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동물같은 CG의 마술
진짜 동물같은 CG의 마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6.10 13:38
  • 호수 5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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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정글북’

늑대소년 모글리의 정글모험… 어른들도 즐길만

인도의 한 정글에 버려진 소년 ‘모글리’의 모험과 성장을 다룬 동화 ‘정글북’. 러디어드 키플링(1865~1936)에게 역대 최연소 노벨문학상을 안겨준 이 작품은 1894년 발간된 이후 현재까지도 수많은 언어로 번역되며 많은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고 있다. 영화와 애니매이션으로 수차례 제작됐던 이 작품이 컴퓨터그래픽(CG)이란 새옷을 입고 새로운 모험을 시작했다.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정글북’이 6월 9일 개봉했다. 앞서 개봉했던 이전 영화들과 달리 이번 작품은 놀라운 시각효과를 바탕으로 원작의 감동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것이 특징이다.
태어나자마자 정글에 버려진 소년 모글리는 늑대 아킬라가 이끄는 무리의 손에 자란다. 정글에 심한 가뭄이 든 어느 날, 치열한 분쟁을 벌이던 동물들은 물을 함께 마시기 위해 휴전을 선포한다. 하지만 우연히 모글리를 목격한 호랑이 쉬어칸이 정글의 평화를 깬다.
인간에게 공격당해 얼굴에 큰 상처를 입은 쉬어칸은 모글리를 없애기 위해 늑대들을 공격하고 이를 피해 모글리는 정글을 떠나게 된다. 12년간 지낸 정글에 대한 미련을 품고 도피하던 모글리는 곰 빌루와 함께 지내던 중 원숭이의 왕에게 납치당한다. 이로 인해 모글리는 인간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불을 가져오라는 위협을 받으며 또다른 모험에 휘말린다.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가 전세계에서 9억달러의 수익을 얻으며 다시 주목받게 된 건 압도적인 시각효과 덕이다. 모글리를 연기하는 아역배우를 제외한 모든 캐릭터와 배경이 CG로 탄생했다. 늑대‧흑표범‧곰‧호랑이‧코끼리‧원숭이 등 정글의 동물들의 털 한 오라기까지 생생하게 재현했다.
이를 위해 제작진은 인도 벵갈루루의 실제 정글에서 10만 장 이상의 사진을 촬영한 후 이를 토대로 CG작업을 진행했다. 촬영할 때도 실제 정글에서 불가능한 앵글이나 카메라 워크는 철저히 배제했는데, 현실에서 사람이 찍은 것 같은 느낌을 주기 위해서다.
빌 머레이·스칼렛 요한슨·벤 킹슬리·크리스토퍼 월켄 등 유명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도 몰입감을 높인다.
원작의 친숙한 이야기에 기술력과 연기력이 더해지면서 감동은 배가 된다. 모글리를 키운 늑대의 모성애, 모글리에게 이기적으로 접근했다가 우정을 만들어가는 곰의 순정, 정글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모글리의 용기 등이 웃음과 눈물을 자아낸다. 이를 통해 자연과 인간의 공존이라는 식상하지만 외면할 수 없는 주제가 세련되게 부각된다.
특히 모글리가 횃불을 들고 정글을 달리는 장면은 꽤 상징적이다. 인류 발전에 큰 역할을 했던 불이 결국 자연을 파괴하는 양날의 칼이었음을 암시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관객에게 묻는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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