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 며칠 만에 발견되는 일이 없게 하라
사후 며칠 만에 발견되는 일이 없게 하라
  • 관리자
  • 승인 2007.06.16 10: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수백만 년 전, 야만의 시대에도 인간은 죽음에 대해 예를 갖추었다.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인간이 원숭이나 다름 없이 생활하던 때 벌써 시신 위에 꽃을 던져 죽음을 애도했다고 한다. 문명생활은 이렇게 죽음에 대한 예의로부터 시작된다.


그런데 정보통신 분야의 선진국이라고 자랑하는 문명국가에서 지켜보는 이 없이 죽은 지 며칠 만에 발견되는 주검들이 있다. 중풍으로 거동을 못하는 부인을 돌보며 살던 부산의 한 70대 노인은 욕조에서 쓰러져 숨을 거둔지 3일 만에 발견됐다. 사망한 할아버지도 안 됐지만, 보살핌을 받던 혼자된 할머니가 여간 안쓰럽지 않다.


우리 노인들이 이렇게 홀대받아서는 안 된다. 이 나라를 일군 노인들이다. 세계를 이끌어가는 우리의 인재들을 가르치고 키워낸 사람들이다. 그런 노인들이 ‘밤새안녕’이라는 말을 두려워해서야 되는가. 경제 규모 세계 11위라는 사실이 무색하다.


중앙의 보건복지부에서부터 읍면동사무소에 이르기까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할 것을 촉구한다. 돌보고 챙겨주지 못한 가족과 친지 이웃도 크게 반성해야 한다.


동시에 이런 불행스런 일이 앞으로 없어지도록 사회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당국에 제안한다. 건강보험공단과 읍면동사무소, 혹은 경로당까지 망라하여 일정 지역 단위별로 돌연사할 위험성이 높은 고령자 지도, 중풍치매질환자의 분포도를 만드는 것은 어떤가?


지금 동사무소에서 제공하는 서비스는 치밀하지 못하고 충분치도 않다.


도움이 필요한 고령자, 거동 불편한 노인성질환자들이 어디에 사는지 한눈에 알 수 있어야 한다. 이 지도를 바탕으로 자원봉사활동도 하고, 이웃 주민이나 경로당의 건강한 노년세대가 들여다볼 수 있다. 결연을 맺은 사람들이 일일 안부전화나 방문 인사를 하기도 쉽다.


기업체에서는 고령자의 신체 움직임을 감지하여 119에 신호를 보내주는 호출기(일본은 이미 있다)나, 그런 장치가 내장된 고령자용 휴대전화 같은 것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가면 길이 된다. 훗날 고령사회로 진입하는 다른 나라에 지금 경험하여 축적한 사회적 시스템을 수출할 수도 있을 것이다. 예산이 들더라도 시급히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리고 노인사회에서도 경로당을 중심으로 주변을 살피고, 돌연사 위험이 있는 고령자는 스스로 주변에 알려서 수시로 들여다보도록 해야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