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이트볼에 빠진 18년… 교본 2권 펴낸 열정파
게이트볼에 빠진 18년… 교본 2권 펴낸 열정파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02.06 11:37
  • 호수 456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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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생활체육 경기도게이트볼연합회 정해선 회장

기술·작전 분석 교재 등 집필… 노인·대학생들에 교육
“게이트볼이 학원 스포츠로 발전해 전문 선수 양성되길”

▲ 측면치기 시범을 선보이고 있는 정해선 국민생활체육 경기도게이트볼연합회 회장. 사진=조준우 기자

2월 4일 오전, 경기 수원 권선구에 위치한 경기도게이트볼연합회 전용구장의 분위기는 쌀쌀한 날씨를 무색케 할 만큼 후끈한 열기로 가득했다. 내년 전북 남원시에서 열리는 아시안게임 대표로 뽑히기 위한 회원들의 연습이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 가운데 회원들을 열정적으로 지도 중인 한 사람이 눈에 띈다. 바로 국민생활체육 경기도게이트볼연합회 정해선 회장(74)이다.
그의 오른손엔 스틱이 들려 있다. 특이한 점은 다른 한 손에 교본 한 권이 쥐어져 있다는 것. 책의 제목을 보니 ‘기술과 작전’이다. 정해진 회장이 직접 엮은 것으로 각종 대회에서 얻은 기술과 작전에 대한 노하우가 담겨 있다.
-교본 ‘기술과 작전’의 탄생 배경은.
“게이트볼 기술 연구에 빠져있던 2000년대 초반, 국내에는 마땅히 참고할만한 서적이 없었습니다. 관련된 서적이라 해도 게이트볼의 역사 등 개괄적인 이론에 치중한 책들이 많았죠. 그 후 각종 대회를 참가하며 도움이 될 만한 기술과 상황별 작전법 등을 메모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6년 뒤 이런 노력이 집대성 된 책이 나오게 됐죠.”
정 회장은 ‘기술과 작전’ 뿐만 아니라 우수한 경기들을 모아 놓은 ‘실전지상중계’(경기 복기본)도 책으로 펴냈다.
-두 권의 집필 과정 중 애로사항은 없었나.
“암호화 된 기록들을 분석해 복기하는 과정이 가장 어려웠죠. 게이트볼은 한 타마다 수많은 상황이 발생합니다. 볼이 꺾이는 미세한 각도 변화에 따라 다음 대처방법이 수시로 바뀌지요. 이를 놓치지 않으려고 저만의 암호를 만들어 기록한 뒤 분석하는 작업을 했어요. 보통 대회가 끝나면 2~3일 가량 이 작업에 매달립니다. 어떤 경기는 일주일씩 걸리기도 해요. 하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따르는 어려움이라 즐기며 했죠.”
정 회장은 이 교본들을 토대로 회원들을 지도한다. 또 연합회 자체 교육과 더불어 관내 31개 산하 시·군에서도 요청이 들어오면 어디든 달려가 지도를 해주고 있다. 그에게 있어서 게이트볼 교육이란 그만큼 중요한 사항이다.
-교육에 애착을 갖는 특별한 이유는.
“게이트볼은 신체기능 발달과 더불어 두뇌개발도 가능한 운동입니다. 요즘에는 이런 장점들을 아는 사람들이 많지만, 예전에는 게이트볼을 ‘노인들만의 스포츠’로만 보는 시선이 파다했어요. 저조차도 그랬으니까요. 이런 현실을 교육을 통해 개선해보고자 했습니다.”
-그럼 교육을 통해 기존 인식이 많이 변화됐나.
“적어도 저희 관내에서만큼은 게이트볼이 전 세대를 위한 스포츠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있다고 자부합니다. 실제로 여주대, 신흥대 등 경기도 내 다수의 대학교에서 게이트볼 교육이 이뤄지고 있어요. 또 교육과 동시에 청소년, 주부, 가족 대상 대회도 열며 노인 외 게이트볼 인구 증가도 도모했죠.”
-대회들을 소화하려면 많은 경기장이 필요할 텐데.
