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수증 관리 잘해야 개인정보 보호
영수증 관리 잘해야 개인정보 보호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3.11.28 19:57
  • 호수 39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은영 기자의 뉴스브리핑

현금 사용이 줄고 신용카드 사용이 보편화된 요즘, 카드 결제 영수증을 통해 개인 금융정보가 줄줄 새고 있어 어르신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문제 연구소 컨슈머리서치는 국내 10개 카드사의 결제 영수증 1000장을 점검했다. 그 결과 카드 번호 마스킹이 모두 제각각이었고, 이 중 13장에는 카드 유효기간까지 명시돼 있었다. 100장당 1.3장 꼴로 유효기간이 명시되고 있는 셈이다.
카드결제 영수증에는 카드번호 16자리 중 8자리 정도가 별(*)표로 가려져 있다. 이것을 ‘마스킹 위치’라고 한다. 카드번호 노출을 방지하기 위해서인데,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카드 회사마다 마스킹 위치를 다르게 하고 있는 데서 문제가 비롯된다. 이 마스킹 위치가 들쑥날쑥해 영수장 2~3장만 모으면 퍼즐 맞추듯 카드번호를 완벽하게 조합해 낼 수 있는 것이다.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알면 TV홈쇼핑, 보험사 등에서 전화주문 결제가 가능하다.
유효기간이 나온 영수증은 일반 음식점과 커피숍이 가장 많았고 다음이 골프장, 동네 병원, 슈퍼 순이었다. 심지어 단말기를 여러 대 사용하는 업체의 경우 단말기마다 마스킹 위치가 제각각이었다.
여신금융협회는 지난 2008년 카드정보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카드 단말기 제조업체들에 카드번호 16자리 중 9~12번째 번호를 별(*)표시로 가리도록 권고했다. 그러나 영수증 1000장 중 이를 지킨 영수증은 고작 304장이었고 나머지는 위치가 모두 달랐다. 여신협회 권고가 강제성이 없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제대로 된 가이드라인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효기간에 대해서는 권고사항조차 없다.
8월말 기준 국민들이 발급받은 신용카드 수는 1억1179만장, 가맹점은 250만개에 달하고 있다. 1인당 3장 정도 갖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는 1인당 신용카드 결제건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곳 중 하나다.
컨슈머리서치 최현숙 대표는 “소비자 스스로가 영수증을 제대로 관리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당국의 무관심으로 전 국민이 사용하는 신용카드 보안 책임을 소비자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카드번호 마스킹 위치 통일과 유효기간을 가릴 수 있도록 강제규정 마련을 촉구했다.
그러나 당국의 조치는 곧바로 이어지지 않을 전망이다. 여신협회 측은 다양한 방법으로 보안 권고를 전달하고 있지만 법적인 강제력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도 영세한 단말기 제조업체를 금융당국에서 관리 감독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렇다면 소비자 스스로가 개인 정보 지키기에 나서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카드 영수증을 함부로 버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영수증을 항상 보관하는 습관을 들이면 해결된다. 두 번째는 영수증 폐기를 철저히 해야 한다. 필요 없는 영수증이라도 업주에게 버려달라고 부탁하지 말고 일단 본인이 받아 안전하게 버려야 한다.
카드를 잃어버리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은 기본이다. 만약 분실하면 카드 회사로 전화해 사용 정지를 즉시 신청해야 한다. 출입금 내역이 휴대폰 문자 메시지로 실시간 전송되는 카드회사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카드 영수증을 함부로 버리면 금융정보가 그대로 노출돼 범죄에 악용될 경우 2차, 3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반드시 안전하게 폐기해야 하며, 특히 여러 장을 모아 한꺼번에 폐기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무심결에 영수증을 온전한 형태로 버린다거나 여러 장의 영수증을 보관한 상태에서 지갑이나 보관함을 잃어버리면 카드정보가 고스란히 노출되기 때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