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염, 체중유지·근육강화운동 필요
관절염, 체중유지·근육강화운동 필요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2.11.30 12:07
  • 호수 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화가 진행되면 관절 주변의 근육이 약해질 수 있다. 이 상태에서 장기간 잘못된 걸음걸이를 유지하거나 관절에 무리를 줄 경우 관절 연골과 뼈·인대 등의 손상으로 퇴행성관절염(이하 골관절염)이 생길 수 있다. 연골이 닳아 없어지면서 부분적으로 퇴행성 변화가 나타나는 이 질환은 관절 부위에 열이 나거나 통증을 동반하는 염증성 질환으로 잘 걷지 못하게 된다. 관절염은 55세 이상 인구의 약 80%에서 증상이 나타날 정도로 매우 흔한 질환이며, 골관절염이 가장 잘 나타난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골관절염 환자비율은 만 65세 이상 노인의 37.8%에 해당하며, 여성(50.1%)이 남성(20.2%)보다 약 2배 가량 많다. 골관절염을 방치하면 관절주변에 비정상적인 뼈가 자라 관절에 변형이 오고 일상생활장애 정도가 커지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노화로 인한 골관절염은 적당한 운동과 적절한 약물치료로 통증을 줄이고 일상생활의 장애를 줄여 노년기 전반적인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무릎·엉덩이 부위 잘 생겨… 통증이 주된 증상
골관절염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다. 골관절염은 무릎이나 엉덩이에 잘 생기는데 무릎 골관절염은 장시간 걷거나 서 있으면 심해지고 쉬면 괜찮아진다. 비올 때 무릎이 더 아프다거나 추운 날씨에 통증이 심해지는 등 일기에 따라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간혹 오전 기상 직후 관절이 뻣뻣해지기도 한다. 움직이면 통증과 장애를 겪다가 시간이 흐를수록 움직이지 않아도 통증이 나타나며 붓는다. 증상은 서서히 진행되며 호전과 악화를 반복한다. 심하면 무릎을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통증이나 관절변형이 심해 일상장애 정도가 크면 수술로 치료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체로 체중을 잘 관리하고 적절한 운동과 약물로 치료하면 정상생활이 가능하다.

경골(종아리안쪽뼈)과 대퇴골(넓적다리뼈)이 접촉하는 무릎관절은 주변 근육과 힘줄, 인대가 관절을 안정적으로 붙들고 있다. 뼈끝 2~4mm 두께의 연골이 뼈를 보호하며 ‘반달’이라는 섬유연골판이 관절 양쪽에서 충격을 흡수한다. 무릎 골관절염은 이 연골이 손상되거나 퇴행성 변화로 염증과 통증이 나타난다. 대개 골관절염은 무릎 안쪽에 생긴다.

모든 질병이 그렇지만 골관절염도 관절변형 전 초기진단이 중요하다. 골관절염 증상도 중증도에 따라 일관되지 않으며 개인차가 크다. 대부분 노년기에 무릎관절이나 엉덩이 관절에 통증이 있다면 검진 받는 게 좋다. 이때 혈액검사나 방사선 사진촬영, 병력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검사는 방사선 사진이 가장 유용한데 관절염 부위 혈류와 골형성을 관찰해 진단하는 동위원소검사도 쓰인다. 관절경으로 연골상태를 직접 확인하기도 한다.

노화·유전·비만·외상 등 원인 다양
골관절염은 노화 과정에서 나타나지만 노화 자체가 원인은 아니다. 유전과 비만·관절 모양·호르몬·외상·질병 등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인 다원인성 질환이다. 체중이 실리는 무릎관절과 엉덩이 관절에 잘 나타난다. 아기를 업어 키우는 문화 탓에 한국인은 O자형 다리가 많은데 이 경우 관절염이 생기기 쉽다.

외상이나 질병, 기형에 의한 것이 아닌 나이와 성별, 유전, 비만 등이 원인이면 일차성 골관절염으로 분류한다. 외상이나 질병에 의한 이차성이더라도 원인을 정확히 모르는 경우가 많고 일차성과 이차성의 구별도 분명치 않다. 부위별로도 원인은 다를 수 있다. 척추는 직업이나 생활습관의 영향이 가장 크며 엉덩이는 대개 무혈성괴사(혈액공급이 되지 않아 뼈가 썩는 병)나 엉덩이 관절의 이형성증(선천적 또는 후천적 원인으로 세포나 조직의 질서가 파괴돼 나타나는 질환)이 원인이다. 발목 골관절염은 골절이나 인대 손상으로도 생긴다.

환자의 연령과 성별을 보면 중년 이후 여성이 가장 많다. 특히 비만하면 발병률이 정상인보다 2배 가량 높다. 이때는 골관절염이 척추와 무릎, 엄지발가락관절, 엉덩이 관절에 잘 생긴다. 가족력도 어느 정도 영향을 준다. 엄마가 관절염이면 대부분 딸도 질환을 갖게 된다.

