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과 만화, 적당히 즐기면 보약
게임과 만화, 적당히 즐기면 보약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07.29 11:23
  • 호수 5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인 중에 게임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30대 후반의 남성이 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면서 틈틈이 스마트폰 게임을 즐기고 여가시간에는 롤이라 불리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요새 가장 인기가 많은 ‘오버워치’ 등을 한다. 과도한 게임으로 가족과 마찰을 빚기도 한다. 여자친구와 데이트 중에도 함께 게임을 할 정도. 남는 여가 시간에는 일본과 미국의 애니매이션을 관람한다.
어르신들에게 이 사람이 어떤 일을 할지 묻는다면 아마도 대부분 부정적인 답을 할 것 같다. 미리 밝힌다면 이 남성은 서울대 공대에 입학해 석‧박사 과정을 거쳐 현재 5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 기자의 지인 외에도 광적으로 게임을 즐기면서도 보란 듯이 성공한 사람들이 많다. 쿡방으로 유명한 요식업계의 거물 백종원도 ‘와우’(WOW)라는 게임의 광팬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 젊은 세대들이 어렸을 때 가족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훈계 중의 하나가 “오락실(또는 PC방)과 만화방 다니면 커서 백수 된다”였다. 어른들은 납득할만한 증거는 제시하지 못했지만 이런 논리로 오락실과 만화방 출입을 자제시켰다. 심지어 매를 드는 경우도 많았다. 이로 인해 게임과 만화에 대해 거부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만화와 달리 게임은 중독성이 높다. 이는 여러 실험을 통해 밝혀진 사실이다. 스마트폰 게임을 하는 아이와 갈등을 겪는 부모의 사연도 어렵지 않게 들을 수 있다. 게임에 과도하게 몰두해 인생을 그르친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이롭듯이 게임 역시 일상생활에 무리를 주지 않는 선에서 즐기면 창의력을 끌어올리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많다.
이는 경로당에서 즐기는 ‘보드게임’인 고스톱도 마찬가지다. 전국 수많은 경로당에서 매일 화투판이 열리지만 오가는 돈은 불과 몇십 원이다. 가끔 큰 다툼도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경로당 회원들은 고스톱을 도박이 아닌 건전한 ‘게임’으로 즐기며 친목을 다지고 있다. 어르신들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건 적당히 즐기기 때문이다. 절제의 미덕으로 도박으로 각인됐던 고스톱을 게임으로 승화시켰다.
미국과 일본은 게임과 만화산업을 키워서 국가 경쟁력을 키웠다. 디즈니, 마블, DC코믹스 등에서 제작된 만화는 현재 영화산업까지 장악했고 현재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는 게임인 포켓몬고 역시 일본의 만화에서 파생된 상품이다. 게임 산업에서도 미국과 일본이 단연 1, 2위를 다투고 있다. 이를 통해 두 나라는 수십 조에 달하는 경제 효과를 창출하면서 전 세계에 문화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우리나라도 두 나라 못지않은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이를 지지해주는 문화만 더해진다면 경쟁력은 더욱더 빛을 발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