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흔에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
아흔에도 건강하게 일할 수 있다
  • 이미정
  • 승인 2007.07.07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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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은퇴자협회 ‘최고령 히어로 대상’ 수상한 김남수옹

“대통령이 준다는 상도 마다했던 내가 이 상을 받은 이유는 나처럼 고령인 사람도 건강하게 일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서였다.”


대한은퇴자협회(회장 주명룡)가 6월 28일 명동에서 개최한 ‘제4회 히어로 어워즈’(Hero Awards)에서 최고령 히어로로 선정된 김남수(92·사진)옹의 수상소감이다.


히어로 어워즈는, 대한은퇴자협회가 2004년부터 65세 이상 어르신 가운데 젊은이 못지 않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어르신과 업체를 선정, 수상하는 상이다.


1915년 전남 광산 출신인 김남수옹은 아버지로부터 한학 및 침구학을 전수 받은 뒤 1943년 남수침술원을 개원, 64년째 침술원을 운영하며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1984년 경북 성주군 농민들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봉사활동을 시작한 그는 현재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순회봉사를 하고 있다.


“건강비결이 뭐냐”는 질문에 김남수옹은 “일주일에 하루도 편하게 쉰 적이 없다”며 “침통을 둘러매고 전국 방방곡곡 아픈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바쁘게 움직이는데 아플 틈이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1995년 침과 뜸을 연구, 보급하기 위해 민간봉사단인 ‘애구회’(愛灸會)를 발족, 2년 뒤 ‘뜸사랑’으로 명칭을 바꿨다. 회원만 해도 3000여명.

 

 ‘배워서 남주자’라는 뜸사랑 슬로건처럼 불우이웃 노인을 비롯해 생활보호 대상자 장애인 그리고 외국인 노동자 등이 그가 치료하는 대상이다. 그가 지금껏 봉사한 곳은 국회, 감사원, 시민단체 봉사실, 노인복지관 등 봉사처만 해도 30곳이 넘는다.


<사진>제4회 히어로 대상에서 최고령 대상을 수상한 김남수옹이 침술원을 찾은 환자에게 침을 놓고 있다.

 

김옹은 “뜸사랑 회원 가운데 퇴직을 한 뒤 침술을 배워 봉사를 하고 싶어 찾아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특히 요즘처럼 노인들이 늘어가는 시대에 침술을 배워 봉사 뿐 아니라 재취업의 기회도 충분히 마련할 수 있도록 정부가 도와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침과 뜸은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어려운 일도 아니다”며 “몸이 불편해도 배울 수 있고 나이가 많아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노인들에게 좋은 일자리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옹은 “노인들은 젊은이들처럼 빠르게 움직일 수는 없지만 노인들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며 “아흔이 넘은 나도 이렇게 건강하게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을 통해 노인들에게 힘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몸을 사리지 않고 봉사활동 하고 있는 김옹이지만 봉사를 하며 말 못할 억울한 상황도 많이 겪기도 한다. 그는 “함께 활동하는 봉사자들이 국가공인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서에 많이 불려 가기도 했다”며 “전통의학인 침과 뜸이 현대의학에 밀려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제4회 히어로 대상에는 이제화(81)·김종억(78)·문병남(78)·이형기(75)씨가 우수노령히어로에 선정됐다. 또 우수기업상에는 라인치과기공소가 차지했으며 번창운수가 감사패를 받았다. 시상자들에게는 50만원 상당의 순금 메달이 수여됐다.


 이미정 기자 mjle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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