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6000명 인천 월미도서 치맥파티… 5월엔 8000명 서울 방문 예정
유커 6000명 인천 월미도서 치맥파티… 5월엔 8000명 서울 방문 예정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04.01 13:26
  • 호수 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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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화장품회사인 아오란 그룹 직원 6000여명이 지난 3월 27일 포상휴가차 한국을 방문했다. 단일 단체관광객으로 역대 최대 규모이다. 이들은 중국 24개 도시에서 총 158편의 비행기를 이용해 방한했으며, 4월 2일까지 인천 곳곳을 관광한 뒤 떠날 예정이다.
포상관광이나 기업회의, 행사참가 등을 위해 한국을 찾는 중화권 단체 관광객들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서울시는 올해 1000여명 이상의 단체관광이 30~40건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4월에도 광저우 핑안생명보험에서 1000명이 방한하는데 이어 베이징 난징중마이그룹에서 8000명, 싱가포르 허벌라이프에서 1만 명이 한국에 올 계획이다. 또한 오는 6월부터 8월까지는 2만여 명의 유커들이 대구시를 찾아 관광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번에 한국을 찾은 아오란 그룹 직원은 국제 컨벤션 시설인 송도 컨벤시아를 1주일간 통째로 임대해 회의를 하고 인천의 한류관광지인 송도 석산 등을 방문했다. 28일에는 인천 월미도에서 대규모 치맥(치킨+맥주)파티를 열었으며, 서울 용산 신라아이파크몰 면세점과 여의도 63빌딩 갤러리아면세점 등도 차례대로 방문해 쇼핑에 나설 예정이다.
이처럼 유커(중국 관광객)는 전 세계 여행산업 분야에서 가장 큰 소비자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유커의 해외소비는 1조2000억 위안(약 225조9700억원)에 달한다. 유커가 해외여행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각 나라들이 이들을 유치하기 위한 정책 경쟁도 치열하다.
특히 한국의 유커 유치가 가장 발빠르게 이어지고 있다. 한류 열기와 함께 비자 발급조건 완화, 항공노선 신설 등의 선제 조치가 적절히 이뤄졌기 때문이다. 법무부는 지난해 메르스 파동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자 중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단체관광객의 비자 발급 수수료를 면제해 준 바 있으며, 올해 들어서는 중국인들을 대상으로 복수비자 신청 조건을 완화하고, 10년짜리 비자를 발급하기 시작했다.
게다가 3월부터는 중국 단체관광객의 전자비자 신청을 받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한류 콘텐츠를 찾아 입국하는 관광객들의 비자 신청 요건을 대폭 간소화하는 ‘한류비자’도 도입할 계획이다.
유커들이 한국으로 몰리는 것은 지리적으로 가까운 데다 중화권에 한류 문화가 폭넓게 퍼져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에 한국을 찾은 아오란 그룹 직원들의 ‘치맥 파티’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전지현이 치킨과 맥주를 즐기는 장면을 그대로 재연해 보자는 뜻에서 마련됐다.
치맥파티에 총 6인용 탁자 750개가 준비됐으며, 인천에 위치한 치킨 가게 50여 곳이 종일 치킨 1500마리를 튀겼다. 치킨과 밥을 섞어 먹는 ‘치밥’ 1500개, 감자튀김 750개도 배달됐다. 이날 유커들이 마신 캔맥주 4500개를 한 줄로 쌓아올리면 마니산(496m)의 1.6배 높이에 달한다. 이는 관광 콘텐츠의 부족을 K-POP, 인기 드라마와 같은 한류 문화코드로 상당부분 보완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아오란 그룹의 인천방문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250억원으로 추산될 정도로 크다. 아오란 그룹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인천시의 환대에 만족을 표시하고 오는 2017년과 2018년에도 6000명 규모의 기업행사를 인천시에서 치르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행사는 중국의 다른 기업을 유치하는데 좋은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00만 명의 유커가 우리나라를 방문해 14조원을 넘게 썼다. 1인당 씀씀이도 230만원으로 단연 으뜸이다. 양양국제공항이 위기에서 벗어나고 제주도가 제2공항을 거론하고 있는 것도 유커의 힘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마냥 환영하기에는 이르다. 중국으로부터 얻는 ‘이웃효과’를 극대화하되 부작용은 최소화해야 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아직 우리나라는 해외 관광객에 대한 바가지요금과 불친절 행위가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다. 2000 ~3000원짜리 라면을 1만원에 파는가 하면 택시의 기본요금을 무시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관광객들을 싸구려 상점으로 끌고 다니며 저가의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을 수십 배 비싼 가격에 사도록 유인하는 여행사도 있다.
이러한 한국여행을 체험한 관광객들이 다시 한국을 찾을 리가 없다. 이 때문에 한국을 다시 찾는 유커들은 2014년 기준 11.6%에 그치기도 했다. 10명중 겨우 1명만 다시 한국을 재방문 하는 것이다.
돈벌이에만 급급해 하는 싸구려 관광은 지속 가능하지 않다. 관광객 수만 세는 저품질 관광은 한순간에 추락할 수도 있으며, 헐값 패키지 상품으로 생긴 손실을 벌충하기 위해 옵션을 거는 식의 꼼수는 근절돼야 한다. 지자체, 여행사, 시민들이 협조해 불친절행위와 바가지 상혼을 뿌리 뽑는 등 해외 단체 관광객 유치를 위해 협력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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