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편 어려운 어르신에 일감 주고 수익금 일부는 사회에 기부해요”
“형편 어려운 어르신에 일감 주고 수익금 일부는 사회에 기부해요”
  • 이상연 기자
  • 승인 2016.08.19 13:30
  • 호수 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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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 캠페인 기업 ‘마르코 로호’
▲ 기부 캠페인 기업 ‘마르코 로호’가 여성 어르신들에게 팔찌 제작 일감을 주고, 수익금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는 기부방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신봉국(앞에서 오른쪽)·신은숙 대표(맨 왼쪽)와 직원 어르신들.

노인 12명 실팔찌 만들기 작업, 월 25만원 수입

“뉴스를 통해 우리나라 노인들의 빈곤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죠. 그 후로 어르신들이 스스로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참여도 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기로 마음먹었습니다.”
‘마르코 로호’의 공동 대표인 신봉국(28)·신은숙(26·여) 남매는 회사의 창립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지난해 4월 설립된 마르크 로호는 기부 캠페인 회사다. 패션 상품을 팔아 얻은 수익금 중 5%를 소비자가 원하는 영역에 기부하는 방식을 택해 주목을 받았다. 기부영역은 결식아동지원, 장애아동기구, 독거노인 생활지원, 아프리카 빈곤 아동지원, 유기동물 보호 등 총 5가지이다.
특기할만한 점은 주력 상품인 팔찌를 제작하는 직원들이 여성 어르신들이라는 것. 현재 경북 상주시 서문동·남성동·냉림동 등의 여성 어르신 12명이 이 일을 하고 있다. 경제적으로 어렵거나 외로움을 호소하던 노인들이었다.
제작 과정은 팔찌의 몸통을 만드는 과정, 매듭을 만들고 마무리하는 과정 등 총 두 단계로 나뉘는데 이 과정에 모두 참여하는 어르신들은 월 25만원의 보수를 받는다.
어르신들이 만드는 팔찌는 요즘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실팔찌이다. 왁스 코팅된 폴리에스테르 실이 주 재료로 방수 효과가 있다. 여기에 마르코 로호가 개발한 독자적인 매듭법까지 더해진 것이 특징이다.
신봉국 대표는 “팔찌를 구매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할머니들의 일자리가 늘고, 그만큼 기부금도 더 늘어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신봉국·신은숙 대표는 어르신들 중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다는 점을 고려해 실과 재료를 노인회관이나 어르신 댁으로 직접 가져다주고, 제작된 팔찌를 수거해온다. 팔찌 제작 교육도 이때 이뤄진다. 이와 함께 전구를 갈거나 무거운 물건을 운반하는 등 젊은 사람의 손이 필요한 일도 함께 처리하고 있다. 덕분에 어르신들의 얼굴이 한층 밝아졌다.
최난순(87) 어르신은 “예전에는 혼자 밥 먹고 TV보다 자는게 일상이었다”며 “전구 가는 일도 엄두가 안나 어두운 대로 살았는데, 두 친구가 집에 오면서 사소한 것부터 병원 가는 것까지 챙겨줘서 좋다”고 말했다.
마르코 로호는 사회의 다양한 문제를 소비자들이 윤리적 소비를 통해 해결해 나가는 것에 도전하는 기업임을 표방한다. 그래서 회사명도 동방견문록으로 유명한 ‘마르코 폴로’와 정신이라는 뜻의 아프리카어 ‘로호’를 결합시킨 현 명칭으로 정했다. 도전정신을 의미한다.
신봉국 대표는 이를 위해 3년간 몸담았던 초등학교 교사직도 내던졌다. 경북대에서 노인복지를 전공한 동생 신은숙씨는 오빠의 제안으로 사업에 동참했다. 평소 패션디자인을 공부하던 그는 이를 복지에 접목시키고자 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손잡고 팔찌 상품이 탄생됐다.
마르코 로호는 최근 고령자들의 사회적 소외 현상에도 집중하고 있다. ‘Lovely Granny’(사랑스러운 할머니)가 적힌 모자와 옷을 판매해 여성 어르신들의 사회적 가치와 존엄성 등을 알리는데 힘을 쏟고 있다. 또한 인간에 의해 파괴돼가는 자연을 주제로 한 환경 캠페인도 준비 중이다.
신봉국 대표는 “향후에 100개의 실버 일자리를 만들어 매년 3억원 이상 기부 하는 것이 큰 목표”라며 “현재까지 690여만원을 기부했고, 올 겨울엔 생활이 어려운 어르신들을 찾아 난방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르코 로호의 제품은 공식 홈페이지(www.marcoroho.com)나 별샵, 텐바이텐 등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이상연 기자
leesy@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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