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100세시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인간 100세시대, 무엇을 해야 하는가?
  • 차흥봉 한국사회복지협의회 회장
  • 승인 2016.08.26 13:55
  • 호수 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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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5일 통계청이 100세 이상 고령자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2015년 11월 1일 인구주택총조사(센서스) 시점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100세 이상 고령자를 전수 조사한 결과, 100세인이 모두 3159명이라고 한다. 2010년 1835명에 비해 72.2%나 증가한 숫자이다. 고령자를 성별로 보면 여자 2731명(86.5%), 남자 428명(13.5%)으로 여자가 훨씬 많다. 인구 10만 명당 100세인은 6.6명으로 5년 전 3.8명에 비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시도별로 보면 제주시가, 시군구별로 보면 충북 괴산군이 각각 전국 1위이다.
유엔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100세인은 2010년 31만 명에서 2050년 320만 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일본은 2012년 현재 100세인이 벌써 5만9000명을 넘어섰고, 2050년에는 62만 명에 이르러 대략 인구 100명당 1명 정도가 100세인이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20세기 이후 산업화와 생활수준의 향상, 의학기술과 의료서비스의 발달로 인류의 평균수명이 연장되면서 전 세계적으로 100세인이 이렇게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바야흐로 인간 100세시대(Homo Hundred)가 다가오고 있다.
평균수명이 크게 연장돼 100세 이상 오래 사는 시대가 인류사회에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이러한 시대를 맞이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가? 개개인의 차원과 국가 차원으로 나누어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개개인의 차원에서 인간 100세시대를 향유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기 위해 일생동안 준비하고 노력해야한다. 2015년 10월 발표한 WHO(세계보건기구)의 노인건강보고서에 의하면 현재 이 시점에서 태어나는 지구촌 웬만한 나라의 아이들은 거의 모두 100세까지 살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오래 살고자 하는 인류의 오랜 염원이 실현될 수 있다는 축복의 메시지이다.
이 축복의 메시지는 인간 개개인 모두가 건강장수의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번 통계청의 고령자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100세인들은 모두 절제된 식습관, 규칙적 생활, 낙천적 성격이 장수의 조건이라고 말하고 있다. 제주도나 충북 괴산군과 같이 산간농촌이나 해안가 언덕지대에 장수자가 많다는 것은 일생동안 많이 움직이는 것이 장수의 조건이 된다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100세인 조사결과를 살펴보더라도 그 조건은 대동소이하다. 식습관, 운동, 가족관계, 사회활동, 일을 좋아하는 성격, 넉넉한 마음가짐 등이 공통적인 장수조건이다. 누구든 이러한 조건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면 건강장수에 다가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우리들에게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인간 개개인이 스스로 준비하고 노력해야할 책임의 몫을 말해주고 있다.
둘째, 국가적 차원에서는 인간 100세시대를 맞이해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인간 100세시대는 우선 노인의 연령기준을 달리해야한다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평균수명이 70, 80을 넘어 90세 이상으로 연장되면 노인을 지칭하는 연령기준도 달라져야한다. 60세, 70세는 노인이 아닌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60세부터 100세까지 40년 정도의 생애과정을 초기노년-중기노년-후기노년 등 셋으로 구분하고 그 지칭 용어도 새로이 만들 필요가 있다.
또한 노인연령기준의 변화와 함께 노인과 관련된 사회정책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야 한다. 고용, 교육, 복지정책의 틀을 바꿔 나가야한다. 정년 제도를 고쳐 고령자들이 훨씬 늦게까지 일할 수 있는 고령자고용정책을 개발해야 한다. 60대 이후에도 새로운 직업이나 일자리에서 일할 수 있도록 고령자 교육시스템을 새로이 만들어야 한다. 고령자의무교육제도의 도입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노인복지정책도 노인들이 건강하고 활동적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일에 중점을 두고, 복지서비스는 자립이 어려운 노인들에게 초점을 맞추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을 전환해 나가야 한다.
특히 인간 100세시대에 대응해 이와 같은 새로운 국가정책 패러다임을 구체적으로 계획하고 실천하기 위한 ‘인간 100세시대 위원회’와 같은 국가기구를 설치해 미래 청사진을 만드는 작업을 지금부터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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