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전국 곳곳이 불산 누출 위험
[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전국 곳곳이 불산 누출 위험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06.28 13:55
  • 호수 37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5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던 구미 불산 누출 사고의 여파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시 사고현장에 투입됐던 소방관들이 심각한 정신적, 육체적 후유증을 호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소방관들은 최소한의 장비도 없이 맨몸으로 들어갔다가 불산에 누출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6월 26일 공중파 보도에서 당시 사고현장에 출동했던 소방관들이 화학보호복을 입지도 못한 채 불산가스가 피어오르는 밸브를 잠그러 들어갔던 사실을 증언했다. 밸브를 잠그기 전까지 6시간 반 동안 현장에서 불산에 노출돼 있던 소방관은 200명이 넘는다. 지급된 화학보호복은 단 8벌이었다.
사고 며칠 뒤 소방관의 몸에는 푸른 반점이 일어났지만 업무에 치여 제대로 병원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신적인 후유증도 상당하다 사체를 수습한 하 모 소방관은 악몽으로 잠을 설쳐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윤간우 산업의학과 전문의에 따르면 화학물질에 노출되면 10년, 길게는 30년 후에 질병이 발생하기 때문에 즉시 검진을 받고 치료에 임해야 한다.
5월 29일 세종대 공대건물에선 맹독성 물질인 브롬화수소 가스가 누출됐다. 군인, 경찰, 소방관, 공무원까지 현장에 출동한 공무원만 200여명이었지만 정작 현장을 지휘할 전문가는 없었다는 지적이다. 제대로 된 대처방안을 내리는 사람이 없어 우왕좌왕하는 사이 대피도 늦어졌다.
이렇듯 화학물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은 정부 차원의 관리 체계가 없어서인 것으로 드러났다. 화학물질을 다루는 관련법률만 해도 주관부서가 제각각이다. 최근 정부가 화학물질 사고를 환경부가 총괄하도록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지만 이도 제대로 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화학물질을 전담하는 환경부 비정규직 인원 12명이 있지만 현장경험이 전무하다시피 하기 때문이다.
책임소재가 이 부서 저 부서로 갈린데다 공기업 인사배치가 2년 주기로 이뤄지는 것을 감안하면 당국 책임자가 얼마나 책임감을 가지고 업무에 임하겠느냐는 목소리도 높다.
이를 증명하듯 정부합동조사반이 전국 유독물 취급사업장 3800여곳을 조사한 결과 무려 전체의 42%가 사고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단 구미 뿐만 아니라 전국 곳곳에서 화학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는 것이다. 정부에 기댈 수 없으니 국민 스스로 웬만한 화학물질 대처방안은 숙지해야만 한다.
불산은 1방울이 피부에 닿으면 피부에 침투해 뼈 속까지 들어가 뼈를 녹게 하는 고위험 물질이다. 금속을 부식시키고 유리를 녹이는 맹독성 물질이다. 만일 들이마시면 즉시 헛구역질과 어지러움증, 호흡곤란이 일고 시간이 지날수록 폐활량이 점차 줄어드는 등 몸이 쇠약해지는 것을 확연히 느끼게 된다.
눈에 들어가면 작게는 결막염, 심하면 실명할 수도 있다. 호흡기에 노출되면 기침과 호흡곤란, 오한과 열이 나는 감기 초기증상이 나타나며 기관지 경련, 폐부종, 후두부종이 발생하고 심하면 사망에 이른다. 만일 의복에 묻으면 2~3분간 물로 씻고 눈에 들어가면 계속 물로 씻어줘야 한다. 섭취했을 경우 물 1컵씩 30번을 연달아 마시고 즉시 119에 연락한다.
직접 노출 뿐 아니라 불산에 노출된 과일이나 채소를 먹으면 혀가 말리는 증상과 함께 불산에 중독된다. 반감기가 20년 이상 가는데 피해 수준이 방사능 누출 정도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일은 재배산지가 불분명한 것은 되도록 사 먹지 않는 것이 불산중독에 대비하는 최소한의 자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