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운 한복에 예쁘게 화장하고… ‘찰칵!’
고운 한복에 예쁘게 화장하고… ‘찰칵!’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6.08.19 13:57
  • 호수 5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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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의정부시지회 ‘행복사진관클럽’ 홀몸 어르신 장수사진 촬영
▲ 경기 의정부시지회 노인자원봉사클럽인 ‘행복사진관클럽’ 회원들이 8월 4일, 의정부시지회 강당에서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들을 대상으로 장수사진을 찍어주고 있다.

“영정사진을 준비하려고 했지만 혼자 사진관 가기가 어려워 미루고 있었는데…너무나 고마워요.”
장수사진을 찍고 난 가정길(76․경기도 의정부시) 어르신이 눈시울을 붉히며 하는 말이다.
올 여름 가장 무더웠던 지난 8월 4일, 어르신들이 집으로 찾아온 중학생 봉사자들의 안내를 받으며 경기도 의정부시 태평로에 위치한 대한노인회 의정부시지회(지회장 이만수)로 발길을 향했다. 강당에 모인 어르신들은 30명, 준비된 한복으로 갈아입고 자원봉사자들로부터 메이크업을 받고 카메라 앞에 앉았다. ‘행복사진관 장수사진 찍어드리기’ 풍경이다.
이날 의정부시지회의 노인자원봉사클럽인 ‘행복사진관클럽’은 지역 내 독거노인과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마음을 담아 장수사진(영정사진)을 제작해 주는 봉사활동을 펼쳤다. 의정부시지회는 중앙회의 특화사업 공모에 선정돼 이 사업을 시행하게 됐다. 대상자는 의정부시의 추천을 받아 그 가운데 30명을 선발했다.
그러나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평생 한 번 있을까 말까한 기회인데 아무렇게나 할 수가 없었다. 우선 사진을 찍어줄 전문가가 필요했고, 화장도 해야 하고 한복도 있어야 했다.
임은실 의정부시지회 복지부장은 “다행히 강승희 웨딩(대표 강승희)의 적극적인 후원의사로 어르신들의 메이크업, 한복대여, 사진 제작에 대한 비용을 무상으로 지원 받을 수 있었다”며 고마워했다.
사진촬영은 ‘행복사진관클럽’ 회원들과 강승희 웨딩 소속 포토그래퍼가 함께 해주었다.
장수사진을 찍은 공한숙(88) 어르신은 “이 나이에 이렇게 예쁜 화장을 하고 고운 한복을 입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했다. 유순업(75) 어르신은 “옛날 신부화장도 제대로 받아보지 못했는데 노년에 이런 화장을 하게 되니 감회가 새롭다”며 웃었다. 이 얘기를 듣던 주변의 한 어르신이 “시집가도 되겠다”고 말해 강당 안이 웃음바다가 됐다. 이들은 하나 같이 대한노인회에 감사하다는 인사말을 잊지 않았다.
의정부시지회는 8월 현재, 8개의 노인자원봉사클럽, 168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이 날 행사에서 땀을 흘린 ‘행복사진관클럽’, 시민 불편사항을 비롯 불법쓰레기투척, 불법주차 등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민원신고활동을 하는 ‘SNS고발대클럽’, 1․3세대가 함께 빵을 만들어 경로당과 소외된 곳에 전달하는 ‘구름빵클럽’, 경로당과 독거노인 가정을 순회하며 발마사지를 해주는 ‘풋사랑클럽’ 등 특화된 클럽들이 활동하고 있다.
이만수 의정부시지회장은 “장수사진을 찍으며 행복해 하는 어르신들을 보니 걱정 하나를 덜어드린 것 같아 만족스럽다”며 “지역 발전과 노인행복을 위해 땀 흘리는 노인자원봉사클럽 회원들이 우리 지회의 자랑거리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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