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별 칼럼]돌봄 돌려받는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복지부 특별 칼럼]돌봄 돌려받는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 방문규 보건복지부 차관
  • 승인 2016.01.29 14:58
  • 호수 5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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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 청주에 거주하는 김 모 어르신은 고령(84)인데다가 몇 달 전 침대에서 떨어져 갈비뼈를 다친 후 거동이 더욱 힘들어졌다. 어르신의 상태가 국가에서 제공하는 노인장기요양보험이나 노인돌봄서비스를 적용할 정도는 아니었지만, 자녀들이 모두 다른 지역에 살고 있어 식사준비나 집안일을 도와줄 사람이 없었고, 바깥출입도 어려워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계셨다. 다행히 2015년 하반기부터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시범사업을 수행하고 있는 충북노인종합복지관의 담당자가 이 사실을 알게 됐고, 어르신 댁 근처에 거주하는 부부봉사자를 연계하여 주1회 청소, 세탁, 음식조리, 말벗 등의 돌봄활동을 제공하면서 어르신은 활기를 찾아가고 있다.
위의 사례에서처럼 우리나라는 급속한 고령화로 노인돌봄수요 또한 급속한 증가를 보이고 있다. 이에 대비해 국가에서 노인장기요양보험 및 노인돌봄서비스 등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지만 여전히 한계가 존재하고, 핵가족화 등으로 자녀들에게 돌봄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이란 이러한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여 공공돌봄서비스 이외에 추가적으로 필요한 노인돌봄수요를 지역사회 주민들이 ‘상호부조’와 ‘나눔’을 통해 보완하는 것을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제도이다. 만65세 이상의 어르신에게 말벗, 청소, 세탁, 음식조리, 주택 개‧보수 등의 돌봄 봉사활동을 제공하면, 그 시간을 포인트로 축적‧관리하여 65세 이후에 본인이 사용하거나 돌봄이 필요한 가족 또는 제3자에게 기부할 수 있다.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은 지역사회 주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돌봄봉사자가 제공하는 돌봄활동에는 ‘진정성’이 담겨져 있다. 또한, 주기적이고 지속적인 돌봄활동의 제공은 돌봄봉사자와 돌봄대상자의 관계를 친밀하게 하여 어르신에게 삶의 활력을 찾아 주고 외로움을 이겨내는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돌봄봉사자들도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에 참여하면서 본인들이 얻는 게 많다고 얘기한다. 중학생 딸과 함께 참여한 돌봄봉사자는 “어르신이 삶의 활력을 찾아가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끼고, 딸에게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이 생기면서 정서적인 면에서도 도움이 된다”고 했다.
교직에서 정년퇴임하고 아내와 함께 참여한 한 돌봄봉사자는 “그동안 바빠서 아내와 함께 할 시간이 없었는데, 부부가 함께 봉사활동 하는 것이 의미 있고, 건강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 다가올 노후준비를 착실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은 2015년 하반기 대구 달서구와 충북 청주시를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실시하면서 시작됐다. 6개월간의 시범사업을 통해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어르신 222명에게 총 5728시간의 돌봄활동을 제공했으며, 핵가족화로 부모와 자녀가 떨어져 지내는 요즘 시대에 자녀가 본인의 부모를 직접 돌보는 형태의 효 문화에서 지역사회 내 젊은 세대가 어르신 세대를 돌보는 형태의 새로운 효 문화 확산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2016년은 전국 17개 지역에서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지난해 시범사업을 수행한 대구광역시(달서구)와 충청북도(청주시)를 제외한 지역을 대상으로 15개 사업 수행기관을 선정 중에 있다. 2월부터는 돌봄봉사자 모집․교육, 돌봄대상자 발굴과 연계 등 실제적인 사업 수행이 가능하다.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사업 대상 지역 및 수행기관은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 홈페이지(care.vms.or.kr)에서 확인이 가능하며, 해당 지역에서 돌봄봉사자로 참여를 희망하거나 돌봄 사각지대 어르신을 발굴한 경우에는 해당 지역의 수행기관으로 문의하면 된다.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이 활성화되면 지역사회 내 어르신 돌봄수요를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보완하는 새로운 형태의 돌봄모델이 구축되고, 이를 통해 세대 간 소통과 화합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건복지부는 사회공헌활동 기부은행의 확대와 더불어 지속적인 공공돌봄서비스의 확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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