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치안활동에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보람 느끼는 장 마련”
“교육·치안활동에 어르신들이 참여하고 보람 느끼는 장 마련”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4.05.02 11:22
  • 호수 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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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김황식 전 국무총리

서울에 어르신웰빙타운 조성… 문화향유공간 마련
판사시절, 피고인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 노력했다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인 김황식(66) 전 국무총리는 눈물이 많다. 김 전 총리는 4월24일 오전 10시 경, 안산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주변에 알리지 않고 수행원 한 명만 데리고서 였다. 김 후보는 단원고 학생들 영정 앞에서 한참을 흐느끼다가 돌아갔다. 그는 “눈물이 많은 편이다. 내가 4남3녀 중 막내다. 누님들에게 구박도 받고 귀여움도 받으며 자랐다. 여성적인 면이 좀 있다. 어머니에게 받은 교육의 영향인지 안타까운 장면을 접하거나 안쓰러운 사람을 만나면 눈물을 흘리는 편이다”고 말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뒤 실종자의 귀환을 염원하는 노란리본 캠페인을 가장 활발하게 펼친 이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참사 직후인 4월 17일부터 경선용 대형 현수막에 노란리본을 넣어 교체했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한 리본달기 운동에도 적극 나섰다. 본지는 이혜훈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413호), 박원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414호)에 이어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를 만나 서울시장 출마의 변과 함께 어떻게 노인복지정책을 펼 것인가를 들어봤다.

-요즘 선거운동을 못하고 있는데.
“진도 앞바다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로 일체의 선거운동을 중단하고 큰 슬픔에 빠진 실종자 가족들, 충격과 분노에 싸인 국민들과 아픔을 함께 하고 있어요.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노란리본을 나무에 걸었고, 저희 선거캠프 사람들도 가슴마다 노란리본을 달았어요.”

-서울시장 자리가 대통령으로 가는 디딤돌이라는 말도 나온다.
“그건 호사가들의 말일 뿐입니다. 역대 서울시장 중에 대통령이 되신 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일해요. 서울시민을 위한 일꾼이 돼야 할 서울시장직에 출마하면서 그 직책을 대통령이 되기 위한 디딤돌 정도로 생각한다면 자격이 없다고 봐야지요.”

-대통령 꿈을 갖고 있는지.
“‘대통령은 하늘이 내리는 자리’라는 말이 있어요. 42년간 법관, 감사원장, 총리를 지내면서 여러 대통령을 모셨습니다. 현재로선 분열과 갈등의 리더십으로 ‘그들만의 서울’을 만들어가는 박원순 서울시장을 이기고,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운영기조가 흔들리지 않도록 협력 상생할 새누리당 서울시장이 필요한 때입니다.”

-출마까지 갈등이 많았다는데.
“주위에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적 국정수행을 위해 당신이 나서야 한다’고 권유했을 때 과연 내가 이 자리를 감당할 능력이 있는 사람인가, 평생 공직에서 국민을 섬겨온 내가 진흙탕 싸움이라는 선출직을 감당할 수 있겠는가 고심을 했어요. 아내와 아이들도 처음엔 말렸어요. 하지만 국가와 사회가 내게 베풀어 준 많은 기회와 은혜를 이제 돌려드려야겠다고 결심했고, 반대하던 가족들도 이해하고 전보다 더 응원해줍니다.”

-서울을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은가.
“서울을 하나로 만드는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 시민이 하나 되는 안전하고 따뜻한 글로벌 서울을 반드시 만들 것입니다. 송파 세모녀 자살이나 세월호 침몰 같은 비극적인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서울을 말입니다. 지역 간, 세대 간, 이념 간 갈등을 녹여내고 사고·범죄·빈곤으로부터 시민을 구해내고, 시민의 안전과 행복을 지키는 ‘호민관 시장’이 되려고 합니다.”

-한강변에 50층짜리 초고층 건물을 허용해 한강스카이라인을 재구성하겠다고 공약했다. 오히려 경관을 해치는 건 아닌지.
“그렇지 않아요. 같은 용적률을 적용하기 때문에 건물이 높아지는 대신 건축물이 차지하는 땅은 줄어들게 됩니다. 줄어든 공간을 공공용지로 활용할 수도 있고요. 현재의 병풍과 같은 아파트 군이 사라지고 높은 곳과 낮은 곳이 병존하면서 지금의 획일적인 스카이라인이 다양해질 겁니다.”

-평소 노인에 대해 생각은.
“100세시대를 맞아 서울시만 해도 노인인구가 2006년 78만명에서 지난해 130만명으로 크게 늘었어요. 우리 어르신들은 일제 식민지 경험과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으면서도 독일 광부로, 간호사로, 또 베트남 정글에서, 열사의 중동에서 피땀 흘리며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자랑스러운 선배들입니다. 이런 어르신들을 우리가 잘 모셔야 하지만 현재의 시스템으로는 많이 부족하고 죄송하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어르신들의 복지와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여기고 추진해나가겠습니다.”

-어떻게 일자리를 마련할 건가.
“청장년층과 경쟁하지 않으면서도 어르신들에게 적합한 경쟁력 있는 분야의 기업들을 ‘고령자 친화적 기업’으로 지정하고 육성하는 제도를 마련하겠습니다. 이 기업들에게 정부 지원(사회적 기업, 고령자고용촉진법 등)과 함께 공유지 알선, 세금감면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관련규제 완화를 통해 어르신들의 일자리 마련 대책을 강구하겠습니다.”

