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특별 칼럼]사회서비스, 이제는 품질이다
[복지부 특별 칼럼]사회서비스, 이제는 품질이다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 승인 2016.11.04 14:26
  • 호수 5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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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텔레비전을 틀면 소위 ‘쿡방’이라고 말하는 요리프로그램이 많이 보인다. 전국 각지, 세계 곳곳의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화면을 보고 있으면 옛날 자장면도 제대로 먹기 어려웠던 시절이 떠오른다. 과거 한 끼도 배불리 먹기 어려웠던 때와 비교하면, 소득 수준이 향상되고 세계화된 사회에 살게 되면서 우리의 입맛도 다양해지고 고급화되었다는 것을 느낀다.
세상이 변하면서 바뀌는 건 식당 메뉴만이 아니다. 우리 국민이 맞닥뜨리는 문제도 복잡하고 다양해져 예전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미래에 대한 비전이나 장래 희망이 없는 아이들, 자녀와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들, 노후대비에 어려움을 겪는 중장년층…. 과거에는 문제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주제와 사연들을 요즘은 신문이나 방송 뉴스를 통해 자주 접하게 된다. 이 같은 문제들이 이제 개인이나 한 가족이 감당할 수준을 넘어, 대중매체에 보도될 정도의 사회적 현안이 된 것이다.
다양해진 입맛에 맞춰 새로운 메뉴가 등장하듯, 기존의 제도로 대응하기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새로운 사회보장 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사회서비스’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어린이집과 노인 요양병원 등이 국민에게 친숙한 사회서비스 제공기관이다.
이밖에 다양한 형태의 가정방문형 돌봄 서비스부터 아동·청소년이 미래에 대한 비전을 갖도록 돕는 서비스, 부모코칭 프로그램, 노인 맞춤형 운동처방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국민의 수요에 맞춰 다양한 사회서비스를 개발‧보급하고 있다. 또 지역사회가 자율적으로 지역의 특성과 여건에 맞는 창의적인 사회서비스를 개발하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 힘입어 보육과 노인장기요양 등 보건복지부 소관 주요 사회 서비스는 급성장했다. 실제로 2016년 사회서비스 관련 예산이 2010년과 비교해 6조8000억원에서 14조3000억원으로 무려 110%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정부의 전체 복지예산 증가율은 52%(81조원에서 123조원)이다. 우리나라의 사회서비스는 비교적 짧은 시간동안 두드러진 양적 성장을 이뤄낸 것이다.
‘맛집’들은 양보다는 질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제 사회서비스의 방향은 양적 성장을 넘어 품질 향상으로 나아가야 한다. 서비스의 품질은 고객의 수요를 얼마나 잘 파악하고 만족시키느냐에 달려 있다. 정부는 올해 10월부터 12월까지 사회서비스의 고객인 국민이 얼마나 만족하고 있는지를 보다 깊게 파악하기 위한 ‘사회서비스 만족도 심층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또 국민 스스로 더 좋은 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 어딘지를 알고 선택할 수 있도록 정부는 매년 서비스 품질 평가를 실시해 그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www.socialservice.or.kr). 12월에 완료되는 올해 평가부터는 평가등급이 낮은 기관까지 공개범위를 확대해 국민의 선택권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다양한 사회서비스의 품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서비스 품질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보다 거시적이고 본질적인 차원에서 국민의 다양한 사회서비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찾아오는 손님 70%의 입맛만 맞춰도 ‘맛집’으로 성공할 수 있습니다.” 유명한 요리사인 에드워드 권의 말이라고 한다. 사회서비스도 모든 국민의 다양한 수요에 완벽하게 대응하는 건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국민이 새롭게 등장하는 크고 작은 문제들에 잘 대처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정부의 역할이다. 이를 위해선 최선의 사회서비스 품질을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서비스 제공기관도 이를 염두에 두고 서비스 품질관리에 만전을 다해주길 바란다.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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