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썽쟁이 톱스타의 유쾌한 가족 만들기
말썽쟁이 톱스타의 유쾌한 가족 만들기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7.01 13:25
  • 호수 5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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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바이 싱글’

임신한 척 연기하며 미혼모 아이 입양하는 이야기

요새 연예계가 시끄럽다. 잇따라 발생한 인기 연예인 5명의 음주운전으로 뒤숭숭한 가운데 한류스타의 성추문, 인기 여배우와 아빠뻘 감독의 불륜설까지 더해지면서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계속되는 말썽으로 ‘국민 진상’이란 타이틀을 얻은 한 연예인이 자신이 미혼모임을 선언했다. 국내 연예계에서 전례 없는 사건이 발생하지만 대중들은 그녀에게 열렬한 지지를 보낸다. 물론 실제 사건은 아니다. 영화 ‘굿바이 싱글’ 이야기다.
6월 29일 개봉한 ‘굿바이 싱글’은 화려한 싱글 생활을 즐기던 20년차 여배우 ‘주연’(김혜수 분)이 ‘임신 스캔들’을 일으키는 이야기를 다룬다.
한때 잘나가는 톱스타였던 주연은 인기가 점점 떨어지고 남자친구이자 인기 배우인 ‘지훈’의 일방적인 배신에 충격을 받는다. 하지만 이도 잠시, 그는 슬픔을 극복하기 위해 영원히 자기편이 돼줄 아이 만들기에 돌입한다.
스타일리스트이자 평생지기인 평구(마동석 분)를 비롯한 주변의 만류를 뿌리치고 주연은 산부인과를 찾지만 폐경으로 아이를 가질 수 없다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는다. 실의에 빠진 주연은 마침 인공유산을 하러 온 여중생 단지(김현수 분)를 만나고 그녀의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된다. 단지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은 주연은 두 사람 모두 만족할 수 있는 묘책을 짜낸다. 단지의 아이를 입양해 자기가 낳은 것처럼 위장한다는 계획을 세운 주연은 비밀 계약서를 작성하고 그를 집으로 불러들인다.
주연의 계획을 알아챈 소속사 식구들은 그를 말리기 위해 나서지만 주연은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이 미혼모가 됐음을 선언한다. 염려한 소속사의 우려와는 달리 대중들은 주연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낸다. 또한 한동안 끊겼던 광고도 물밀듯이 들어오고 유명 드라마의 주연을 맡는 등 과거 인기를 회복하지만 동시에 주연의 거짓말을 둘러싼 위협도 점점 커진다.
작품은 중학생의 임신과 비밀입양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며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관객들에게 묻는다. 노인 학대를 비롯한 가정 내 폭력사건과 1인 가정의 증가로 전통적인 가족의 의미가 퇴색한 현재 사회 분위기를 질책하듯 영화는 새로운 형태의 가족 구성을 제안한다.
이에 대한 관객의 평은 엇갈리지만 작품이 전하려는 메시지는 단순하다. 가족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가족이 되는 과정을 통해 긴밀한 유대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배우들의 열연도 돋보인다. 김혜수는 철없는 톱스타 역을 맡아 이제까지와는 다른 백치미를 선보이며 극을 이끈다. 입술 성형으로 인해 아이스크림 한 숟갈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모습, 화장기 없는 얼굴, 막춤까지도 불사한다. 또 주연의 친구이자 스타일리스트로 등장하는 마동석 역시 우락부락한 근육질의 몸으로 새침한 연기를 펼쳐 큰 웃음을 준다. 단지 역의 김현수 역시 여중생의 다양한 감정 변화를 자연스럽게 소화하며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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