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여객기 연이은 참사… 급성장 따라잡지 못한 기술·인력 문제
말레이 여객기 연이은 참사… 급성장 따라잡지 못한 기술·인력 문제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5.01.05 09:13
  • 호수 4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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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항공기 사고 사망자 수가 2005년 이후 최고를 기록한 가운데 유독 대형참사가 연달아 발생한 말레이시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2014년 3번의 대형 항공사고를 당했다.
지난 12월 28일 인도네시아 수라바야를 출발해 싱가포르로 가던 말레이시아 저가항공 에어아시아 QZ8501편 여객기가 관제탑과 연락이 끊긴 후 실종됐다. 이 항공기에는 한국인 3명을 포함해 승객과 승무원 162명이 탑승하고 있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곧장 해공군을 동원한 본격 수색작업을 벌여 항공기 추락 현장을 찾아냈다. 여객기의 잔해는 팡칼란번 남서쪽에 있는 카리마타 해협에서 발견됐다. 인도네시아 국가 수색구조청 및 관련 당국은 1월 1일 현재 생존자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가운데 7구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혔다.
사고 여객기에는 2년 전 결혼한 30대 한국인 부부와 11개월 딸이 탑승자 명단에 올라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이 부부는 인도네시아 말랑위에서 선교활동을 하다 비자를 연장하러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는 여객기가 폭풍우를 피하려고 바다 위 상공을 선회하다 심한 난기류를 만나 추락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3월 실종된 여객기도 말레이시아 국적기였다. 239명을 태운 채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는 사고 9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3월 8일 오전 1시 41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이륙했던 MH370편(보잉 777-200)이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갑자기 교신이 끊기면서 레이더 화면에서 사라졌다. 당시 여객기에는 중국인 153명과 말레이시아인 38명 등 14개국 승객과 승무원 12명이 탑승해 있었다.
MH370편은 오전 6시 30분 베이징 서우두 공항에 도착할 예정이었지만 말레이시아 동쪽 항구인 코타바루시와 베트남 남쪽 바다 중간 지점에서 통신이 두절됐다. 이후 한국을 비롯한 중국과 필리핀, 싱가폴 등 26개국이 인도양과 중앙아시아로 조사범위를 확대해 수색에 나섰으나 실종 여객기의 잔해는 발견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3월 25일 인공위성 분석을 토대로 여객기가 남인도양에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단 한 명의 실종자도 찾지 못한 이 사고는 납치설, 버뮤다삼각지 증발설, 기장 자살설 등 갖가지 가설을 낳았다. 특히 말레이시아 항공과 정부측이 중요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등 석연치 않은 처신이 언론의 뭇매를 맞았다. 말레이시아 항공은 여객기의 교신이 꺼지고 기수가 항로를 이탈해 500km나 더 비행했다는 사실을 실종 일주일만에야 공개해 사건은폐를 시도했다는 비난을 받았다.
이어 7월 17일에는 말레이시아 국적기 MH17편(보잉 777-200)이 네덜란드를 떠나 쿠알라룸푸르로 향하다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미사일에 맞아 승객과 승무원 298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 지역은 친러시아 독립주의자 반군과 정부군 간 교전이 치열한 곳으로 이미 우크라이나 운송기를 격추시킨 전력이 있다는 점에서 이들의 소행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난 항공 참사로 숨진 사람은 모두 1164명. 항공기 사고율은 사상 최저를 기록했지만 전체 사망자 수는 지난 2005년 이후 가장 많았다. 말레이시아 항공 사고로만 숨진 사람이 669명에 이른다.
동남아 항공산업은 최근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이번 사고 여객기 항공사인 에어아시아는 지난 1994년 말레이시아에서 설립된 저비용 항공사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3국에 자회사 현지 법인을 두고 동남아 시장 점유율을 확대중이다.
동남아 저가항공이 급성장하는 이면에 대형사고의 비중 역시 커지자 안전성 논란이 불거졌다. 미국 연방 항공행정부는 2007년 인도네시아 항공안전 감독 시스템의 등급을 하향 조치했고, 유럽연합은 같은 해 인도네시아 모든 항공사들에 대해 취항을 금지했다가 이후 해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비행한 여행객 수는 10억명이 넘는다. 앞으로도 저가항공 수요가 계속 증가할 전망인 가운데 보잉은 최근 보고서에서 아시아 항공사의 조종사가 21만6000명은 돼야 치솟는 비행 수요를 충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012년 기준 아시아 항공사의 조종사 수는 5만명이다.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동남아 항공의 준비부족이 잠재적인 안전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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