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 ‘공유주차장 사업’ 노인들 반색
서울 성북구 ‘공유주차장 사업’ 노인들 반색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02.06 13:56
  • 호수 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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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거주 임대아파트 주차장 개방… 관리비 절감 효과
한지붕 노인·대학생 동거… 노원 이어 광진·서대문구로 확산

서울 각 자치구를 중심으로 여러 ‘공유경제’ 사업들이 자리를 잡아가며 긍정적인 결과들을 낳고 있다. 특히 서울 성북구의 ‘공유 주차장’ 사업 등은 노인들에게 경제적·정서적 도움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유 주차장 사업은 주차난 해소책의 일환으로 관내 종교시설, 학교, 일반건축물, 아파트 등의 여유 주차공간을 인근 주민에게 개방한 뒤 이에 따라 발생되는 수익금을 해당 주차장 건축주나 아파트가 갖도록 하는 사업을 말한다.
성북구는 지난해 각 동별 공유 주차장 부지를 선정해 최대 2000만원까지 시설개선비를 지원하며 사업을 시작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불법 주·정차 차량이 골목을 점거하던 상황이 크게 개선됐다. 화재 등 긴급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처가 어려울 정도로 협소했던 도로가 숨통이 트였다.
덕분에 임대아파트 주민들의 입가에도 웃음꽃이 폈다.
월곡동의 한 임대아파트는 입주자 대부분이 정부로부터 일정 금액을 지원받는 홀몸어르신들이다. 매달 지불하는 관리비가 월 고정 지출액의 꽤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지만 본 사업으로 관리비의 일정 부분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공유주차장 수익금으로 매달 5000 ~6000원의 관리비를 제해 준다.
정부 지원금으로만 생활 중인 김모(77) 어르신은 “한 푼이 아쉬운 마당에 사용하지 않던 주차 공간을 내주고 관리비를 덜 낸다니 쌍수를 들고 환영했다”면서 “관리사무소에 더 많은 유휴 주차공간을 공유주차장으로 내주라고 부탁하기도 했다”고 말한다.
성북구는 현재 총 822면의 공유 주차공간을 확보한 상태다. 그 중 임대아파트의 개방면수만 321면에 이른다. 임대아파트의 공유 주차면은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성북구 관계자는 “올해에는 90면을 더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더불어 ‘한 지붕 세대공감’ 사업도 성공적인 노인 친화 공유 사업으로 꼽힌다. 주거 공간에 여유가 있는 홀몸 어르신과 주거난을 겪고 있는 지방 출신 대학생을 연결해주는 것이 이 사업의 골자다. 집을 소유하고 있는 어르신이 대학생에게 방을 임대해주고, 대학생은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입주한다. 이를 통해 어르신들은 고독함과 외로움을 덜어내고, 학생들은 주거비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계약서는 일반적인 임대차 계약서와 같다. 임대료는 전기·수도·가스 요금 등 공과금을 포함해 보통 15~25만원 선이다. 주변 시세보다 절반가량 저렴한 편이다.
홍모(71) 어르신은 “당뇨를 앓고 있어 자주 병원에 가야하는데 이때 함께 살고 있는 학생에게 많은 도움을 받는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홍 어르신과 함께 거주 중인 윤씨(22)도 “이 사업이 아니었더라면 기숙사 배정을 받지 못해 자칫 난감한 상황에 빠질 뻔 했다”면서 “홍 어르신이 친 손자처럼 대해주셔서 마음 편히 학업에 매진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장점 덕에 한 지붕 세대공감 사업은 노원구를 중심으로 광진구, 서대문구 등으로 확산된 상태다. 현재 총 51명의 대학생들이 자치구로부터 어르신 가구를 소개받아 함께 거주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공공자원을 개방하고 공유 활동 제도를 만들어 내는 등 사회 위기를 타개할 조치를 마련하다보면 임대아파트의 홀몸어르신들과 같은 생활이 어려운 분들에게 혜택을 주는 쪽으로 흘러갈 것이라 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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