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은 일자리 없나”… 중장년 채용박람회에 7000명 몰려
“괜찮은 일자리 없나”… 중장년 채용박람회에 7000명 몰려
  • 정찬필 기자
  • 승인 2015.09.18 13:59
  • 호수 48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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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주최 ‘2015 중장년 채용한마당’
▲ ‘2015 중장년 채용한마당’은 재취업을 원하는 중장년의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번 박람회에는 7000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해 일자리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보여줬다.

기술혁신기업관, 해외기업관, 시간제일자리관 등에 관심 쏠려
기업들, 인재 발굴 기대감… “60세 이상 일자리 너무 적다”불만도

“6개월 정도 쉬었네요. 이번에는 꼭 구직에 성공했으면 좋겠습니다.”
9월 14일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주최한 ‘2015 중장년 채용한마당’에서 만난 구직자의 말이다.
최근 ‘반퇴’라는 말이 유행이다. 은퇴 이후 또다시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경우가 많아 온전한 은퇴가 아닌 반만 은퇴했다는 뜻이다. 불확실한 미래와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중장년층이 자조적으로 사용하는 말이다.
전경련이 2014년 발표한 ‘중장년 재취업 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50세 이상 중장년 구직자 948명 중 69.1%가 퇴직 이후 쓸 자금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 72.3%는 퇴직 이후에도 경제 문제 해결을 위해 재취업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이처럼 중장년의 상당수는 퇴직 이후에도 경제활동을 원하지만, 일자리는 부족하고 정보마저 얻기 힘들다.
‘2015 중장년 채용한마당’은 중장년에겐 일자리를, 기업에게는 좋은 인력을 채용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 마련됐다. 고용노동부와 전경련, 주요 대기업 협력사들과 중소기업이 힘을 모아 201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뜨거운 관심을 반영하듯 행사장은 구직자들로 붐볐다. 개장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많은 이들이 일찍부터 와 입장을 기다렸다. 이날 행사에는 삼성·현대·LG 등 12개 대기업의 102개 협력사와 78개 우량 중소기업 등 총 180개사가 참가했다.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이 취업박람회에는 사전면접신청자 1500명과 현장등록자 5500여명을 포함해 7000여 명의 구직자들이 참여했다.
행사장에 들어서자 참가 기업의 이름과 업종, 구직 분야를 소개한 채용 안내게시판이 눈길을 끌었다. 채용 안내게시판 앞에는 현장에서 직접 경력, 적성에 맞는 기업을 추천해주는 매칭 부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그 옆에는 이력서를 미처 준비하지 못한 구직자들을 위한 사진촬영 과 이력서 출력장소도 마련됐다.
각 기업들은 자사의 현장채용관 앞에 광고판을 세우거나 전단지를 배포하며 회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 구직자들은 이력서를 들고 현장채용관에서 모집인원, 근무시간, 급여, 복지 등 근무 조건을 꼼꼼하게 물으며 진지한 표정으로 면접에 임했다. 일부 인기 채용관은 길게 줄을 서 순서를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행사장 한편에서는 유명인사의 초청특강, 1:1 적성상담소, 인생이모작 지원관, 각종 무료 건강검진관 등 다양한 부대행사가 열렸다.
올해는 반도체나 신소재와 관련한 고급인력을 모집하는 기술혁신기업관과 해외진출 기업에서 일할 구직자를 모으는 해외기업관, 탄력적 근무가 가능한 시간제일자리관 등 구직자들의 입맛에 맞춘 다양한 채용관이 눈길을 끌었다.

<전경련이 추천하는‘취업 박람회’5대 활용법>
① 명확한 목적과 전략으로 지원하자. 먼저 자신이 원하는 분야와 담당 업무, 급여수준을 정하고 거기에 맞는 일자리를 찾는 것이 좋다.
② 아는 것이 힘이다. 지원하는 회사의 정보는 많을수록 좋다. 해당 회사에서 원하는 인재상과 선호 유형, 회사 분위기 등을 잘 숙지해야 한다.
③ 기업의 입장에서 이력서를 준비하고 면접을 대비한다. 내가 회사 관계자라면 어떤 인재를 뽑을 것인가를 생각하여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
④ 박람회의 취업특강이나 부대행사를 최대한 활용하자. 박람회에서 제공하는 무료 컨설팅을 이용하거나 특강을 활용해 나에게 맞는 직종과 분야를 파악하자.
⑤ 최대한 발품을 팔아야 한다. 희망 업체의 면접을 마친 뒤에도 박람회 장을 떠나지 말고 여건이 허락하는 한 많은 업체에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날 취업 상담을 받은 유정기(52)씨는 “막연히 경력에 맞춰 이력서를 내려고 생각했는데 행사장에 와보니 생각이 바뀌었다”며 “취업 전략을 어떻게 짜야할지 좀 더 고민을 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인근 사무실에서 일한다는 박진규(48)씨는 “현재 직장이 있지만 더 좋은 기회가 있을지도 몰라 점심시간을 이용해 와봤다”며 “일자리를 찾는 중장년층이 이렇게 많은지 몰랐다”고 말했다.
기대를 품고 왔지만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들도 있었다. 아침 일찍 방문한 허세훈 (62)씨는 “막상 와보니 중장년층이라고 해도 대부분 55세 이하를 모집하는 경우가 많고 60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일자리가 거의 없다”며 “나이가 아닌 실제 능력이나 체력으로 일할 수 있는지를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아쉬움을 보였다.
초조한 구직자들과 달리 행사에 참석한 기업들은 인재 채용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기아차 협력사 관계자는 “지난해 이 행사에서 2명을 채용했는데 올해는 5명 이상을 채용할 계획”이라며 “사전면접을 신청한 지원자가 10명이나 되고 현장에서도 많은 지원자가 몰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배명한 전경련 중소기업협력센터장은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중장년 채용한마당은 국내 최대 규모의 중장년 채용박람회로 자리매김했다”며 “앞으로도 구직자 눈높이에 맞는 다양한 일자리 발굴과 역량 있는 우수인재의 참여를 유도해 채용성사를 높이고 중장년 일자리 문제를 해소하는 데 주력 하겠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백세시대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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