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인터넷 쇼핑몰, 글씨도 크고 모델도 동년배
시니어 인터넷 쇼핑몰, 글씨도 크고 모델도 동년배
  • 정찬필 기자
  • 승인 2015.11.13 13:40
  • 호수 49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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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별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시니어 쇼핑몰이 늘고 있다. 사진은 GS샵이 선보인 시니어 전문 인터넷 쇼핑몰 ‘오하후’의 메인 화면 모습.

저가 경쟁 대신 틈새공략, 차별화 앞세워 성공
어르신 취향, 스타일 맞춰…고품질 서비스 제공

서울 관악구에 사는 이경희 씨(47)는 생일을 맞이하는 친정어머니 선물로 따뜻한 겨울 코트를 준비했다. 생업이 바쁜 탓에 쇼핑할 시간이 부족했지만 시니어 의류 전문 쇼핑몰을 이용했다.
인터넷으로 제품의 사이즈와 디자인, 색상을 쉽게 확인할 수 있었다. 어머니와 비슷한 연배의 어르신이 모델로 등장해 옷을 고르기도 수월했다. 이 씨는 “시니어 의류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사이트를 처음 알았다”며 “제품에 대한 설명도 상세하고 배송이나 가격도 마음에 들어 주변 사람에게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쇼핑몰의 시장규모는 41조원에 이른다. 국내 대형마트 시장의 규모가 47조5000억 원인 것을 감안하면, 온라인 쇼핑몰 시장은 당당히 쇼핑문화의 한 축으로 자리 잡은 셈이다.
인터넷 상거래가 증가하고 고령인구가 늘면서 시니어 전문쇼핑몰도 많아졌다. 작은 돋보기에서부터 의류와 식품, 고가의 의료기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을 판매한다. 신속한 배송은 물론 쇼핑몰에 따라 할인 혜택이나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있다.
컴퓨터 활용에 익숙하고 온라인을 통한 제품 구매에 거부감이 없는 시니어들도 증가하고 있다. 시니어 계층뿐 아니라 부모님의 선물을 구입하려는 젊은층들도 쇼핑몰의 주요 고객이다. 경기 불황 등의 이유로 ‘저렴한 제품을 찾는 합리적인 소비’가 각광 받는 세태도 인기요인이다.
그러나 시니어 전문 쇼핑몰의 증가가 장밋빛 미래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아직까지 시니어 전문 쇼핑몰의 경우 뚜렷한 성공모델이 없고 작고 영세한 업체들이 대다수를 이루고 있다”며 “품질보다는 저가 경쟁을 펼치는 곳이 많고 새롭게 시장에 뛰어드는 업체만큼 문 닫는 업체도 많다”고 진단했다.
최근에는 차별화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시니어 전문쇼핑몰이 늘고 있다. 이들은 특화된 서비스를 앞세우거나 공략 대상을 확실히 정해 충성도 높은 ‘단골 고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덕분에 한정된 아이템에 집중할 수 있고 관련 상품에 대한 트렌드나 고객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몇몇 쇼핑몰들은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성공모델로 각광받고 있다.
지난 2013년 오픈한 ‘오아후’( oahu.gsshop.com)는 GS샵이 선보인 시니어 전문 인터넷 쇼핑몰이다. 말 그대로 50대 이상의 고객을 위한 온라인 쇼핑몰로, 기존 GS홈쇼핑의 시니어 버전이다. 쇼핑몰에 들어가면 어르신을 배려한 큰 글씨와 큼직한 제품 사진이 눈길을 끈다.
인터넷을 통해 물건을 고르고 결제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들을 배려해 TV홈쇼핑처럼 언제든지 전화로 상품 상담부터 주문 및 결제까지 가능하게 했다. 제품에 대한 문의 사항을 원하는 시간에 듣고 싶을 경우 연락처와 시간을 남기면 된다. 상담원이 고객이 편한 시간에 맞춰 전화하는 콜백(call back) 서비스를 제공한다. 회원 가입을 하면 ‘오하후 쇼핑 카탈로그’를 1년간 무료로 배송해 준다.
7080 할머니 의류 전문몰인 ‘그랜스토리(www.granstory.com)'는 시니어 패션이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성 시니어들의 취향에 맞춘 정장과 코트는 물론 집에서 편안히 입을 수 있는 바지와 치마 및 패션소품까지 제공한다. 시니어 모델을 기용해 친근감을 높였으며 XL와 2XL등의 넉넉한 사이즈까지 구비했다.
옷을 고를 때 우선시 되는 원단, 착용감, 세탁법 등을 상품 설명에 꼼꼼히 기재해 어르신들의 선택을 돕고 있다. 또 구매 금액에 상관없이 무료 배송을 진행하고 있다. 인터넷 주문이 낯선 어르신들을 위해 전화주문접수와 전화 상담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지원하고 한국시니어클럽협회가 운영하는 ‘하나하나몰’(www.hanahanamall.com)은 어르신들이 손수 제작한 각종 제품과 지역의 특산품들을 전면에 내세웠다.
비누와 지팡이, 의류, 가방, 수공예품부터 참기름, 들기름, 간장과 된장 등 장류를 비롯해 김치류, 두부, 빵, 떡 등 각종 식품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하나하나몰은 그동안 노인생산품의 제조․판매 과정에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판로 확보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전문 쇼핑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하나하나몰을 통해 주문을 하면 상품을 생산한 해당 노인일자리사업 수행기관에 직접 통보가 되며, 해당 수행기관이 책임지고 물품을 준비해 배송하게 된다. 소비자가 결재한 구매대금도 노인인력개발원을 통해 수행기관으로 직접 송금돼 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수익금이 되는 등 직거래 방식의 투명성이 보장된다. 하나하나몰에서 판매되는 상품은 식품제조․가공업 등 관련 법률에 의한 인허가 절차를 모두 거쳐 품질이 보장된 우수한 제품만이 판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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