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속에 핀 중남미 문화 ‘내실있는 교류의 장’ 기대
한국 속에 핀 중남미 문화 ‘내실있는 교류의 장’ 기대
  • 이미정
  • 승인 2007.07.20 17: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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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남미문화를 말한다

문화에 관심이 많은 임창열 전 부총리, 백세시대 발행인 이 심 회장, 이복형 전 멕시코 대사 등 7인이 중남미문화원 안의 VIP 전용 식당에서 오찬을 함께 하며 중남미문화에 대해 방담을 나눴다. 이날 참석자들은 박물관, 미술관, 조각공원 등 문화원 경내를 둘러보았으며 동계올림픽 개최지 유치 경쟁 뒷이야기도 함께 나누었다.

 

조각공원에서 모여 선 방담자들(앞줄 왼쪽부터 민봉기, 유영준, 홍갑표, 임창열, 심규진, 황정자, 뒷줄 오른쪽부터 이 심, 이복형, 이병희).

 

방담자

임창열(전 부총리·경기도지사)
이복형(중남미문화원장·전 멕시코대사)
홍갑표(중남미문화원 전 이사장)
황정자(화가)
유영준(조각가)
심규진(천마레미콘 회장)
민봉기(소설가)
이봉심(백세시대 발행인 회장)


◇임창열(전 부총리·경기도지사):돈을 많이 벌어 여유를 갖고 박물관을 운영하는 사람도 많지만, 여기 두 분(이복형 전 멕시코 대사와 부인 홍갑표 전 이사장)은 인생과 정열을 다 쏟았습니다. 박물관, 미술관, 조각공원…. 그동안 정말 굉장히 발전했네요. 우선 두 분에게 박수를 보내자고 제안합니다.(박수)

 

◇이 심(백세시대 발행인 회장):오늘(7월 5일) 아침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 승전보를 기대했는데 참 아쉽습니다. 


그런데 지구 반대쪽에 있는 먼 곳 중남미 문화가 낯설지 않습니다. 이곳을 좀 더 많은 사람이 알고, 중남미와 문화교류를 했더라면 좋은 (평창 동계올림픽)결과가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 점에서 저도 두 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임창열:이 심 회장님이 오셨으니 아이디어 하나를 드립니다. 

도지사시절에도 비슷한 정책을 시도했었는데, 이곳 같은 박물관을 비롯해 문화시설들에서 어르신 자원봉사활동을 하거나 문화 해설사 같은 일을 하면서 수입도 올리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홍갑표(중남미문화원 전 이사장):사실 저희도 노인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한 적이 있습니다. 금방 시들해지는 것이 문제였는데, 앞으로  보완될 것입니다. 경력이 훌륭한 분들이 여기 와서 중남미쪽에서 온 외국인들을 상대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지요.

 

◇임창열:사실 맨땅에 농사지어서 불우아동 돕기도 하고 이웃을 돌보는 존경스럽고 선한 노인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하는 말씀인데 정치하는 사람들이 관광버스 불러서 관광이다 뭐다 할 때 소주 드시게 하지 말고 일부라도 이런 문화원이나 미술관, 박물관 같은 데 투어(관광여행)를 했으면 합니다.  기업도 어르신들에게 이런 문화프로그램 투어를 협찬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이복형(문화원장, 전 멕시코 대사):평창 실패 이야기를 좀 더 한다면, 이건희 회장이 이렇게 어려운 것인지 몰랐다고 하는 보도를 보면서 짐작했습니다. 떨어질 수 있겠구나, 했어요.

 

◇황정자(조각가):저는 조찬모임에 갔다가 해프닝이 있었습니다. 사회자가 우리가 이겼다고 해서 모두 환호하고 박수까지 쳤어요. 그런데 그게 오보였어요. 뉴스를 들으니….

 

◇민봉기(소설가):문화적으로 다른 국가에 대해 좀더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유영준(조각가):중남미 사람들이 여기를 찾아온다면 너무 기분 좋을 것 같습니다.

 

◇심규진(천마레미콘 회장):저는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패인이 외교와 문화 전문가들이 부족해서라고 생각해요.

 

◇이복형:심 회장님 말씀이 나왔으니 전직 외교관으로 말하겠습니다. 전 사실 세계대회 유치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중남미 4개국 대사를 했으니 할 일이 있지요.

 

◇임창열:문화교류를 좀 더 내실 있게 할 수 있도록 제가 한 가지 더 제안하겠습니다. 
저는 경기도지사로 세계도자기 엑스포를 주관했습니다. 행사가 끝나고 나면 전시공간이 부족해서 작품들이 도자박물관 창고에 쌓입니다. 


얘기를 나누다 보니 중남미와 스페인 도예작가의 작품을 이곳에 전시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곳 같은 전시공간이 어디 있겠습니까. 중남미와 문화교류도 하고…. 권두현 세계도자기 엑스포 대표(전 행정부지사)에게 당장 전화를 해서 제안해보겠습니다.

 

◇홍갑표:임 지사님 말씀대로라면 그보다 좋을 수가 없겠습니다. IMF로 인해 궁지에 몰려 울고 있을 때 임 지사님이 크게 도와주었지요.

 

◇임창열:수많은 중남미 도예작가들이 여기에 조각공원과 도예공원이 있다는 것을 알면 한국을 찾아왔을 때 꼭 들러보고 갈 것입니다. 국위선양, 민간외교가 이런 것입니다.

 

◇홍갑표:아시아에 중남미문화원 박물관은 여기가 유일해요. 사설박물관으로 이렇게 규모가 있고 짜임새가 있다는 것을 알면 다들 감복합니다. 


