방 시 함께 사용됐다. ‘동의보감’과 ‘본초강목’도 지장수의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동의보감에는 ‘모든 독을 치료하며 산중의 독버섯에 중독됐을 때는 오직 지장수를 마셔야만 낫는다’고 쓰여 있으며 ‘본초강목’에는 ‘물고기, 고기, 과실, 채소, 버섯 등의 독을 모두 해독한다’고 적혀있다. 황토가 빚어낸 신비의 물, 지장수의 효과와 특징에 대해 살펴본다.

▲지장수, 미네랄 풍부한 건강 약수
‘약수’의 효능을 지닌 지장수는 생활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활용되고 있다. 식수(약간의 흙내가 난다)로도 사용되고, 과일이나 채소를 씻을 때 농약 성분을 제거하는 데도 유용하다. 또 밥을 짓거나 반찬을 만들 때도 지장수를 이용하는 데 밥에 윤기가 흐르고 반찬도 더욱 맛이 좋아진다.

예부터 위장병으로 고생하는 사람은 아침, 저녁으로 지장수를 한 잔씩 마시곤 했다. 무좀 등 피부 질환 부위에 바르기도 했고, 술 마신 다음날은 지장수로 숙취를 해소했다.

일반 물에 비해 지장수는 겨우 눈으로 느낄 수 있을 정도의 탁도가 있는데 이것은 지장수 속에 든 각종 미네랄 성분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참고로 탁도와 각종 성분으로 인해 지장수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공인 음용수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쉽게 따라하는 지장수 만들기
지장수 제조법은 생각보다 쉽다. 방법만 안다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다. 물과 황토의 비율을 3:1 또는 5:1로 섞어 두었다가 맑아진 윗물을 사용하면 된다.

만약 제대로 된 지장수를 만들어 보고 싶다면 옹기, 대소쿠리, 삼베, Y자형 소나무 가지를 준비한다. 깨끗이 씻은 옹기에 Y자 가지를 걸쳐 소쿠리를 올려놓고 삼베를 소쿠리 위에 펼쳐 놓고 황토를 쏟아 부은 뒤 맑은 물을 황토에 부으며 천천히 휘저으면 된다. 이 때 황토와 물의 비율은 1:3 또는 1:5로 맞춘다. 이렇게 누런 황토물을 하루 동안 재우면 황토가루는 아래로 가라앉고 위쪽에는 맑은 물만 남는다. 이것이 지장수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한 번 내린 지장수는 바로바로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지장수에는 각종 미네랄이 많아 상온에서 1주일 이상 두면 변질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요즘은 토양과 수질 오염이 심해 시중에서 파는 황토 속에 중금속 성분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으니 지장수를 내릴 황토는 믿을 만한 장소에서 구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좋은 황토가 좋은 지장수 만든다
지장수의 약효는 좋은 황토가 결정한다. 몸에 좋은 지장수를 만들기 위해서는 호황토(好黃土)를 사용해야 한다. 호황토는 동벽토(東壁土), 서벽토(西壁土), 복룡간(伏龍肝) 등을 가리킨다.

동벽토는 동쪽의 태양광선을 흡수한 황토로서 경북 경주시 토함산 자락 마동 언덕, 경남 하동군 청학동 입구 동향 절벽, 경남 양산군 통도사 부근 송림 언덕, 울산시 언양 자수정 광산 동향토 언덕, 전북 진안군 동향면 솔밭 언덕, 전남 강진군 도암면 솔밭 언덕 등에서 나는 황토가 유명하다.

서황토는 서쪽의 태양광선을 흡수한 황토로서 충남 홍성군 홍동면 수란리 야산언덕, 전북 정읍시 입양면 진등이 언덕, 경기 여주군 북내면 서향 소나무 언덕, 경기 파주군 교하면 서향 소나무 언덕 등에서 나는 황토가 유명하다.

황토를 캐낼 때는 오염을 고려해 최소 1m 이상 파내려간 곳의 흙을 이용해야 한다. 농약으로 오염된 논밭 부근의 황토나 쓰레기장 부근의 황토는 절대 사용하면 안 된다. 복룡간은 재래식 부엌의 아궁이 속에서 오랫동안 불기운을 받아 누렇게 변한 황토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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