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시자 허 광 회장의 ‘생활체육’ 집념 결실
창시자 허 광 회장의 ‘생활체육’ 집념 결실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3.12.27 11:00
  • 호수 4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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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t's go 시니어스포츠 ②한궁 下

한궁 개발 중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도
대한노인회 통해 보급… 일본에도 진출


생활체육은 ‘선수는 물론 모든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신체활동’을 지향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인생을 건 이가 있다. 바로 대한한궁협회 허 광 회장<사진>이다.
가족운동용품 개발 사업을 하던 허 회장은 2003년 서양의 다트게임을 개량한 E-다트를 개발, 특허출원했다.
E-다트는 뾰족한 기존 다트핀 끝을 편평하게 만든 전용 핀을 사용하는 종목으로, 기본 게임 진행방식은 다트와 같다. 그는 이 게임의 보급을 위해 전국을 돌며 대회를 개최했다.
그러던 중 2006년, 허 회장은 이를 처음 본 서울 송파구 생활체육 담당에게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생활체육”이란 말을 듣는다. 순간 그의 뇌리에 ‘생활체육’이란 단어가 박혔다. 자신이 개발한 운동용품으로 사람들이 건강을 찾고 여가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뜨거워졌다.
허 회장은 바로 생활체육 공부를 시작했다.
그는 “수많은 서적을 읽으며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몇몇 엘리트 종목만이 스포츠로 인정받는다는 사실과 국내 개발 생활스포츠가 전무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그래서 국내 최초 독자개발 생활스포츠를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고 말한다.
그는 기존 E-다트핀의 형태는 그대로 고수하고, 그간 점수계산이 복잡했던 표적판을 양궁 형식으로 바꿨다. 또 점수 계산의 용이를 위해 전공 분야였던 IT기술을 표적판 점수 집계방식에 적용시켰다. 그리고 2008년에는 국내 최초 독자개발된 스포츠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종목명을 ‘한궁’으로 바꿨다.
도구 개발을 끝낸 허 회장은 곧바로 게임 용어와 경기규칙 정립 작업에 들어갔다. 이 와중에 대한노인회와 협약을 맺고 전국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위기가 발목을 잡았다. 과로로 인한 급성 심근경색이 찾아온 것이다.
“그 자리에 쓰러져 버렸다. 실려 간 병원에선 바로 개복하고 수술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연구를 멈출 수 없어 혈관에 파이프를 꽂고, 혈관 확장 주사를 맞으며 8개월을 버텼다. 걷는 것은 물론이고 숨 쉬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또 여기에 운영하던 회사마저 도산돼 스트레스로 인한 합병증까지 찾아왔다.”
파이프로 피를 빼내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병은 지속적으로 재발했다. 재산도 경매로 다 날아갔다. 그의 수중에는 이사비 200만원이 전부였다. 이런 그를 지탱해 준 이는 그의 부인.
허 회장은 “아내가 내게 ‘집 걱정은 말고 당신은 이루고자 하는 일만 열심히 하세요’라고 말해줘 정신을 놓지 않고 작업에 전념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부인의 내조 덕분이었을까.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던 2012년, 그의 노력이 하나 둘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 8월 30일 한국체육대학교와 한궁을 국민스포츠로 만들기 위한 협약을 맺었다.
그는 “한궁 덕에 대학원생도 됐다”며 “현재 한체대는 한궁 전파를 위해 복지관 등에 한궁강사를 투입, 정기적인 교육을 갖고 있다”고 설명한다.
또 2009년부터 인연을 맺어온 ‘젠시렌’(일본 전국지체부아유아자 학부모 총연합회) 우에노 미쯔루 부회장 겸 총무가 일본 전역 한궁보급에 힘써줘 장애인생활체육으로 각광받게 됐다. 2012년 제45회 젠시렌 전국대회에서는 한궁 체험행사도 열렸다.
허 회장은 “이런 한궁의 발전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 2012년부터 한궁체육복지신문을 발행하고 있다”며 “분기별로 만들어 대한노인회와 전국 1500명의 한궁심판 및 지도자에게 무료 배포중”이라고 밝혔다.
드디어 2013년 1월, ‘한궁 교본’이 세상에 나왔다. 허 회장은 이 교본을 두고 ‘피고름으로 쓴 책’이라 부른다. 이러한 그의 노력 덕에 지난해 5월 22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로부터 한국전통생활체육 한궁 부문 명인으로 지정된 바 있다.
허 회장은 “두 아들과 한궁을 즐기며 그간 못 나눴던 정을 나눴습니다. 저는 이것이 바로 ‘생활체육’이 추구하는 바라고 생각합니다. 한궁이 보급돼 명실상부한 생활체육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습니다”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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