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빈 후드를 닮은 네 영웅들의 현란한 마술
로빈 후드를 닮은 네 영웅들의 현란한 마술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7.15 13:56
  • 호수 5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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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나우 유 씨 미 2’
▲ 세계적인 마술사 데이비드 카퍼필드가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나우 유 씨 미 2’에서는 순간이동, 최면술 등 현대 마술의 진수를 볼 수 있다. 사진은 극중 하이라이트인 비를 멈추는 마술을 시연하는 장면.

마술 통해 정의 실현하려는 4인조 이야기… 순간이동 등 볼거리 풍성
세계적 마술사 카퍼필드 참여해 완성도 높여… 런던‧시드니 풍경도 볼만

부정하게 돈을 축재한 기업가의 돈을 훔쳐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눠주며 영웅으로 떠오른 4인조 마술사기단 ‘포 호스맨’. 이들은 로빈 후드처럼 세상에 큰 감동을 줬지만 정작 범죄자로 몰려 은둔생활을 하게 된다. 하지만 한 휴대폰 제조회사에서 시민들의 개인정보를 빼내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을 알고 이를 폭로하기 위해 오랜 침묵을 깨고 돌아온다. 현란한 마술을 통해 모든 것을 밝히려는 그 순간 이들의 계획이 유출돼 위기에 빠진다. 탈출을 감행하기 위해 뉴욕의 한 빌딩에서 뛰어내리는데, 놀랍게도 도착한 곳은 중국 마카오였다. 이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마술사기단 ‘포 호스맨’의 활약상을 다룬 영화 ‘나우 유 씨 미(Now you see me) 2’가 7월 13일 개봉했다. 1편은 갑작스럽게 등장한 ‘포 호스맨’과 이들 뒤에 숨어 있는 조력자 딜런의 이야기를 다뤘다면 2편에서는 이들이 도리어 위험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려냈다.
전편에서 파리 은행의 금고에 있던 비자금 2000억 달러를 3초 만에 통째로 터는 마술쇼를 벌였던 포 호스맨. 가장 화려한 무대 위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던 이들은 3년이 지난 후 숨어 사는 수배자 신세가 된다.
포 호스맨의 작전 설계자 다니엘(제시 아이젠버그 분)은 하루빨리 세상에 나오고 싶어 조바심을 내지만 팀의 리더이자 FBI 요원으로 신분을 숨기고 살아가는 딜런(마크 러팔로)은 조심스러워 한다. 다니엘은 스스로 리더가 되는 것을 꿈꾸고 이로 인해 포 호스맨은 적(敵)이 던져놓은 덫에 빠져버린다.
마카오에 떨어진 포 호스맨은 죽은 것으로 알려졌던 IT 업계의 거물 월터(다니엘 레드클리프 분)에게 납치된다. 치밀한 계획을 세워 포 호스맨을 납치한 월터는 세상 모든 컴퓨터의 정보를 빼낼 수 있는 카드를 훔쳐 오라고 이들을 협박한다.
이번 영화에서 눈여겨볼 것은 단연 화려한 최고급 마술이다. 작품은 관객이 마술사기단이 하는 일들을 진짜처럼 느끼게 만들기 위해 최소한의 CG를 사용했다. 이 같은 노력 뒤에는 세계적인 마술사인 데이비드 카퍼필드의 ‘매직 캠프’가 있었다.
영화제작 공동 프로듀서로 참여한 데이비드 카퍼필드는 배우들이 직접 마술을 선보일 수 있도록 촬영 몇 주 전 매직 캠프에 참여하도록 요청했고, 배우들은 각자 캐릭터의 특성에 맞는 각양각색의 마술을 연마했다. 제시 아이젠버그, 마크 러팔로 등 주연 배우들은 순식간에 카드를 바꿔치기하는 기술인 스냅 체인지 등을 포함한 각종 카드 마술을 익혔다.
이들의 노력은 영화에서 카드를 훔쳐내는 장면에서 빛을 발한다. 카드를 훔친 후 몸수색을 받을 때 네 명의 마술사기단은 화려한 손기술로 카드를 이리저리 숨기고 서로에게 넘겨주며 교묘하게 감시망을 피해간다. 상대방의 눈을 피해 손에서 목으로, 다리로, 그리고 다른 사람에게 몰래 카드를 보내는 모습은 긴장감과 함께 극의 재미를 끌어올린다.
또 하나의 백미는 영화 막바지 선보이는 빗방울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마술이다. 살수차와 조명을 이용해 중력을 거스르는 이 기발한 마술은 진짜 마법을 부리는 느낌을 준다. 또한 물웅덩이에 뛰어들어 외투만 남겨두고 사라지는 순간이동 마술 역시 흥미롭다.
작품은 전 세계의 명소를 누비며 색다른 볼거리도 제공한다. 미국 뉴욕에서 출발해 유럽과 오세아니아를 거쳐 아시아까지 펼쳐지는 마술사기단의 매직쇼는 환상적인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카오만의 분위기를 생생하게 살리기 위해 거리의 타일부터 지역 주민들이 빨래를 너는 모습까지 연출되지 않은 상태 그대로 카메라에 담았다. 특히 극중 등장하는 100년 전통의 ‘이옹의 마술 가게’는 마카오에 실존하는 명소로 유명하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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