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MC 송해의 끝없는 도전
국민MC 송해의 끝없는 도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4.29 13:30
  • 호수 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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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젊은이들 사이에선 “송해 손잡고~ 벽을 넘어서”라는 말장난이 유행했다. 88올림픽 공식주제가 ‘손에 손잡고’를 개사한 노래는 푸근한 송해의 이미지를 등에 업고 큰 웃음을 줬다.
우스갯소리인줄로만 알았는데 송해가 정말 ‘벽’을 넘었다. 지난 4월 27일 90세 생일을 맞아 생애 최초로 마당극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현재 방송가에서 송해처럼 왕성하게 활동하는 노인은 이순재(81) 정도를 꼽을 수 있지만 송해보다는 연소하다. 그보다 한 살 많은 구봉서가 20여년 전 방송가를 떠났고 남보원(80), 배일집(69) 등 노년에 접어든 연예인들이 브라운관에서 잊혀진 것과 비교하면 그의 활약은 더욱 두드러진다.
그는 환갑 즈음에 잡은 전국노래자랑 마이크를 31년째 놓지 않고 있다. 84세 때는 생애 첫 단독 콘서트를 열었는데 이는 ‘최장수 무대 공연’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처럼 60년 간 극단, 라디오, TV, 무대를 넘나들며 활동한 송해는 우리 대중문화사의 산증인이다.
뿐만 아니라 평생 대중교통만을 이용하는 그의 소탈한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좋은 댓글보다는 악성 댓글이 더 많은 인터넷에서도 그의 기사에는 악플을 찾아볼 수 없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지지를 받으며 이 시대의 듬직한 어른이 된 것이다.
송해의 행보를 주목해야 하는 것은 그가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부터는 KBS의 인기 예능방송인 ‘나를 돌아봐’에 출연해 아나운서 조우종과 호흡을 맞추며 안방극장에 큰 웃음을 선사하고 있다.
또 20~30대 남성들이 주로 보는 잡지의 표지모델로 나서 파격적인 보습을 선보였다. 한 은행 광고에선 래퍼로 변신해 또다시 신선한 충격을 줬다.
이런 그가 또 한번의 도전에 나선다. 오는 5월 22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리는 90세 기념 공연에서 생애 최초로 마당극에 도전한 것이다.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송해는 “죽기 전에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며 마당극에 도전하는 이유를 밝혔다. 그는 공연에서 심청전의 ‘심봉사’ 역을 맡아 가요와 판소리를 접목한 구성진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의 행보를 보고 있으면 거인(巨人)이라는 말이 절로 떠오른다. 체구가 작은 짧은 보폭으로 90년간 묵묵히 걸어온 길이 그 증거다. 정말 그의 손을 잡는다면 어떤 벽이라도 넘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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