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프랑스 언론사 총격… 과격 무슬림 테러에 세계가 분노
대낮 프랑스 언론사 총격… 과격 무슬림 테러에 세계가 분노
  • 유은영 기자
  • 승인 2015.01.09 11:40
  • 호수 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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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맹신주의자들이 그들의 신을 비난한 언론인들을 총살했다. 종교의 존엄성 보호를 명분으로 사람 목숨 쯤 파리처럼 여기는 극도의 이기주의 행태를 보여준다.
1월 7일 오전(한국 시각 오후 7시 30분) 이슬람에 대한 풍자로 논란을 빚었던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엡도’가 무장괴한들의 습격을 받아 12명이 사망했다. 서유럽 중심국가의 수도 한복판에 있는 언론사가 테러 대상이 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날 프랑스 파리 중심부 11구에 위치한 시사만평 주간지 샤를리 엡도 건물에 검은 옷을 입고 검은 복면을 두른 무장괴한 세 명이 자동소총을 들고 들어섰다. 이들은 “알라는 위대하다!”라고 외친 뒤 곧장 2층 뉴스룸으로 향했다. 이어 수십 발의 총성이 울리고 세 괴한은 건물 밖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을 타고 도주했다. 이 총기난사로 기자와 만화가, 직원 10명과 경찰 2명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다.
이번 테러는 과격 무슬림 테러리스트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괴한 중 한 명은 “알카에다 예멘 지부에서 왔다. 그렇게 전하라”고 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알라는 신(神)을 뜻하는 아랍어로 이슬람교도가 유일신으로 여기는 예언자 무함마드를 가리킨다. 샤를리 엡도는 지난 몇 년간 무함마드에 대한 풍자만화를 실어 테러 위협을 받아 왔다. 지난 2011년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실어 이슬람 괴한들로부터 화염병 공격을 받았고 2012년엔 무함마드의 누드 그림을 실었다가 명예훼손으로 제소됐다. 이날 테러 직전 샤를리 엡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 트위터에 올린 마지막 만화는 급진 이슬람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아이에스)의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의 신년사를 풍자한 것이다. 아이에스는 몇 분 뒤 트위터를 통해 ‘프랑스를 공격하겠다’고 테러를 예고했다.
프랑스는 언론의 자유를 겨냥한 프랑스 최악의 참사라며 비통에 빠졌다. 국제사회에선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종교로 세를 불리려는 광신도(狂信徒)의 반인륜적인 범죄행위로 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이에스는 이슬람법에 의해 다스려지는 이슬람 국가 건설을 목표로 1999년 이라크 무장 단체에서 출발했다. 칼리프(신의 대리자)가 지배하는 이슬람 세계 통합을 이루기 위해선 어쩔 수 없다며 학살과 납치 살해, 성폭력, 소년병 차출 등 갖은 만행을 자행한다. 그들은 석유 밀매 자금으로 전 세계 테러단체를 후원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북부 아프리카와 중동, 소아시아, 이베리아 반도, 시칠리아섬 등의 영토 정복을 노리고 있다. 시리아 인권 관측소가 추정한 이들의 군사력은 10만명. 최근에는 최소 20만명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이에스 조직은 한국에도 있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다수 국가에 분포하고 있다. 프랑스의 이슬람 인구는 600만명으로 유럽에서 가장 많다. 아이에스에 가담한 프랑스 국민은 7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12월 20~22일 프랑스에서 사흘 연속 이슬람 급진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발생한 것은 이번 언론사 공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아이에스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경찰서에 들이닥쳐 총기를 난사하고 인도와 장터로 차를 돌진해 행인과 지역주민 수십명을 다치게 했다.
종교를 맹목적으로 추종하는 세력이 살인을 정당화하며 영토 정복에 나서고 있다. 엄밀히는 종교의 신성한 교리에 개인 및 단체의 사리사욕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것이다. 프랑스 경찰은 언론사 테러 용의자 3명을 8일 체포했다. 이번 사건은 한 국가에서 일어난 일시적 테러가 아니다. 종교로 세계를 통치하려는 야욕을 국제사회가 모두 나서 엄단의 조치로 막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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