여러분이 앉아계신 이 자리가 라틴 아메리카 국가원수·입법부 관계자·귀빈들이 만찬을 하는 자리입니다. 지금 드시는 스페인 전통음식인 빠에야(파엘라:paella)는 그쪽 귀빈들이 식사를 한 음식입니다.

 

◇이복형:실은 이 음식이 오늘 중남미문화원을 있게 한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참사관시절 안사람이 대사부인들에게 여기서 식사대접을 한 것이 계기가 됐지요.

 

VIP 룸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왼쪽부터 유영준, 황정자, 임창열, 이복형, 심규진, 아래 이 심, 민봉기)

 

◇홍갑표:가든클럽 회원인 어느 대사 부인으로부터 빠에야 요리 주문을 받은 것이 계기가 됐어요. 보통 30~40명 정도 모이는데 그날은 60여명이 모였어요. 


그때 어느 외국 대사 부인이 평소 중남미에서 수집한 전시품을 보고는 기가 막히다고 칭찬하시는 거였어요. 음식문화가 박물관으로, 문화원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지요. 


그 말씀 듣고 나서 박물관을 하기로 하고 바깥양반을 멕시코 대사 시켜주십시오, 하고 빌었습니다. 그러자 정말로 발령이 났고 3년 동안 세계 박물관을 돌아다니며 수천 장 박물관 스케치를 했습니다.

 

◇이 심:인류문화에 있어서 도자기야말로 문화 중의 문화입니다. 도예작품과 여기 수장돼 있는 유물과 생활용품 등을 통해 그쪽 사람들의 삶과 예술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임창열:중남미 문화원을 잘 하고 있으니 도예작품 전시하는 것은 날개를 하나 더 다는 격입니다.

 

◇심규진:오늘 좋은 이야기 듣고 좋은 일 하시는 분들을 만나니 몸과 마음이 다 편안해 집니다. 정말 환경이 좋아요. 이 넓은 공간을 관리하려면 상당한 일손이 필요할 텐데 어떻게 다 했는지 놀랍습니다.

 

◇이복형:지난 15년 동안 대학, 기업체, 기관·단체 등에서 초청특강을 하며 중남미문화에 대한 강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새벽에 일어나 몇 시간씩 취미삼아 여기저기 돌보고 가꾸었더니 지금 같이 됐습니다.

 

◇홍갑표:여러분 같은 분들이 문화사업을 하는 사람들을 격려해주신다면 앞으로 희망이 있습니다. 특히 심 회장님처럼 문화를 사랑하고 관심이 많으신 기업가 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 문화적으로 서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저희는 평생 모아 만든 이 문화원을 시작하던 때에 재단법인화 했습니다. 훈장도 받았지만, 여러분들과 같이 나누니 행복해요. 조각공원 세울 때 임지사님의 도움은 잊지 못해요. 각 나라 공관에서도 관심을 보였고, 7년이 지나자 중남미에서 한국을 방문하는 대통령들이 여기를 방문하시더군요. 


중남미 대사님들이나 공관에 계시는 분들은 우리 부부가 어버이 같을 거에요. 이곳 중남미 문화원의 위상이 그렇게 커졌어요. 문화의 힘이 이렇게 커요.

 

◇이 심:문화원이 재단법인이 돼 경영 면에서 소유의식이 희박해질 수 있습니다. 혼을 불어넣어 돌보기가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홍갑표: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이나 노인을 위한 프로그램도 많이 개발해 미국과 서유럽문화로 편중되는 현상도 많이 개선될 것입니다. 


그러고 우리 재단 경영에는 아들 딸 며느리가 들어와 있지 않지만 자원봉사 하듯이 여러 가지 일을 돕습니다. 우리 아들의 경우는 주말과 일요일마다 와서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고 관람객을 위해 서비스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도 잘 할 수 있다고 믿습니다. 중사모 중에 서정학이라는 음악가는 보통 조수미씨 정도의 뮤지션들과 공연하는데, 여기 와서 공연도 했습니다. 중남미문화에 대해 관심 많은 사람들을 위해 봉사할 자원이 그렇게 많습니다.

 

◇민봉기:목련이 필 때와 가을이 되면 라틴아메리카에서 음악가를 초청해 정기공연을 하곤 했습니다. 이곳이 한국 속의 중남미문화 전파의 공간입니다.

 

◇임창열:중남미문화원에서 이렇게 국위선양하고, 국민의 문화적 소양을 길러주시는 일을 하시니 제가 선물을 드립니다. 한국 남성들이 세계적으로 멋진 분들인데 표현을 못해서 부인들한테 대접을 못 받습니다.


대사님께 이 포도주를 선물로 드리며 주문합니다. 부인께 포도주 따라주고 건배하면서 ‘당신 멋져’ 이렇게 한 말씀 하시기 바랍니다. 당당하고 신나고 멋있게, 때로는 가끔 져주겠다는 말이랍니다.


 

중남미문화원은…


-설립자 : 이복형·홍갑표 전 대사 부부
-설립기금 : 부부 사재 출연
-위치 : 경기도 고양시 고양동 302-1
-전화 : 031-962-7171/9291

-홈페이지 :http://www.latina.or.kr

-주요 볼거리

 박물관 : 토·석·목기, 가면, 공예, 박물  종교, 도예, 가구, 은·구리공예
 미술관 : 갤러리1, 2관, 아트샵
 조각공원 : 브론즈, 석상 등
 음술식 : 빠에야, 타코
★내외국인 관람어린이문화체험장

박병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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