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행자를 찾아서] 최석호씨 (인천광역시 남구 문학동)
[효행자를 찾아서] 최석호씨 (인천광역시 남구 문학동)
  • 관리자
  • 승인 2007.03.17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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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드신 조모·부친 수발 노인취업 알선 온 힘

우리 사회가 급속히 고령화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사회 보장시스템이 확충되고 있으나, 경제환경 변화에 따라 효문화도 바뀌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효행문화를 강요하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분명히 존재합니다. 이에 따라 오늘날 생활문화에 맞는 효 개념의 재정립이 필요한 때입니다. 이에 본지는 현대인의 생활양식에 맞게 바뀌어가는 전국의 효자, 효부들을 만나 효행 사례들을 살펴봅니다.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신장병으로 혈액 투석을 하고 있는 아버지 병수발을 하면서도 노인취업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효행자가 있어 주위에 귀감이 되고 있다.


인천 남구 문학동에 거주하는 최석호(54)씨는 2001년 7월부터 대한노인회 인천남구지회 노인취업센터장으로 재직하면서 노인들이 취업을 통해 경제적 해결은 물론 즐거운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하는데 모든 역량과 지혜를 총동원하고 있다.

 

그러나 최 센터장의 가정을 들여다보면 그의 이런 사회활동이 보통사람으로서 가능한 일인가 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조모와 부모, 자녀 등 7식구의 최 센터장 가정은 7년 전부터 할머니(당시 94세)가 치매증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가뜩이나 어려운 형편에 검은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같은 해 아버지마저 신장병이 발병해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온 가족이 노인들 병수발을 위한 그야말로 비상사태에 돌입하게 되었다.


최 센터장은 할머니를 매일 조석으로 병원으로 모시고 다니는 것은 물론 손발을 닦아드리는 등 효성을 다했으나 이런 보람도 없이 3년전 고령으로 세상을 하직하셨다.


최씨 가정의 불운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신장병을 앓고 있던 아버지의 상태가 나빠져 혈액투석에 들어가면서 그의 가족들은 생활 리듬이 완전히 깨졌다.


월·수·금 주 3회 아침 6시부터 4시간씩 하는 혈액 투석을 위해 최 센터장은 아버지를 휠체어로 이동시켜 드려야 했으며 또한 식이요법을 위해 수시로 음식물을 준비해야 했다.


이런 와중에 어머니 또한 관절염과 갑상선으로 인해 병마에 시달리게 되면서 그의 집안은 병원응급실이나 진배없는 형국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최 센터장과 그의 부인은 육체적,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불평 한마디 없이 부모님에게 좋다는 약재와 제철 음식을 정성으로 해 올렸으며, 퇴근 후에는 외로움을 느끼시지 않도록 말동무가 되어드리는 배려도 잊지 않았다.

 

또 주말이면 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곳으로 나들이를 하면서 삶의 즐거움을 안겨드리고 이를 통해 자녀들에게는 자연스럽게 효행이 몸에 배도록 교육을 했다.


그의 이런 효심은 직장에서도 유감없이 발휘 됐다. 직장인 노인회에서는 노인들의 어려움을 내 부모님의 일같이 생각해 무슨 문제든 해결해 드리도록 노력하고 있음은 물론, 본업인 노인취업에 관련해서는 지난해에 400명을 취업시키는 등 현재까지 1200여명을 취업시키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최 센터장은 이런 효행과 공로로 지난해 10월 현죽재단에서 시상하는 현죽효행상을 수상했다.


이웃에서는 “최 센터장은 항상 긍정적인 사고로 이웃들과 정을 나누고 노인들을 공경하며 봉사 및 효를 실천하고 있다”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최 센터장은 “장남으로서 또 나이 먹은 사람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했을 뿐”이라고 겸손해 하며 “정부에서는 부모님을 새로 모시는 가정에 대해서는 1가구 2주택으로 인한 중과세 등을 면제해주는 등 국민들이 효행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강조 했다.


 이두성 기자 ds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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