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예능, 다시 대세가 될까?
착한 예능, 다시 대세가 될까?
  • 이다솜 기자
  • 승인 2014.01.03 10:33
  • 호수 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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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솜 기자의 문화이야기

개그맨 이경규가 진행했던 MBC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양심냉장고’라는 코너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몰래카메라로 법을 잘 지키거나 도덕적인 행동을 한 시민을 찾아 냉장고를 상품으로 주던 방송 프로그램 말이다. 이처럼 공익을 권장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가리켜 ‘공익형 예능’ 혹은 ‘착한 예능’이라고 부른다.
한동안 주춤 했던 착한 예능이 최근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KBS2 ‘인간의 조건’이 그 시작을 알렸다. 이 프로그램에는 6명의 개그맨이 출연, 현대 사회에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조건에 대해 탐구한다. ‘책 읽으며 살기’ ‘권장 칼로리로 살기’ ‘자동차 없이 살기’ 등의 주제를 정하고, 출연자들이 이를 몸소 실천해보는 것이다. 이를 통해, 우리가 얼마나 불필요한 것에 목을 매고, 정작 중요한 것은 외면하고 있는지 생각해보게 한다.
지난해 12월 22일 첫 방영된 종합편성채널 채널A ‘이영돈·신동엽의 젠틀맨’도 방송 2회만에 시청률 3%대를 기록하며 주목받고 있다. ‘양심냉장고’의 포맷을 빌려와 시민들을 대상으로 몰래카메라를 찍는데, 연기자들을 동원해 상황을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위법하거나 비도덕적인 상황을 의도적으로 연출하고, 이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을 살피는 것이다. 관찰 결과, 가장 의로운 행동을 한 시민 한 명을 ‘젠틀맨’으로 선정하고 상품을 준다.
1회에는 한 여성이 남성에게 성추행 당하는 상황을, 2회에는 지하철에서 젊은 사람이 노인에게 막말하는 상황을 만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시민들은 용기를 내 저항, 아직도 의로운 이들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했다. 우리 사회의 부조리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한 것은 물론이다.
이 같은 프로그램이 과거 예능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양심냉장고’나 MBC ‘느낌표’ 등의 영광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적지 않은 이들이 착한 예능의 재등장을 반기고 있는 만큼, 이 프로그램들이 공익성뿐만 아니라 즐거움까지 잡을 수 있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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