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솜 기자의 문화이야기] 축제 선진국, 시민의식은 후진국?
[이다솜 기자의 문화이야기] 축제 선진국, 시민의식은 후진국?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10.11 10:57
  • 호수 39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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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축제마다 길거리가 쓰레기로 몸살을 앓는 등 시민의식이 사라진 실망스러운 모습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365일 전국 방방곳곳서 축제가 열리는 우리나라지만, 특히 10월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축제가 많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영화제로 자리 잡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서울 상공에 형형색색의 불꽃을 쏘아 올리는 ‘세계불꽃축제’다. 올해도 두 축제는 어김없이 10월 3~12일과 10월 5일 각각 부산과 서울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10월 3일 대한민국 대표 영화배우들이 총출동한 개막식으로 화려한 막을 올린 부산국제영화제는 70개국의 영화 300여편이 초청, 상영되는 등 올해도 아시아 대표 영화제로서의 위엄을 떨쳤다. 그러나 영화제를 상징하는 ‘BIFF 광장’ 등 부산 일대의 주요 거리는 영화제 기간 동안 그야말로 쓰레기장이 됐다. 부산시 측은 이동식 쓰레기통을 설치하고 환경을 정비했지만, 다시금 몰려든 시민 및 관광객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쓰레기를 길바닥에 버리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세계불꽃축제가 열린 서울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아름다운 불꽃이 서울 여의도의 하늘을 물들였지만, 이를 지켜보기 위해 몰린 인파가 발 딛고 있는 땅은 나뒹구는 쓰레기로 엉망이었다. 돗자리, 음료수병, 먹다 남은 음식물찌꺼기 등이 넘쳐났다.
영화 또는 불꽃을 관람하기 위해 부푼 기대를 안고 한국 땅을 밟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이러한 풍경을 보고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까. 2013년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경제 수준이 높아지고, 이제는 연일 열리는 각종 축제 등으로 문화까지 즐기게 된 우리나라다. 그러나 시민의식은 이를 좀처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축제를 크고 화려하게 여는 것도 좋지만, ‘어떤 자세’로 즐기는 것이 성숙한 시민의 태도인지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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