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나 아직 여자이고 싶다
[기고] 나 아직 여자이고 싶다
  • 김군자 기자
  • 승인 2013.06.28 15:00
  • 호수 37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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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 4형제 연년생으로 키우며, 없는 살림에 가르쳐야 한다는 마음 때문에 앞만 보며 살아온 나의 삶. 내 가슴 속을 아프게 하고 좌절하게 했던 일들이 영화처럼 스쳐간다. 못 배우고 부족했던 삶, 무엇 하나 만족스럽게 남 앞에 내놓을 수 없었던 삶이었다.
한데 벌써 나의 나이는 75세가 됐다.
곱고 탱글탱글했던 내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원치 않는 그림만 내 얼굴엔 가득하다. 벌써 나는 저물어 가는 석양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내가 벌써 황혼길 언덕까지 달려왔나 하는 아쉬움을 갖기보다는 끊임없이 배움의 길을 찾아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달려왔다.
남들은 모두 내려놓고 살라고 하지만 내려놓을 수가 없다. 내 안에는 야무진 꿈이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아직 청춘이고 싶고, 여자이고 싶다. 인생은 하나씩 잃어 가는 것이라지만, 때때로 잊히지 않고 찾아드는 지난 일들에 가슴 저리고 아파하면서도, 내게 지난날들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있다.
이렇게 지난 일들을 다시 아름답게 생각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행복하다. 아직도 주변에는 변해가며, 뒤틀려가는 내 모습을 사랑하는 가족이며 친구며, 사랑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이 있다. 그들을 보고 자신을 다잡아가며 새로운 인생길을 가고 있다.
남아 있는 삶을 통해 더 깊이 생각하는 기회를 가지며, 나만의 꿈을 꼭 이루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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