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프로야구 스타 커쇼의 도전
미 프로야구 스타 커쇼의 도전
  • 조종도 기자
  • 승인 2014.10.06 09:31
  • 호수 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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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한국 프로야구가 포스트시즌(정규리그 후 최종 우승팀을 가리는 일련의 경기)을 향해 치닫고 있다. 야구 본고장 미국은 이미 정규리그가 끝났다.
한국 출신 ‘괴물 투수’ 류현진이 활약하고 있는 LA 다저스는 미국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확정지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다저스는 올해 내셔널리그 우승은 물론 월드시리즈(내셔널리그와 아메리칸리그 우승팀끼리 대결)까지 넘보고 있다.
박찬호가 첫 메이저리거로서 이름을 날린 다저스는 류현진이 2년 연속 14승을 올려 한국인들에게는 너무도 친숙한 팀이다.
다저스의 강점은 최강의 투수진에서 찾는다. 클레이튼 커쇼(21승), 잭 그레인키(16승), 류현진(14승)은 올 시즌 51승을 합작해 냈다.
특히 커쇼는 올 시즌 21승3패, 평균자책점 1.77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다승과 평균자책점에서 모두 1위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5~6주 결장한 가운데 거둔 성적이라 더 놀랍다. 류현진의 성적(14승7패, 평균자책점 3.38)도 빼어났지만, 커쇼에게는 미치지 못했다.
야구 전문가들은 최고의 투수에게 주는 사이영상은 이미 커쇼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하고 있다. 더 나아가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로도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투수들에게는 사이영상이 있기 때문에 보통 MVP는 타자들의 몫이 돼 왔다. 만약 커쇼가 MVP가 된다면 1968년 밥 깁슨 이후 내셔널리그에서 46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 된다.
2008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한 커쇼는 이미 2011년, 2013년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 있다. 26세에 불과한 나이에 프로야구 선수로서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고 있는 커쇼. 그의 훌륭함은 단지 야구 실력에만 있지 않다.
그동안 뜨고 진 야구계의 별들은 숱하게 많다. 야구만 잘하는 커쇼라면 그런 스타들 무리 가운데 한 명으로 남을지언정, 가슴을 울리는 감동까지 선사하진 못할 것이다. 얼마나 많은 스타선수들이 개인 스캔들로 시끄러운가.
그의 진정한 힘은 “내 재능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선물”이라고 말하는 겸손과 믿음이다.
지금은 메이저리그의 간판 스타가 됐지만 커쇼의 출발은 여느 선수와 마찬가지로 초라했다. 2년간 마이너리그 생활을 해야 했고 먼 길을 버스로 오가며 야간 버스 바닥에서 쪽잠을 자는 경우도 많았다.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날 당황해 다른 선수의 유니폼을 바꿔 입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데뷔전 전날은 긴장감에 밤을 꼬박 새우다시피 했다.
마침내 선발투수로 데뷔전을 치르면서 그는 기도했다. “하나님,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저와 함께 해주세요. 오늘 저의 힘이 되어 주세요.”(책 ‘커쇼의 어라이즈’ 중에서)
커쇼는 1회에 강타자 알버트 푸홀스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실점을 했지만, 6회까지 성공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 그는 말한다. “어차피 맞아야 할 메이저리그 첫 안타였다면, 나는 그 주인공이 푸홀스여서 너무 기쁩니다.”
커쇼는 아픔을 기쁨으로 승화시키고 행복을 나눌 줄 아는 우리시대 영웅의 마음을 지녔다.
커쇼는 아내 엘런과 함께 ‘어라이즈 아프리카’라는 복음 단체와 손잡고 잠비아 고아 후원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일명 ‘커쇼의 도전’으로 불리는 이 프로그램은 커쇼가 시즌 중에 삼진을 하나 잡을 때마다 후원금을 적립하는 것이다. 이 후원금으로 아프리카 고아들의 집과 쉼터가 되는 고아원 ‘호프(Hope)의 집’을 짓는다.
그는 시즌이 끝나면 즉시 아프리카로 날아가 아프리카 어린이에게 야구를 가르치며 그들에게 새로운 꿈을 꾸게 하고 있다.
커쇼는 말한다. “나는 야구를 분명 사랑하지만, 야구를 숭배하지는 않는다. 내가 숭배하는 대상은 오직 하나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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