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계에는 공간 이성체로 존재하는 물질이 많다. 지방산도 예외가 아니다. 지방산에는 포화 지방산과 불포화 지방산이 있고 지방산의 공간 이성체는 불포화 지방산에서 불포화기를 중심으로 어떤 쪽으로 꼬였는지에 따라 시스와 트랜스 형으로 나뉜다. 시스형은 유자처럼 지방산 사슬이 불포화기를 중심으로 양옆으로 반대로 굽어져 있는 형태이다. 어디로 굽어지는 것이 무슨 상관이냐 하겠지만 지방산이 시스형이냐 트랜스형이냐에 따라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르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예를 들어 불포화기를 하나 갖고 있는 올리브기름은 천연적으로는 시스형으로 존재한다. 그러나 불에 오래 끓이든지 불포화기를 포화기로 만들려고 수소를 집어넣는 화학반응을 시키면 일부는 이 불포화기가 시스형에서 트랜스형으로 바뀐다. 이렇게 해서 생긴 기름이 트랜스 지방이다. 이렇게 올리브기름이나 다른 기름으로 튀기거나 고온에 지지면 트랜스 지방이 생기고 이것을 먹으면 몸에 해롭게 된다.
핀란드는 북극어장에서 대구가 많이 잡히는 나라 중 하나다. 그래서 핀란드에서는 대구 기름으로 여러 가지 식품을 만든다. 이들은 대구 기름으로 마가린을 만들어 먹으면서 동물성 기름에서 오는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자부했지만 오히려 동맥경화나 심혈관계 질환 발병률이 높아졌다. 원인을 규명하던 중에 대구 기름이지만 마가린을 만드는 과정에서 트랜스 지방이 많이 생겨 동맥경화 등의 비율이 낮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요즘 집에서 요리를 해도 트랜스 지방을 염두에 두고 먹는 양을 조절하라고 경고하고 있다. 비스킷, 도넛, 감자튀김, 케이크처럼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식품은 대개 트랜스 지방의 함량이 높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팝콘은 전체 지방의 절반 이상이 트랜스 지방이어서 자제하는 것이 좋겠다. 트랜스 지방뿐만 아니라 음식은 자주 바꿔 먹는 것이 좋다는 것을 기억해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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