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노후 생활 ‘치아 건강’이 필수
행복한 노후 생활 ‘치아 건강’이 필수
  • 이호영 기자
  • 승인 2013.02.22 16:56
  • 호수 3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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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는 운동은 치매 예방에 도움… 손상된 치아는 서둘러 치료해야

하루 세번, 식사후 3분 이상 칫솔질
치아 적으면 뇌 세포 파괴 기억력 저하


▲ 노년기에는 노화로 인한 치아 손실이 많다. 지속적으로 치아를 관리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아를 치료하는 것은 노년기 건강과 직결되며 특히 치매 예방 노력과는 뗄레야 뗄 수 없다.

입속 보철물 관리·잇몸 건강 유지 ‘최선’=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라는 속담은 어르신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실제로 치아가 없는 경우 일상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은 크다. 나이가 들면 소화기능이 떨어지는데 치아가 없으면 음식물을 제대로 씹지 못해 소화 장애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해 신체건강이 무너지기 쉽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치아가 부실해지거나 치아의 손실을 자연스러운 노화현상으로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건강한 노후를 위해 치아를 관리하고 치료를 받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자연치아를 잘 간직하면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즐거움을 오랫동안 누릴 수 있다.
사람의 영구치는 위아래 각각 14개씩 28개, 상하좌우 사랑니 1개씩을 포함하면 총 32개다. 그러나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60대의 ‘현존 자연치아 수’는 20.9개였으며 70대 이상은 절반에도 못 미치는 14.2개에 불과했다. 적절한 구강관리 교육을 받지 못해 구강건강이 취약한 60대 이상 연령대에서는 충치, 치주질환(잇몸병), 오래된 보철물 파손 등으로 자연치아가 급감하는 것.
50대 이후로는 신체의 활동 능력이 떨어지면서 동시에 치아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도 급격히 노화한다. 충치를 방어하는 역할을 하는 침의 분비가 줄어들면서 입안이 건조해지고 구강 내 세균이 증가해 충치나 잇몸 염증 등 구강질환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게 된다. 특히 치주질환은 노년기 치아 상실의 주범으로 65세 이상에서는 약 35%가 잇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잇몸병으로 인해 잇몸이 녹아내리면 치아 뿌리가 노출되면서 치근우식증(치아뿌리에 충치가 생기는 것)이 생길 수 있다. 또 이미 치료받은 치아 보철물이나 충전재의 수명이 다해 치아 사이의 틈새가 썩게 되는 2차 우식증이 발생할 우려도 크다.
노년기에는 충치 뿐 아니라 노화로 인한 치아 유실도 많은 때다. 이 시기는 이미 입속에 장착한 보철물을 잘 관리하고 잇몸 건강을 잘 유지하는 것이 치아 건강을 지키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잇몸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하루 세 번 식사 후 최소한 3분 이상 칫솔질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칫솔의 자극을 통해 잇몸의 혈액순환이 좋아진다. 팔의 힘이나 손동작이 힘들어서 칫솔질을 잘 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전동칫솔이나 워터픽, 가글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치아 사이가 많이 벌어진 부분은 치간 칫솔 등 보조기구를 사용하면 효과적이며, 치아 사이를 벌어지게 만드는 이쑤시개 보다는 치실을 이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물을 자주 마시거나 야채와 과일을 많이 섭취함으로써 침 분비를 촉진시켜 입안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취침 전에 틀니를 빼서 칫솔로 닦고 보관용액에 담가는 두는 것도 잊어서는 안 된다.
충치나 잇몸병은 초기에는 자각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도 정기적인 구강검진과 치석제거(스케일링)는 최소 1년에 한 번씩은 받는 것이 좋다. 당뇨병이나 심장병 같은 전신질환이 있으면 구강건강은 더욱 취약해지므로 정기검진에 더욱 신경 쓸 필요가 있다. 불가피하게 치아가 손실됐을 경우에는 서둘러 보철치료를 해야 한다. 치아가 빠진 채로 오랜 시간 방치하면 양옆의 치아가 빈 공간으로 기울어지고 치아 간격이 벌어져 결국 치아 전체의 균형이 깨지게 된다.
치과 치료의 경우 경제적으로 많은 비용이 들고 시간이 오래 소요된다는 점 때문에 심하지 않으면 그냥 간과하고 넘어가기 일쑤다. 하지만 시간이 경과할수록 문제가 더욱 커져 교정치료와 신경치료가 필요해지고 투자해야 할 비용과 시간은 오히려 몇 배로 늘어나게 된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 치아가 썩고 빠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문제가 발생한 치아는 효과적으로 치료받는 것이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는 현명한 처세술이다.

치아와 치매는 뗄 수 없는 관계= 어르신의 치아 건강은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 특히 인지 기능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다. 우리나라 치매인구는 약 60만 명으로 추산되며 이 중 60~80%는 노인성 치매로 불리는 알츠하이머병이 원인이다. 이 병은 정상적으로 생활해오던 사람이 65세 이후 다양한 원인에 인해 뇌세포가 급격히 손상되면서 이전에 비해 인지 기능이 지속적이고 전반적으로 저하돼 일상생활에 상당한 지장이 나타나는 상태다. 뇌세포의 노화를 막으려면 쉬지 않고 뇌를 자극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데 ‘씹는 것은 치매를 예방한다’는 말은 치아의 중요성을 잘 표현하고 있다.
치매란 의학적으로 뇌의 전두전야, 편도체, 해마라는 뇌의 세 곳을 연결하고 있는 신경망의 기능이 저하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데 기억력이 저하됐다는 것은 해마의 기능이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실험결과에 따르면 노인의 경우 씹는 운동 전후로 기억력에 확실한 차이를 보였으며 씹는 것으로 인해 해마 활동이 상승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근사기억을 담당하는 해마가 손상되면 불과 몇 분전의 일도 기억할 수 없게 된다.
씹는 운동이 대뇌로 가는 뇌혈류를 증가시켜 뇌의 퇴화 속도를 낮추고 기억력 감퇴를 막아 치매 등 퇴행성 뇌 질환을 억제한다는 것은 이미 과학적으로 검증된 사실이다.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대 연구팀이 노인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치아 상태와 인지능력 장애를 조사한 결과, 치아가 없는 노인이 치아가 전부 또는 일부 남아있는 노인에 비해 인지능력 장애가 나타날 위험이 3.6배 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치아가 손실되어 씹는 기능을 제대로 할 수 없어 뇌에 자극이 덜 가기 때문에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으로 해석했다.
또 일본 도호쿠(東北)대 와타나베 마코토 교수팀이 센다이 시내에 거주하는 70세 이상 노인 1167명을 대상으로 치아 상태를 조사한 결과 건강한 652명은 평균 14.9개의 치아를 보유한 반면 치매 위험이 있는 55명은 9.4개에 불과했다. 치아가 많이 빠진 노인일수록 음식물을 씹는 활동이 줄어들고 결과적으로 뇌세포가 파괴돼 치매에 걸리기 쉽다는 것.
일본 후생노동성의 연구발표도 이와 같은 결과를 지지하는데 치매 환자들의 치아를 조사해본 결과, 틀니를 가진 치매 환자가 건강한 치아를 가진 환자보다 훨씬 많았다.
치매는 한 번 발병하면 그 진행속도를 늦출 수는 있으나 완치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 예방이 최선의 방법이다.
전문의들은 이와 관련해 지속적으로 치아관리에 관심을 갖고 적절한 시기에 치아를 치료하는 것은 치매 예방에 큰 도움을 준다며 삶의 질이 높은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뒤늦게라도 치아관리를 성실히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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