“현재 경기도에는 총 670개의 게이트볼 구장이 들어서 있습니다. 그 중 366곳이 기후 변화에 상관없이 경기를 치를 수 있는 실내구장입니다. 많은 대회와 강습을 소화하기에 전혀 무리 없는 인프라가 조성돼 있어요.”
-얼마 만에 이런 인프라가 조성됐나.
“제가 처음 게이트볼 스틱을 잡았던 1997년에는 경기장 구색을 갖춘 곳을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그나마도 잔디가 깔리지 않은 흙바닥 구장이었어요. 그 후 수원시게이트볼연합회 수석 부회장, 연합회 사무국장 및 부회장, 회장직을 맡으며 구장 준공에 힘써 현재와 같은 인프라가 구축됐습니다.”
이렇듯 정 회장은 게이트볼에 푹 빠져 살았다. 횟수로만 18년이다. 그동안 교본 제작, 인프라 확충 등 행정적인 노력뿐만 아니라 선수로서도 맹활약했다. 그는 “2008년 출전한 ‘IOC 공인 제4회 세계사회체육게이트볼대회’ 은메달 수상 순간은 아직도 가슴속에 큰 감동으로 남아있다”고 회상한다.
선수뿐만 아니라 연합회장으로서도 상을 받았다. 지난 회장 임기(2011~2014) 동안 경기도게이트볼연합회가 3차례나 최우수연합회로 선정된 것. 이런 공을 인정받아 그는 올해 연합회장직에 재선됐다.
-올해 추진 중인 사업이나 계획은.
“2008년에 게이트볼발전연구회를 발족시킨 바 있어요. 그간 혼자 했던 기술 및 작전에 대한 연구를 보다 체계적·조직적으로 진행하기 위함이었죠. 그런데 연합회장직을 맡은 후 신경 쓰지 못해 해산됐습니다. 그래서 올해 명칭을 게이트볼발전협의회로 바꿔 재 발족시킬 계획입니다. 벌써 회원도 30여명 가량 확보된 상태입니다. 또 ‘기술과 작전’ 증보판도 준비 중입니다. 올해도 바쁠 듯해요.”
게이트볼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은 웃음으로 환했다. ‘게이트볼을 얼마나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하루 종일 게이트볼만 하라고 해도 문제없을 정도’라고 답한다.
한편 이를 곁에서 지켜봐 온 부인과 3명의 딸들은 가끔 ‘이제 쉴 때도 됐다’며 타박하지만 항상 든든한 응원군이 돼준단다. 그래서 그는 오늘도 응원의 힘을 받아 초록 잔디가 깔린 게이트볼장을 향한다.
-인생 전체를 아우르는 포부가 있다면.
“게이트볼이 생활체육으로만 그칠 것이 아니라 학원 스포츠로도 발전해 전문적인 청소년 선수들이 육성됐으면 합니다. 그들이 특기자의 혜택을 받고 자라 더욱 많은 게이트볼 인구를 양산해 낼 수 있도록 여생을 걸쳐 다양한 노력을 펼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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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인 2016-06-11 22:14:35
게이트볼 시작한지 몇개월된 초보입니다. 그러나 저는 젊어서 구기운동을 해서 얼마 않됐지만 제법 칩니다. 그래서 선배들에게 작전을 세워 연습을 하자고 제의를 하면 핀잔만 줍니다. 그때 그때 경우가 얼마나 많은데 작전을 세우냐고 합니다. 회장님의 저서를 구입하면 쉽게 작전을 배울 듯 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송인환 2015-11-10 03:39:09
저는 충북 제천시 청전동에사는사람이며 게이트볼을 배운지 7개월됨나댜 책방을다녀도 게이트볼책은찿을스가없어요 ㄱ구입하고싶습니다 부탁드림니다

김특동 2015-04-24 11:51:01
게이트볼의 인생을지낸 정해선회장님 진심으로 환영 축하 감사합니다.
작전과기술.‘실전지상중계’(경기 복기본) 후배양성을 위해서 이런책을 만들때는 얼마나많은 노력이 필요하였겟읍니까. 정말 존경 스럾읍니다.
만약 이책을 판매할수는 없는지요. 구입하고 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