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는 짐승의 ‘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그 호랑이를 우스꽝스럽게 그린 그림이 있습니다. 바로 민화 가운데 ‘까치호랑이’ 그림이 그것인데 한자말로는 ‘작호도’(鵲虎圖)입니다.
그림에서 호랑이는 주로 엉덩이를 땅에 대고 앞발을 세운 자세로 앉아 있습니다.
호랑이가 멍청해 보이기도 하고, 어찌 보면 친근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앉아 있는 까치는 호랑이를 꾸짖거나 조롱하는 듯이 보입니다.
여기서 바보스러울 정도로 우스꽝스러운 호랑이는 권위적이고 부패한 권력자들을 비꼰 것이며,
까치는 이런 권력자들을 조롱하는 모습으로 일반 백성들의 마음을 드러낸 것이 아닐까요? 일종의 힘없고 고통 받는 백성의 대리만족일지도 모릅니다.
또 이 그림에 대해 산신령인 호랑이가 하늘의 심부름꾼인 까치에게 하늘의 뜻을 듣는 장면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김영조 푸른솔겨레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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