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칼럼] 서울 세계노년학대회가 남긴 메시지
[금요칼럼] 서울 세계노년학대회가 남긴 메시지
  • 차흥봉
  • 승인 2013.08.19 11:43
  • 호수 38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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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차 서울 노년학·노인의학대회(약친 서울노년학대회)가 지난 6월 23일부터 27일까지 5일간 서울 코엑스에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세계노년학회(IAGG)가 주최하고 한국노인과학학술단체연합회가 주관한 이 국제학술대회에는 86개국, 4300명의 학자와 노인문제 전문가들이 참가하여 3500편의 논문을 발표하고 토론하였다. 지구촌 인구고령화와 경제성장, 노인문제에 관한 한·중·일 포럼 등 다양한 특별 프로그램과, ‘노인과 영양’, ‘노인과 학대’ 등에 관한 사전·사후 국제학술대회도 동시에 개최되었다. 전 세계 노인문제 전문가들이 총집합하여 현재 지구촌이 당면하고 있고 인류사회의 다양한 노인문제를 함께 다룬 큰 학술축제였다.
세계노년학대회는 1950년 벨기에에서 첫 대회를 개최한 후 지난 63년 간 올림픽처럼 4년마다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하는 노인문제에 관한 세계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대회이다.
이번 서울 세계노년학대회는 그동안 20회에 걸친 역대 대회 중에서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되고 있다. 대회 참가자와 발표 논문 수 등 그 규모면에서도 그러하지만 발표논문의 다양성과 내용, 개회식 등 주요행사의 내용면에서도 아주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회 참가 후 돌아간 수많은 외국 참가자들이 ‘훌륭하다’ ‘놀랍다’ ‘감동적이다’라는 축하 메일을 보내왔다.
세계노년학대회는 전 세계 노인문제 전문가들이 모여 지구촌 노인문제의 시대적 상황을 공유하고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지식과 정보를 서로 교환하며 전 세계에 전파하는 국제행사이다. 그동안 인류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그 시대 노인문제 해결의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해왔다.
이번 서울 세계노년학대회는 21세기 고령사회를 조명해보면서 크게 세 가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100세 시대의 건강장수와 관리, 은퇴 후 활동적 노년생활의 중요성, 노인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국가정책 등이 그것이다.
첫째, 이번 대회에서 발표된 수많은 논문들은 장수시대의 건강, 질병, 장기요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 100세 시대(homo hundred)를 내다보며 80~90대 노인의 질환에 대한 연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평균수명이 연장되고 있는 장수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100세 시대 만성질환을 어떻게 관리하며 장기요양서비스를 어떻게 할 것인가, 100세 시대 인생을 어떻게 아름답게 마무리할 것인가와 같은 주제들이 주요 관심사였다.
둘째, 이번 대회는 인류사회가 당면하고 있는 전 지구촌의 인구고령화에 대해 긍정적 메시지를 전하면서 은퇴 후 활동적 노년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연구발표들이 주류를 이루었다. 전 세계 60세 이상 노인인구는, 20세기 중반인 1950년 2억명에서 2050년에는 20억명이 될 것으로 예견된다. 100년 동안에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번 서울 세계노년학대회에서는 이렇게 크게 늘어나는 노인인구의 양적 증가를 긍정적으로 맞이하자는 주장이 대세였다. 노인을 노쇠하고, 병약하고, 부양해야 할 짐으로 보는 부정적 시각에서 벗어나 노인도 건강하고, 일할 수 있고, 사회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원으로 보는 긍정적 시각으로 고령사회를 맞이하자는 전문가들의 견해가 주류를 이룬 것이다. 이러한 긍정적 패러다임 위에서 노인 개개의 활동적 생활을 강조하고 있다.
셋째, 노인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러한 패러다임 위에서 개별 국가의 노인정책도 고령사회의 노인문제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시각으로 대응하자는 견해가 주류를 이루었다. 장수시대 노인의 건강관리에 역점을 두고, 건강한 노인은 일 하도록 하며, 노인의 적극적 사회참여를 조장하자는 주장이 대세였다. 연금이나 의료와 같은 노인복지프로그램은 가급적 생애의 뒷부분으로 미루자는 새로운 주장도 대두되었다.
우리나라는 지금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노인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고, 고령화 속도는 세계 1등이다. 이렇게 다가오는 고령사회, 초 고령사회를 내다보면서 우리는 이번 서울 세계노년학대회가 주는 메시지를 곰곰이 되새겨 보고 우리의 국가정책을 다시 한 번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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