골관절염은 꾸준한 관리로 통증감소와 관절기능을 유지해 일상의 불편을 줄이는 노력이 중요하다. 치료법은 체중관리와 규칙적인 운동 등 생활습관 개선과 적절한 약물 치료다.

나쁜 자세를 교정해야 하며, 관절에 과부하를 가져오는 생활습관이나 작업을 없애 통증을 줄이는 한편 관절 손상을 막아야 한다. 또, 적당한 운동으로 관절 주변 근육을 단련하되 과도한 운동을 삼가야 관절을 보호한다. 지팡이 등 보조기구도 관절보호에 도움이 된다.

과체중 골관절염 환자라면 체중감량만으로도 연골 손상을 줄이고 병의 진행도 늦출 수 있다. 체중관리는 환자가 적극적으로 골관절염을 예방하고 개선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서동석 과장은 “비만인 경우 골관절염에서 악순환을 겪는 경우가 많다. 관절염 진행으로 무릎이 아프면 움직임이 줄어 체중은 더욱 불어난다”며 “물리치료는 체중조절과정에서 통증을 조절해 운동하도록 도와 궁극적으로 증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약물·물리·수술치료 후에도 관리 지속해야
약물치료는 진통제 및 항염제를 쓴다. 뻣뻣함 등에는 소염진통제를 바르거나 먹으면 즉시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장기간 복용하면 속 쓰림 등 부작용이 나타나고 악화를 막거나 늦추는 데는 효과가 없다. 염증이 심하면 관절내 스테로이드 호르몬제를 투입할 수도 있지만, 주입시 2차 감염 가능성도 있고 남용하면 체중이 느는 등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습관성이 되거나 약 자체가 연골변성을 촉진할 수 있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에 따라야 한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서동석 과장은 “이른바 ‘뼈주사’라고 불리는 스테로이드 호르몬제제는 강한 약제로 질병의 진행은 막지 못하지만 증상을 줄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횟수를 늘인다고 효과가 비례해 높아지지는 않기 때문에 사용에 주의해야 하며 적절한 간격으로 필요할 때만 사용하면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전문의와 상의해 신체조건 등을 고려하면서 물리치료나 운동을 병행해 치료효과를 높일 수 있다. 운동은 평지를 30분~1시간 가량 걷는 산책이 좋다. 무릎 관절은 걸을 때는 체중의 3~4배, 뛰면 5~6배 힘이 실리기 때문에 장시간 심한 운동은 금물이다. 수영이나 자전거타기 등이 권장되며 피해야 할 운동은 등산이나 오래 달리기 등이다.

심한 통증과 부종이 있는 중증은 냉찜질을 한다. 관절운동을 막기 위해 석고로 고정하는 경우도 있다. 이 치료는 통증을 다스려 체중을 조절하면서 증상을 더디게 하는 데 초점을 둔다. 급성기 후에는 찜질 등 온열요법과 근력회복을 위한 운동을 병행한다.

관절변형으로 보행이 어렵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크면 절골술, 관절성형술, 다발성천공술 등 장애정도나 비용, 위험부담 등을 고려해 수술한다. 인공관절치환수술은 인공관절의 수명제한으로 재치환술이 필요할 수도 있다. 또 수술관절 이외의 관절은 여전히 관절염이 진행 중이므로 수술 후에도 치료를 위한 관리는 필수다.

골관절염 치료에는 안창이나 신발의 선택도 중요하다. 뒤꿈치 쪽을 높인 외측쐐기 깔창을 사용하면 무릎 안쪽의 하중을 분산시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주로 대퇴골은 바깥쪽에서 안쪽으로 기울어져 무릎관절 안쪽이 하중을 받게 되는데 이때 외측쐐기 깔창은 하중을 다소 분산시켜준다. 굽 높은 힐은 피해야 한다.

정상체중·자세교정·근육운동 필요
정상 체중 유지는 골관절염 예방에 필수다. 관절에 무리한 동작의 반복은 피하고 좋지 않은 자세는 고친다. 축구나 레슬링처럼 관절이 다칠 위험이 크거나 과도한 운동은 피하되 조깅과 같은 가벼운 유산소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을 적당히 하면서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해야 한다. 만성질환에 흔한 식이요법은 골관절염에는 소용이 없다. 현재 식이요법이나 약물요법을 통한 예방법은 없기 때문에 이 같은 방법에는 의존하지 않는 게 좋다.

전문의들은 “관절 성분을 포함한 관절에 좋다는 식품을 섭취해 병을 고친다는 생각은 속설에 불과하다”고 강조한다. 또, 손을 쓸 수 없는 단계가 돼서야 내원하는 환자들이 의외로 많은데, 엑스레이 등 정확한 진단을 받아 치료를 받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호영 기자 eesoar@100ssd.co.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