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마을 홍보영상물 만들어요”
“우리 손으로 마을 홍보영상물 만들어요”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08.19 13:57
  • 호수 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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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남양주시 경로당에서 열린 영상나눔버스 시네놀이
▲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SK스카이뷰 경로당에서 지난 8월 8일, 영상나눔버스 시네놀이가 진행 중이다. 경로당 회원들이 서울영상미디어센터 직원들과 함께 동영상 촬영 장소와 촬영 역할에 대해 의논하고 있다.

노인들이 스마트폰·아이패드로 마을 명소 촬영… 출연도 해
야외에서 버스에 설치된 스크린으로 ‘명량’ 등 영화 감상

“우리 아파트 단지엔 차들이 지하로 다녀 안전해요.”
8월 8일 수원시 장안구 SK스카이뷰 경로당은 영화 촬영장 같았다. 무더위도 잊은 채 12명의 경로당 회원들이 4명씩 조를 이루어 아파트단지를 돌며 스마트폰과 아이패드로 동영상을 찍기 시작했다. 이날 홍보영상물의 주제는 ‘우리 마을 자랑거리’이다. 이창섭(75) 어르신이 스마트폰 앞에서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가 살기 좋다며 자랑했다.
이날 대한노인회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공동으로 주최하는 ‘영상문화나눔버스 시네놀이’가 이 경로당에서 열렸다. 시네놀이는 14인승 승합차에 영상기자재를 싣고 영화를 쉽게 접할 수 없는 지역을 찾아다니며 영화감상 및 영상문화놀이의 기회를 제공하는 이동형 영상문화교육 프로그램이다(본지 8월 5일자 530호 보도).
촬영계획-촬영-편집-감상 등 일련의 과정이 반나절 만에 이루어진다. 회원들은 각자 역할 분담을 통해 한 사람은 등장인물이 되고 또 한 사람은 동영상을 찍는다. 각 조에 영진위 강사가 한 사람씩 붙어 현장에서 부닥치는 문제들을 해결해준다. 영진위 강사는 참여 회원들이 마을의 특색 있는 장소를 15~20분 찍어온 데이터를 받아 바로 편집해 상영한다. 회원들은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이는 자신의 역할에 눈을 떼지 못한 채 영상문화의 새로운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창섭 어르신은 “카메라로 찍는다고 하니까 처음엔 어색해서 말도 잘 나오지 않았지만 난생 처음 재밌고 신기한 경험을 했다”며 웃었다.
이 경로당은 수원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110여평) 시설이 잘 돼 있다고 한다. 회원 수는 100여명. 김민식 경로당 회장은 “입식 형태여서 노인들이 지내기 편하다. 회원들이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우리 경로당과 아파트 단지에 대한 관심과 자부심이 커졌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이날 경로당 회원 50여명은 행사를 마친 후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 ‘암살’(감독 최동훈)을 감상했다.
같은 날 경기도 남양주시 수동면의 노인회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이희원 수동면 분회장은 “날씨가 무더워 멀리 가지는 못하고 주변의 개울가 등지를 촬영했다. 촬영한 풍경을 보면서 웃고 떠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이춘자 회원(72․수동면 지둔리)은 “꽃이 예쁘게 핀 마을을 잘 살려 찍었다고 칭찬 받아 기분이 좋았다”며 “오늘 배운 카메라 작동법을 기억해 손주들과 함께 영화를 만들어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분회원들은 프로그램을 마치고 영상버스에 설치한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화 ‘명량’(감독 김한민)을 감상했다.
문봉환 영상위 서울영상미디어센터장은 “호기심에 가득한 어르신들이 열심히 찍고 촬영결과물을 보면서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는 순간 시네놀이를 진행하는 보람을 느낀다”며 “올해 안으로 경로당 20여곳과 군부대 등을 방문하고 연말에 촬영 데이터를 모아 3분짜리 홍보물을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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