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부자’ 이상규가 가르쳐주는 ‘식당 창업 성공의 길’
‘식당부자’ 이상규가 가르쳐주는 ‘식당 창업 성공의 길’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4.01.17 10:35
  • 호수 4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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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박 꿈꾸지 말고 식당을 평생직장으로 여겨라

“다들 식당은 자리가 중요하다고 말들 하고, 아파트 상권이 좋다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봐요.”
최근 ‘식당부자’란 책을 펴낸 이상규(39·사진)씨의 말이다. 이씨는 15년째 외식업을 하고 있다. 아버지가 운영하던 냉면집을 물려받아 ‘갈비명가이상’ ‘북악정’ ‘이상보쌈愛백숙’ ‘이상의날개’라는 4개 브랜드, 5개의 대형식당을 운영한다. 연 매출은 150억원. 고려대 국문과 출신의 이씨는 상명대·동국대 등에서 외식경영과 프랜차이즈 관련 강의를 해오고 있다. 그는 14번의 개업과 8번의 폐업을 겪으면서 체득한 식당 창업과 경영의 노하우를 이 책에 녹여냈다.
이씨는 미국처럼 땅덩어리가 큰 나라의 경우 ‘목’이 중요하다는 말이 맞지만 우리처럼 좁은 땅에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켄터키프라이드치킨(KFC)을 창업한 커널 샌더스는 인생막장까지 갔던 경험을 했다. 새로운 고속도로가 인근에 생기면서 그의 고속도로변 식당이 급격히 고객이 감소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문을 닫아야 했다.
“인구의 반 이상이 서울과 수도권에 사는 우리 경우 음식의 맛과 가격, 서비스로 입지의 불리함을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어요. 고객들은 더 맛있는 집을 위해 몇 분 더 차를 몰고 갈 준비가 돼 있거든요.”
그가 추천하고 싶은 식당 자리는 개발을 하지 않은 주택가, 특히 다세대주택이 많이 있는 주거지역이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길음뉴타운이 생기기 전 길음시장을 중심으로 한 이 지역에는 4만여 가구(7만~8만명)가 살았다. 아파트로 가득한 지금은 2만 가구(4만명)가 채 되지 않는다. 이씨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갈비집을 운영해왔다. 재개발 전의 고객 수를 100이라고 했을 때 개발 중에는 70으로 떨어졌고 개발 후에는 90 정도를 유지하고 있다. 같은 기간 동안 이씨가 평창동에서 운영하는 매장(북악정)의 고객 수가 100에서 180 정도로 늘어난 것을 생각한다면(평창동에는 아파트가 거의 없다) 흔히 알려진 아파트 상권에 대한 그릇된 생각을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

 

 

이씨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식당 성공 비결과 다른 의견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그 가운데 하나가 ‘뜨는 아이템’과 ‘콘셉트’를 경계하라는 것이다. ‘한창 뜨는 아이템’을 붙잡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
“창업 시 아이템만 잘 찾아도 다른 건 술술 잘 풀려요. 하지만 대박을 꿈꾸지 마세요. 주식에 비유하면 외식업은 대박을 노리는 ‘테마 작전주’가 아니라 브랜드 가치를 꾸준히 쌓아가는 ‘가치주’여야 합니다.”
이씨의 식당 성공 노하우의 또 다른 하나는 ‘박리다매’이다. 미국 월마트의 예를 들었다. 세계에서 가장 큰 매출을 올리는 월마트의 창업주 샘 월튼은 ‘1센트만 남기고 판다’는 작은 원칙으로 잡화상에서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으로 거듭났다. 그는 ‘가격을 낮추면 판매량을 늘릴 수 있고 그러면 높은 가격을 매겨 판매함으로써 벌어들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했다.
이씨 역시 박리다매의 수혜자이다. 그는 8년 전 강북에서 30년의 역사를 가진 고급 갈비집 ‘북악정’을 인수했다. 이 식당은 한때 잘 나갔으나 유지가 어려울 정도로 힘든 고비를 맞았다. 이때 이씨가 식당을 사들여 10배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인수 당시 직원 15명에 하루 손님이 적게는 50명 많게는 100명이 들었어요. 갈비탕에 고기를 1배 반을 넣어주었고, 가격도 떨어뜨리자 매출이 늘어났어요. 지금은 직원 50명에 월 4억~5억원의 매출을 올립니다.”
식당 창업이 결코 쉽지 않다고 말하는 이씨는 “창업은 생계로서의 직장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여유로운 개인의 삶을 포기해야 함은 물론이고, 피곤하고 지루한 하루하루가 반복된다는 사실을 명심하라”고 일러준다. 그가 들려주는 마지막 충고의 말은 금과옥조이다.
“먼저 창업하고자 하는 비슷한 콘셉트의 식당에서 일년 이상 꼭 일을 해보세요. 그것이 서빙이든 주방이든 상관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창업할 상권에서 3개월 이상 다양한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고객을 분석해보세요. 그리고 대박을 꿈꾸지 말고 식당을 평생 직장으로 생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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