-노인의 고독사가 종종 발생하는데.
“우리나라에 혼자 사는 1인 가구 인구가 414만명으로 지난 5년간 30%나 증가했고, 서울시만 해도 1인 가구 비율이 2013년 25%에 이른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4가구 중 1가구는 혼자 사는 시민이라는 뜻입니다. 일본의 경우는 고독사로 한 해 1만5000명이 사망하고 도쿄의 경우 사망자의 30%가 무연고자라고 합니다. 노인의 고독사는 산업화에 따른 가족 해체의 결과입니다. 과거에는 가족들이 한곳에 모여 살다보니 노인문제가 심각하지 않았지요. 그러나 사회가 변화하면서 점점 핵가족화가 되고 효 의식이 바뀌면서 혼자 외롭게 지내는 노인이 많아져 독거노인 문제가 늘고 있습니다. 이제는 국가가 나서서 이 분들을 보호해줘야 합니다. 시장이 되면 노인복지를 우선적으로 챙기겠습니다.”

-노인이 문화를 즐길 공간이 부족하다.
“어르신들이 탑골공원을 자주 찾지만 특별히 즐길 거리나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공간이 못됩니다. 서울에 어르신웰빙타운을 조성하고 생활밀착형 공공노인복지센터를 확충하려고 합니다. 어르신 인문학 강좌를 개설하고, 지역 내 교육, 치안활동 등에 어르신들이 역할을 하시고 보람을 느끼실 수 있는 장을 많이 마련할 겁니다.”

김황식 전 총리는 전남 장성 출신이다. 광주일고, 서울법대를 나와 판사, 서울고법 부장판사, 광주지법원장, 대법관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에서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강재섭 전 한나라당 대표, 김진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대학 동기동창이다.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이다.
“그렇지만은 않아요. 대학입시에 실패해 재수를 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하지 못하고 좌절한 경험도 있어요. 실패의 경험을 통해 성실하지 않으면 안 되고, 어려운 형편에 있는 사람들이 서로 이해하고 함께 가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어요.”

-국무총리 시절 기억에 남는 일은.
“2012년 여름에 가뭄이 심했어요. 경기도 화성의 농촌에 갔을 때 농민들이 논에 물 대는 것이 너무 힘들다고 하소연을 했어요. 당시 농림부장관에게 화성에 관정을 많이 뚫는 조치와 예산을 부탁했고, 장관이 바로 실행해주었어요. 시간이 지나고 어느 날 화성의 동네 이장과 동장이 김이 모락모락 나는 떡을 들고 총리실을 찾아왔어요. 마을의 가뭄이 해소돼 고마움의 표시로 떡을 가져왔다고 하더라고요. 그분들은 그 일로 중앙정부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했어요. 사소한 사례지만 이런 방식으로 국민과 소통하는 노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법관 생활 중 에피소드라면.
“국민이 법원에 가지는 불만 중 하나가 판사가 자기 말을 잘 안 들어준다는 거지요. 판사 시절 피고인의 말을 끝까지 들으려고 노력했어요. 이야기를 듣다보면 생각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나오기도 하고, 사건의 핵심이 가려지기도 합니다. 피고인들은 자기 얘기를 잘 들어주기만 해도 억울함과 화를 스스로 해결하려는 경우가 많았고, 재판장의 의견에 따르겠다는 태도도 많았습니다. 이런 걸 보더라도 잘 듣는 능력은 서울시의 복잡한 여러 가지 이해와 갈등 상황을 조정하는데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 전총리는 감사원장 시절 임신 7개월의 여성공무원이 저소득층에게 돌아가야 할 보조금을 중간에 가로챈 사건을 소개했다. 김 전 총리는 죄에 따라 엄벌해야 하지만 임산부가 극단적인 행동을 해 본인이나 태아에게 나쁜 결과를 가져올까 염려됐다. 그는 해당 경찰서와 군청에 연락해 특별히 해당 여직원을 잘 배려하고 돌봐달라고 당부했다. 김 전 총리는 “‘판관 포청천’처럼 추상 같이 공직의 기강을 바로 세우는 역할도 해야 하지만 때로는 다독이고 마음으로 이끌어가는 리더십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정생활은 어떤가.
“평생을 공직에 있다 보니 아내와 둘이서 오붓한 시간을 보낸 기억이 많지 않아요. 아내의 노고에 늘 미안하고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총리를 마치면서 내조하느라 고생한 아내와 여행도 같이 하고 취미도 나누면서 안락하게 보낼 생각도 했지만 저에게 주어진 새로운 소명을 이제는 아내도 이해하고 가장 든든한 후원자가 돼주고 있습니다.”

김황식 전 총리에게 사소한 질문을 던졌다. 그는 한 달 용돈이 150만원이고, 종교는 기독교, 즐겨보는 TV 프로는 ‘동물의 왕국’,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은 최불암이라고 대답했다. 그의 어릴 적 별명은 ‘황새’였고, 결혼은 소개로 했으며, 동성애자에 대해선 ‘이해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김황식 전 총리는 박원순 서울시장과의 대결에서 열세이고, 지지율에서도 정몽준 의원에게 밀린다. 김 전 총리는 이와 관련 “서울시장 자리는 시민운동가의 실험장이 돼서도 안 되고, 정치가의 정치적 발판으로 활용돼서도 안 된다”며 “알뜰하고 실속 있게 시정을 펼 수 있는 사람이 시장이 돼야 하는데 그런 점에서 자신이 가장 적합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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