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별 칼럼]금연은 100세시대 삶의 지혜다
[복지부 특별 칼럼]금연은 100세시대 삶의 지혜다
  •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 승인 2015.11.20 14:36
  • 호수 49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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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노인 흡연율은 11.1%(국민건강영양조사, 2013)로 약 10명 중 1명이 흡연을 하고 있다. 특히 남자 노인의 흡연율은 과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고 하나 여전히 5명 중 1명이 흡연 중이다. 2015년 기준 노인인구는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13%로 고령사회(aged society, 노인인구비율 14%)를 목전에 두고 있고, 2030년에는 현재의 2배가 될 것으로 전망되므로 현재와 같은 흡연율이 지속된다면 오히려 흡연 노인인구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고령에 흡연 문제까지 겹치면서 발생하는 길고 아픈 노후는 의료비 증가 등 개인과 사회 전체적으로 매우 심각한 부담이 될 수 있다.
대부분의 노인들은 흡연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노인기의 흡연은 치매와 인지장애의 위험을 높이고, 시력감퇴, 백내장, 청력상실, 후각과 미각의 저하를 초래한다. 또한 신체기능과 운동능력을 감소시키고 화재와 관련된 사망의 위험을 높인다. 여성에게는 골다공증, 유방암, 심혈관질환의 위험을 증가시키고 체력과 운동능력을 감소시킨다. 그렇지만 오랫동안 흡연을 해왔기 때문에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상태라고 낙담하거나, 반대로 지금까지 건강에 아무 문제가 없었기 때문에 남은 여생도 지금의 흡연 습관을 이어 나가겠다는 경우도 많다.
흡연 기간이 길었던 노인들은 젊은이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연은 아무런 이득이 없거나 건강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여기기 쉽다. 평생에 걸쳐 금연하려고 했으나 실패했을 수도 있고, 이전의 경험을 통해 금연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어서 다시 시도할 생각조차 못할 수도 있다. 심지어 담배가 일상생활의 일부가 되어 오랜 친구에게 작별 인사를 하는 것처럼 힘들다고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니코틴이라는 약물의 중독성에서 기인한 것이고 대부분의 금연자가 처음 몇 주간 경험하게 되는 금단증상에 불과하다.
금연은 언제 하든지 결코 늦지 않다. 우리나라 국민의 평균수명이 80세가 넘고, 65세가 되었을 때 기대여명이 20년에 달하는(통계청, 생명표, 2013) 100세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와 달리 노인기의 삶은 길다. 흡연은 장기간에 걸쳐 건강문제를 일으키지만, 금연은 금연 직후부터 삶을 달라지게 만든다. 간단한 예로 금연을 하고 20분 후부터 심장박동은 정상 수준으로 떨어진다. 12시간 후부터는 혈중 일산화탄소가 정상으로 복귀한다. 3개월 후면 심장마비 위험이 감소하기 시작하고 폐기능이 개선되기 시작한다. 심각한 건강문제가 있다면, 금연을 함으로써 더 빨리 치료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
사실 흡연하는 노인이 금연에 대한 동기가 부족하다는 것은 잘못된 믿음에 불과하다. 흡연노인의 57.3%(국민건강영양조사, 2013)가 매년 담배를 끊고자 금연을 시도한다. 이들이 금연에 실패하는 이유는 금연을 지지해 줄 전문가나 기관을 만나지 못했고, 노인 흡연에 대해 사회가 비교적 관대한 시선을 보냈기 때문이다. 오히려 노인은 금연을 할 수 있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일생동안 수많은 경험을 쌓아왔고, 젊었을 때보다 금연이 힘들다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필요한 노력들을 기꺼이 받아들일 수 있다.
정부는 올해 담뱃값을 인상함과 동시에 흡연-니코틴 중독의 악순환을 끊기 위해 적극적으로 금연 지원에 나서고 있다. 금연을 원하는 사람은 전국의 모든 보건소에 있는 금연클리닉과 2만여개 병·의원을 통해서 금연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다. 12주에 걸친 상담과 약물 처방을 통해 금연 성공을 돕고, 치료비의 80%를 국가가 지원한다. 또한 저소득층 금연시도자(건강보험료 납부 하위 20% 및 의료수급대상자)에게는 치료비의 전액을 지원하여, 66만명에 달하는 모든 흡연 노인분들에게 금연 성공의 길을 열어드리고자 한다.
나이와 상관없이 금연은 삶의 질을 높여준다. 자신의 건강이 좋아질 뿐 아니라 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을 기쁘게 할 수 있다. 금연은 젊은 세대뿐만 아니라 모든 이들에게 100세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중 하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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