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절반 이상 “뉴스·드라마 즐겨본다”
노인 절반 이상 “뉴스·드라마 즐겨본다”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3.12.19 19:27
  • 호수 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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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지 400호 기념 445명 ‘노인 TV 시청 실태’ 설문조사

남성 스포츠, 여성 예능 프로그램 더 좋아해
KBS1 ‘아침마당’ · ‘6시 내고향’ 선호도 1·2위
“제작진, 노인이 정말 원하는 것 고민해야”


65세 이상 노인은 TV 시청시 뉴스와 드라마를 가장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성 어르신은 스포츠·시사, 여성 어르신은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선호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2012년 복건복지부가 실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99%가 여가시간에 TV를 시청한다고 응답했을 만큼 어르신들에게 TV는 가까운 벗이다. 신체 활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에게 TV 시청은 가장 손쉽게 정보와 재미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에, 백세시대은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TV 프로그램 및 장르 등을 알아보기 위해 올해 11월 한 달 동안 ‘노인 TV 시청 실태’에 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조사는 경기 256명, 서울 148명 등 전국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어르신 4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대상자의 성별은 남성 66.9%, 여성 33.1%이며, 연령대는 65~69세 10.4%, 70~ 74세 31.3%, 75~79세 42.2%, 80세 이상 16%이다.
어르신들은 뉴스와 드라마를 가장 즐겨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31%가 뉴스, 28.8%가 드라마, 15.2%가 교양 프로그램을 즐겨본다고 답했다.
성별로 나눠 선호하는 프로그램의 장르를 살펴보면, 차이가 있다. 남성 어르신은 뉴스를, 여성 어르신은 드라마를 가장 선호한 것. 남성은 뉴스 34.3%, 드라마 26%, 교양 14.5%, 스포츠 9.8%, 음악 5.9%, 시사 5.1%, 예능 3.8%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여성은 33%가 드라마를 가장 즐겨보며, 뉴스 25.3%, 교양 23%, 예능 7.2%, 음악 6.3%, 스포츠 2.6%, 시사 1.1% 순이었다.
TV 시청 이유에 대해서는 ‘재미있어서’ ‘시사를 알기 위해’라는 답변이 각각 32.5%, 31.7%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보를 얻기 위해’ 15.1%, ‘시간을 보내기 위해’ 10.8%, ‘취미활동에 도움이 돼서’ 9.8% 순이었다.
남성과 여성 모두 뉴스와 드라마·교양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한다고 답했지만, 그 외에 남성은 스포츠와 시사, 여성은 예능프로그램을 더 선호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었다.
교양프로그램 중에서는 지역 소식과 건강 정보에 대한 선호가 높았다. 교양을 선호한다는 응답자 중 18.6%는 KBS1 ‘6시 내고향’ 등 농촌지역의 소식을 전해주는 프로그램을 시청한다고 답했다.
건강에 관련한 교양 프로그램을 시청한다고 답한 사람도 9.8%였다. 이어, 다큐멘터리, 교육·강연 프로그램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1일 평균 시청시간에 대한 물음에서는 응답자의 51.7%가 1~3시간 이내라고 답했다. 4~5시간은 20.4%, 1시간 이내는 14.8%, 5시간 이상은 13%였다.
2011년 시청률조사회사 TNmS가 65세 이상 노년층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 나타난 1일 평균 시청시간 4시간 36분과 비교하면, 매우 적은 시간이다. 이는 이번 설문조사가 주로 경로당·노인복지관 등에서 사회활동을 활발히 하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됐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성별 시청시간을 살펴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오랜 시간 TV를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성의 시청시간은 1~3시간 53.6%, 4~5시간 18.7%, 1시간 이내 16%, 5시간 이상 11.2%순이었다. 여성의 시청시간은 1~3시간 50%, 4~5시간 22.1%, 5시간 이상 16.4%, 1시간 이내 11.4%였다.
그렇다면, 보고 싶은 채널 및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채널 선택권은 누가 갖고 있을까. 전체 응답자의 67.2%는 본인, 25.4%는 배우자라고 답했다. 채널선택권을 자녀 또는 손주가 갖고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각각 2%였다.
남성보다는 여성 중에 본인이 채널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남성은 본인 62.4 %, 배우자 30.5%, 여성은 본인 76.3%, 배우자 16.5%가 채널선택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뉴스 외에 어르신들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은 KBS1 ‘아침마당’이었다. 가장 즐겨보는 프로그램 3개를 묻고 이를 합산한 결과, ‘아침마당’이 응답자 12.4%의 지지를 받아 1위를 기록했다. ‘6시 내고향’은 10.4%, MBC 드라마 ‘오로라 공주’는 10%의 응답자가 선호해 2~3위를 차지했다.
이어, KBS1 ‘가요무대’는 8%, KBS1 ‘전국노래자랑’은 7.7%, KBS1 드라마 ‘사랑은 노래를 타고’는 4.7%, KBS2 드라마 ‘왕가네 식구들’은 4.3%의 응답자가 즐겨본다고 답했다.
선호도가 높게 나타난 드라마 3편 모두 저녁 7~8시대에 방영, 어르신들이 주로 저녁 시간에 방송되는 드라마를 애청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어르신들은 KBS1 등 공중파 채널의 장수 프로그램을 애청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근 TV조선‧JTBC 등 종합편성채널을 중심으로 채널A ‘웰컴 투 시월드’처럼 어르신 연예인이 다수 출연하는 방송프로그램이 늘고 있지만, 실제로 어르신들이 이 같은 프로그램을 즐겨 시청하는 것은 아니었다.
한혜경 호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노인 또는 고령층의 연예인이 TV프로그램에 출연한다는 사실만으로는 어르신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 수 없다”며 “실례로 70대 배우들이 출연한 tvN ‘꽃보다 할배’는 높은 시청률로 큰 반향을 일으켰지만, 어르신들 중에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분은 거의 없었다. 이 프로그램 속 노인은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캐릭터로 만들어져 현실의 노인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교수는 “제작자가 어르신들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하고 접근할 때만 어르신들이 선호하는 TV프로그램이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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