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상 예방은 규칙적인 운동으로부터”
“낙상 예방은 규칙적인 운동으로부터”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5.10.16 10:51
  • 호수 4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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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노인재활의학회, 낙상 예방 가이드라인 발표

노인 낙상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집안의 위험요소를 제거하는 등 노인 스스로 적극적인 노력을 실천해야 한다는 권고가 나왔다.
대한노인재활의학회와 대한노인회가 공동으로 10월 13일 백범김구기념관 대회의실에서 개최한 ‘낙상예방 심포지엄’에서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대한노인회, 대한노인재활의학회,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모여 노인낙상 예방을 위한 대책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 김동휘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가 낙상 예방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있다.

약은 최소한으로 줄여 복용해야… 집안은 항상 밝게 유지
낙상 충격 보호용 의류 급여화 등 노인 환경 개선 지원 필요

고현윤 대한노인재활의학회 회장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가장 중요한 건강관련 문제 중의 하나인 낙상은 집뿐만 아니라 병원, 요양원 등 어디서든지 일어날 수 있다”며 “매년 80세 이상 어르신 중 약 40%가 낙상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고 회장은 “그동안은 노인이 되면 넘어지는 것이 당연한 노화의 한 현상인 것처럼 인식돼 적절한 대처가 이뤄지지 못했다”며 “이제는 낙상사고에 따른 후유증을 치료하기에 앞서 낙상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들을 모색하는 것이 절실한 때”라고 강조했다.
이 심 대한노인회 회장은 “낙상사고가 일어나면 개인에게 굉장히 고통스러운 것은 물론, 국가적으로도 엄청난 의료비가 소요된다”며 “노인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기 위해서는 본인의 체력을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낙상사고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로 노인재활의학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사회에 거주 중인 노인의 약 20%, 요양시설에 거주 중인 노인의 약 30%가 매년 낙상을 경험했으며 이 중 20~30%가 경도‧중증도 이상의 손상을 입었다. 낙상은 고관절, 골반, 손목 골절 등으로 이어졌으며, 심한 경우 뇌출혈 등 뇌손상으로 이어져 폐렴, 장기간 와상, 사지마비 등 전신적인 합병증을 겪었다.
한국소비자원이 최근 3년간(2012년~2014년) 접수한 65세 이상 고령자 위해사례 1만2195건 분석 결과에서도 고령자들이 가장 많이 다치는 사고는 넘어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사고(4829건, 39.6%)였으며 식중독‧배탈(1173건, 9.6%), 추락‧낙상(1173건, 9.3%), 이물질 삼킴(935건, 7.7%) 순이었다.
넘어짐‧미끄러짐 사고의 원인 을 살펴보면, 내부 마감재가(3006건, 62.2%) 가장 많았으며, 이 중 1325건(44.1%)이 화장실이나 욕실 바닥재로 나타났다. 추락‧낙상 사고의 주요 원인을 제공한 물품으로는 가구(554건, 48.7%)가 가장 많았다. 특히 침대에서 떨어져(438건, 79.1%) 골절 등 중‧상해를 입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노인재활의학회는 노인낙상을 예방하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가이드라인으로는 △규칙적인 운동 △의사‧약사에게 복용약 검토하기 △시력검사 실시 △집안의 위험요소 제거 △비타민D와 칼슘 섭취 △지팡이나 보행기 사용 등이다.
김동휘 고려대 안산병원 재활의학과 교수는 “운동은 낙상의 위험을 낮출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좋은 방법”이라며 “낙상 위험이 높은 그룹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의 모든 노년층에서 하체의 균형과 조화를 증진시켜 주는 운동 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 약물(항우울제, 신경안정제)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졸립거나 어지럽게 만들어 낙상을 유발시킨다”며 “이러한 약들은 의사와 상의해 반드시 필요한 약만 복용해야 하며 최소한 1년에 한 번씩 약 리스트를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시력이 나빠지면 낙상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기 때문에 검진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계단을 보행할 때는 어지럼을 유발하는 다초점 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권고했다.
김 교수는 “미끄러운 욕실의 경우 고무판을 바닥에 깔고, 세면대 옆이나 욕조 안에는 지지봉을 설치하는 것이 좋다”며 “자주 사용하는 물건들은 낮은 선반에 보관하고 등받이가 없는 의자는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대한노인회는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노인 환경 개선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병순 대한노인회 중앙회 선임이사는 “2013년 노인진료비 총액은 19조8000억원으로, 이는 전체진료비(50조원)의 35%에 해당되고 있다”며 “낙상은 이처럼 노인진료비 증가에 영향을 끼쳐 노인 건강에 대한 사회적 부담을 계속 증가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노인 환경 개선을 위해 △낙상예방공동교실 상설화 △낙상 충격 보호용 의류 급여화 등을 정부에 주문했다.
이병순 이사는 “현재 낙상예방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건강보험공단 등에서 노인낙상 예방교육과 운동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지만 일부 시설에만 한정되거나 소수의 노인에게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노인교육원이 건립되면 많은 노인들에게 신체기능 향상을 위한 근력 강화 운동, 유연성을 증가시키기 위한 적극적인 신체활동, 가정환경 관리 등으로 구성된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실천할 수 있어 낙상사고 감소에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이사는 “낙상 위험이 높은 것으로 진단된 노인에게 낙상 충격 보호용 의류를 건강보험 보장구 개념으로 급여화해 제공해야 한다”며 “보호복은 엉덩이, 고관절, 무릎에 보호 패드가 있어 낙상사고가 일어나더라도 신체를 보호할 수 있기 때문에 부상을 줄이고 의료비 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와 관련, 김민주 복지부 노인정책과 사무관은 “현재 복지부에서는 건강보험공단과 함께 전국 경로당에 운동 강사를 파견하고 건강백세운동교실을 지원하고 있으며, 무릎이 아프신 분들에게는 노인의료나눔재단을 통해 인공관절수술비 지원 사업도 실시하고 있다”며 “노인재활의학회, 노인회와 협조해 낙상사고 예방을 위한 지원을 확대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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