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사꾼 박태진의 황토이야기(4) 황토닭찜, 황토의 기운을 요리해 먹다
유기농사꾼 박태진의 황토이야기(4) 황토닭찜, 황토의 기운을 요리해 먹다
  • 관리자
  • 승인 2012.11.09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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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태진씨는 노지재배와 유기농법만을 고집하는 60년 경력의 전문 농사꾼이다. 5살 때부터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시작해 농업중·고등학교를 졸업했고, 농촌지도소에서 34년 간 활동했다. 은퇴 후에는 ‘김장채소이야기’ ‘마늘이야기’ 등 자신만의 유기농법 노하우를 책으로 정리해 농협 귀농귀촌대학 및 연금관리공단, 퇴직공무원지원센터 등에서 강사로 활동 중이다.


최근 황토 오리구이와 진흙 오리구이 전문점이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황토 오리구이는 황토의 약성을 살릴 수 있는 전통 방식으로 조리한 웰빙음식이다. 요리비법은 음식을 황토로 싸서 구운 것에 있다. 황토의 원적외선과 각종 희귀원소가 고온에 의해 음식물에 스며들어 음식의 영양은 높이고, 독성과 역기(逆氣)는 제거한다. 많은 식품 중 주로 오리를 이용하는 이유는 오리 역시 황토와 마찬가지로 해독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요리에 쓰이는 황토는 마사황토(磨砂黃土)다. 우리나라 암석은 화강암과 편마암이 주를 이루는 데, 이것들이 오랜 세월 풍화하면 마사황토가 된다. 특히 마사황토에는 마그네슘, 칼륨, 게르마늄 등 우리 몸에 좋은 각종 광물질이 풍부하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온열, 숙성, 자정, 중화 등의 작용이 가해지면 흙에서 원적외선을 방출한다. 또 해독작용이 있어 우리 선조들은 배가 아프면 황토로 구운 기와를 달궈 배 위에 올려놓는 민간요법을 이용하기도 했다.

가열시 원적외선·희귀원소 발산… ‘황토닭찜’등에 활용
황토는 열을 받으면 원적외선과 각종 희귀원소들을 내뿜는다. 이를 활용한 것이 각종 황토 요리다.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법은 오리에 황토를 발라 굽거나 황토 그릇에 재료를 넣고 요리하는 것이다. 일반 식당에서는 오리를 황토 그릇에 넣고 굽는다. 황토를 발라 굽거나 유황오리(보리밥에 유황가루 섞은 것을 대여섯 달 먹인 오리를 지장수로 끓여서 만듦)를 사용하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사실 황토와 오리의 약성을 제대로 끄집어내기 위해서는 유황오리를 사용하는 게 좋다.

조리시 번거러움을 없애고 황토 오리구이의 약효를 살려 가정식으로 변모시킨 것이 바로 ‘황토닭찜’이다. 오리 대신 닭을 사용해 황토의 효능을 손쉽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황토닭찜의 조리법을 간단히 소개하면, 우선 닭의 간과 내장을 빼내고 다듬은 다음 밥과 대추, 마늘, 황기 등을 넣고 한지와 망사로 풀어지지 않게 싼다. 여기에 질 좋은 황토를 덮은 다음 다시 한지로 감싸고 옹기에 넣어 압력솥에 1시간 30분 정도 쪄낸다. 황토 오리구이를 내는 대부분의 식당에서 하듯 오븐이나 장작불을 이용할 경우에는 두어 시간 구워 표면의 황토가 갈라지고 그 틈으로 기름이 흘러나오면 다 익은 것이다. 원래는 잘마른 짚이나 등겨에 붙인 불처럼 너무 세지 않은 은근한 불에 대여섯 시간을 구워야 황토의 약성이 깊숙이 배어든다. 하지만 등겨나 짚 탄 냄새가 고기에 스며들어 약이라 생각하고 먹을 수는 있지만 요리로 즐기기에는 그리 좋지 않다.

황토구이는 닭이나 오리 외의 다른 재료에도 응용할 수 있다. 가장 편리하게는 감자나 고구마를 황토에 싸서 구우면 찌거나 그냥 구웠을 때와는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고, 미꾸라지, 뱀장어, 잉어 등에 이용하면 영양 손실은 적으면서도 맛 좋은 요리를 만들 수 있다. 보다 손쉬운 방법으로 황토의 효능을 이용하려면 지난호에 소개했던 지장수를 요리에 사용하거나 황토 옹기에 음식을 넣어 익히는 방법도 활용할 수 있다. 단, 어느 경우든 음식과 관계된 것인 만큼 믿을 수 있는 깨끗한 황토를 이용해야 함은 두말 할 나위가 없다. 황토가 요리에 직접 응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황토로 구운 옹기에 음식을 담아 먹는 것도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황토 건강법이다.

※황토로 빚은 숨쉬는 그릇, 옹기

우리 민족이 오래 전부터 써 온 옹기는 흔히 ‘숨쉬는 그릇’이라 불린다. 황토를 물에 개어 만든 진흙에는 수많은 모래 알갱이가 들어 있어 이것이 그릇에 미세한 구멍을 만들어내고, 이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들어 음식이 상하지 않고 오래 보존되기 때문이다. 황토 특유의 해독 기능 역시 저장된 음식의 나쁜 기운을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한다. 우리 나라에서 간장, 된장, 김치 등의 저장 발효식품이 발달한 것도 이런 옹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옹기에는 진흙으로 빚어 그냥 구운 질그릇과 잿물을 입혀 구운 오지 그릇이 있다. 질그릇이 황토 본연의 성질에 더 가깝기는 하지만 잿물을 바르지 않아 음식의 맛과 향기가 그대로 배어드는 단점이 있다. 간장을 담던 질그릇에는 간장만을, 김치를 담던 질그릇에는 김치만을 계속 담아야 하는 것이다. 반면 잿물을 입힌 오지그릇은 질그릇보다 인공물을 한 겹 더 씌우기는 했지만 씻기가 쉽고 음식을 바꾸어 담을 수 있어 사용하기에는 한결 편리하다. 좋은 진흙으로 만든 용기를 식생활에 이용하는 것도 편리한 황토 건강법의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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