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어촌 고령자들 6차산업 뛰어들어 고소득
농어촌 고령자들 6차산업 뛰어들어 고소득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5.11.27 14:31
  • 호수 49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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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농어촌의 고령자들이 ‘6차산업’에 뛰어들며 지역경제 부흥에 앞장서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사진은 여성 조합원들로 구성된 충남 당진 소재 ‘백석올미영농조합’이 지난 11월 25일 실시한 한과 제작 직무교육 후 포즈를 취하는 어르신들.

충남 당진 백석올미영농조합 50명 조합원 평균연령 76세
지역 특산물 가공판매·체험관 운영… 연 3억5000만원 매출
베이비부머 농업분야 창업도 활발… 경북도 전폭 지원

최근 농어촌의 고령자들이 지역경제 부흥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6차산업’에 뛰어들고 있다. 6차산업은 농산물 생산(1차), 제조·가공업(2차), 유통서비스업(3차)이 융합된 산업을 말한다. 그간 농어촌의 고령자들은 작물의 생산․판매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지만, 이젠 조합 등을 설립해 창업을 하고 관련된 서비스업도 펼치고 있다.
요즘 농업계에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로컬푸드’ 관련 창업 바람이 거세다. 충남 당진의 ‘백석올미영농조합’은 매실을 가공한 ‘매실한과’를 제조·판매해 높은 수익을 얻고 있다.
이 조합의 주 구성원은 평균 76세의 여성 어르신들이다. 50여명 조합원들은 매실을 재배하고 가공해 한과를 만들어 직접 판매영업에 뛰어든다. 여기에 체험 휴양마을과 농촌체험학습장도 운영하며 관광 수익도 창출하고 있다.
덕분에 조합 설립 첫 해인 2012년 800만원에 불과했던 매출이 지난해엔 3억5000만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엔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6차산업 분야 대상을 받기도 했다.
백석올미영농조합은 김근순 대표(65)의 구상으로 설립됐다.
2008년 퇴직과 함께 남편의 고향인 당진으로 들어온 그는 2010년 마을의 부녀회장을 맡으며 생활이 어려운 이웃을 위한 봉사에 매진했다. 그런데 적은 예산이 항상 발목을 잡았다. 그 대안으로 매실한과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는데, 인기를 얻었다. 이에 착안해 부녀회원 33명과 함께 출자금 200만원씩을 거둬 조합을 설립하고, 매실한과 공장도 마련했다.
매실은 주민들이 공동 관리하는 마을 개천의 매실나무 10만여 그루에서 얻었다. 조합이 설립된 당진 순성면 백석리는 왕매실로 유명한 지역이다. 또한 직거래 장터와 온라인을 통한 판매를 실시해 유통 비용을 줄였다. 현재 ‘매실한과’는 농협마트에도 입점한 상태다.
수익은 철저히 성과를 반영한 인센티브제다. 조합원들은 영업판매를 통해 얻은 수익금 중 15%를 수당으로 받는다.
김 대표는 “조합원 모두 사장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며 “각자 판매하는 만큼 수익이 오르는 구조라 더욱 즐겁게 일하고 있다”고 전했다.
생산인구가 점차 줄고 있는 어촌도 6차산업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다.
경기 화성시의 백미리마을은 시화방조제 건설로 어민들이 동네를 떠나 큰 문제가 된 바 있다. 생태계가 변해 갯벌에 사는 조개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 남은 사람들은 오랫동안 마을을 지켜온 고령자들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백미리마을은 ‘어촌체험마을’ 사업을 통해 위기를 극복했다. 수도권과 가까운 위치적 장점과 낚시 등을 즐기러 들어오는 관광객이 많다는 점 등을 착안해 시작했다. 현재 백미리 마을은 연간 11만명이 다녀가는 대형 관광어촌이 됐다.
백미리 어촌계 관계자는 “어민들은 ‘갯벌체험장’ 운영을 통해 수익을 올리고, 꽃게나 김 등을 판매해 1인당 연간 평균 6000만원이 넘는 소득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귀농귀촌 대열에 동참하고 있는 베이비부머들도 6차산업을 이끌 주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농가 활성화 주요정책인 ‘농업의 미래성장 산업’의 중역을 맡을 세대라고도 한다. 이와 관련 상당수의 농촌지역에서는 이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 장려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베이비부머 인구가 전체의 14%(36만8000여명)에 달하는 경북도는 베이비부머 창업의 ‘메카’로 발돋움하기 위한 사업들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장년 창업지원사업’을 비롯해 지난 10월 19~22일에는 문경STX에서 베이비부머·은퇴자 등 76명(경북 45명, 타시도 31명) 대상 ‘제2기 6차산업 창업학교’를 열기도 했다.
2년 전 문경에 귀농해 오미자를 원료로 한 오미빵을 만들어 판매하는 신화철씨(58)는 지난해 ‘장년 창업지원사업’을 통해 8개월간 창업 교육과 컨설팅을 받은 뒤 연 매출 1억원을 올릴 수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런 노력들이 젊은 세대의 농어촌 유입으로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통계청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귀농귀촌 세대 중 40대 이하 가구의 증가율이 43%를 기록, 평균(37.5%)을 앞질렀다.
농림축산식품부 관계자는 “농업 뿐 아니라 농어업계 전반에서 걸쳐 고령자들의 노하우와 젊은 세대의 기동성과 창의력을 접목시키려는 움직임이 보다 활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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