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만한 책] 신태영의 이혼소송
[볼만한 책] 신태영의 이혼소송
  • 관리자
  • 승인 2016.04.08 14:07
  • 호수 5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숙종 16년(1690) 양반 유정기는 아내 신태영을 시부모에게 불효했다는 이유로 쫓아낸다. 그로부터 14년 후, 유정기는 공식적으로 이혼을 요청하지만 예조는 조선의 국법 ‘경국대전’에 이혼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허락하지 않는다. 조선 조정에서는 둘의 이혼 가능 여부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인다. 유정기와 신태영의 이혼 소송은 유교적 가부장제 사회였던 조선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동시에 가부장제의 권력 집행에 저항하는 여성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매우 드문 사건이다. 조선의 ‘법정’은 결국 이혼을 불허했다. 남편 유정기는 마지막 판결이 나기 전에 사망했고, 신태영은 이혼의 가부가 결정되기 훨씬 전에 이미 ‘쫓겨난 몸’이었다. 조선시대 미시사(작은 사실을 파헤치는 역사)를 흥미진진하게 소개하는 책을 여러 권 펴낸 강명관 부산대 한문학과 교수가 썼다. 저자는 9년간의 이혼 소송 기록을 꼼꼼히 복기하여 조선 가부장제 이면의 숨은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강명관/ 204쪽/ 1만3000원/휴머니스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