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발견 어려운 ‘췌장암’… 정기적인 CT 검사 필요
조기 발견 어려운 ‘췌장암’… 정기적인 CT 검사 필요
  • 배지영 기자
  • 승인 2016.11.25 14:26
  • 호수 5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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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암 증상과 치료법
▲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기가 어렵고, 발견해도 늦어버리는 경우가 많아 평소 정기적으로 컴퓨터 단층촬영(CT) 검사를 하는 것이 좋다.

흡연‧오래된 당뇨병 등이 원인… 황달‧복통‧요통 등 증상 나타나
현미‧잡곡‧야채 위주 섭취를… 암 조직 절제할 수 있으면 희망적

최근 김수경(55)씨는 복통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췌장암 진단을 받았다. 김씨는 평소 잦은 복통으로 집 근처 내과의원에서 진료를 받아왔지만 호전이 안 되자 종합검진을 받기위해 대학병원을 찾았다. 담당 교수는 김씨에게 당뇨 진단을 내리면서 50대 이후 갑자기 생긴 당뇨는 췌장암의 증상일 수 있다며 CT 촬영을 함께 권했다. 검사 결과는 불행 중 다행으로 치료가 가능한 초기 췌장암이었다. 췌장암은 조기에 발견하기 어렵지만 평소 증상을 이상하게 여기고 빨리 검진을 받은 덕분이었다.
국내 암 치료 기술 발전으로 위암, 폐암, 간암 등 다른 암종은 5년 생존률이 증가하고 있지만 국내 10대 암 중 췌장암만 5년 생존률이 하락해 치료가 어려운 암으로 손꼽힌다. 환자 수가 절대적으로 많은 암은 아니지만 조기에 발견하기 어려워 5년 생존률이 매우 낮아서다.
췌장은 간과 위 사이에 위치한 기관으로 우리 몸의 소화 기능과 내분비 기능에 없어서는 안 된다. 음식물 중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소화에 필요한 소화즙과 효소를 많이 만들어뒀다가 식사 후 음식물이 십이지장으로 넘어올 때 효소를 배출해 음식물의 소화‧흡수를 돕기 때문이다.
췌장은 흡수된 영양분이 피를 타고 돌다가 각각 필요한 장기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도 갖고 있다. 몸의 당 대사를 조절하는 인슐린과 글루카곤이라는 호르몬을 분비해 몸속 당 수치를 조절하는 기능을 한다.
췌장암의 발생 이유가 명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두경부암이나 폐암 등의 과거력이 있거나 오래된 당뇨병 등이 주원인으로 손꼽히고 있다. 최근에는 만성 췌장염 및 일부 유전질환 보유자에게서 췌장암 발생률이 증가한다고 알려져 있다.

◇복통‧황달 등 증상 나타나
췌장암은 특별한 초기 증상이 없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 보통 어느 정도 췌장암이 진행된 환자에서 복통과 체중 감소, 황달 등이 나타나며 회색변, 식후 통증, 구토, 오심 등의 증상을 보인다.
또한 당뇨병이 새로 발생하거나 기존의 당뇨병이 악화되기도 하고, 소수의 환자에서는 위장관 출혈, 우울증이나 정서불안 등의 정신장애, 혈전성 정맥염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어지러움, 오한, 근육경련, 설사 등의 증상이 드물게 나타날 수 있다.
이태윤 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췌장암은 뚜렷한 예방법이 없고, 대장암처럼 조기 진단을 위한 권고 방안도 없는 암”이라며 “특히 효과적인 검사법도 없어 CT(컴퓨터 단층촬영)로 검사하지 않으면 암 여부를 알기가 무척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암 가족력이 있거나 갑작스러운 체중감소, 복부 통증, 황달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CT 검사를 일차적으로 시행해야 한다. 이는 췌장암을 진단하거나 병기를 측정하는데 초음파보다 유용한 검사로, 검사자에 따른 오류가 적어 병변을 객관적으로 관찰할 수 있고 크기가 작은 암도 발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CT로 진단이 불확실한 경우에는 추가로 MRI(자기공명영상) 촬영을 실시하기도 한다.

◇췌장암 치료
췌장암으로 진단되면 암 발생 부위를 포함해 주변 림프절까지 수술로 완벽하게 제거하는 절제술이 필요하다. 암 조직을 잘라내야 완치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췌장암 수술을 받을 수 있으려면 암이 주위 혈관을 침습하지 않고, 간이나 폐로 전이가 없는 1, 2기에 속해야 한다.
보통 수술이 가능한 경우는 진단받은 환자의 30%밖에 되지 않는다. 수술이 가능해도 췌장 자체가 십이지장과 담도, 담낭, 비장 등 각종 장기에 둘러싸여 있어 암을 제거하기가 상당히 까다롭다. 절제 후에는 음식이 내려가는 곳을 제대로 재건해야 환자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기 때문에 재건술을 하는 데에도 총 6시간이라는 긴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암이 발생한 부위에 따라 수술 방법이 달라지는데, 췌장 꼬리 쪽에 종양이 퍼진 경우에는 꼬리 부위만 잘라내는 비교적 간단한 수술로 끝나지만 췌장 머리 쪽에 생기면 간에서 내려온 담도와 십이지장이 둘러싸고 있고 동맥이 지나가고 있어 외과적 수술 중에서는 어려운 수술로 꼽힌다. 이때 암 조직이 동맥을 침습한 경우에는 수술이 불가능한 것으로 진단한다.
아직까지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 확립된 예방수칙이나 권고되는 검진 기준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췌장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위험요인에 해당하는 것들을 일상생활에서 피하는 것이 좋다. 먼저 금연을 해야 하며, 과도한 음주를 피하고 적절한 체중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교수는 “정제된 곡류보다는 통곡류, 즉 현미나 잡곡이 일반적인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며 “충분한 양의 신선한 채소와 다양한 색깔의 과일 섭취도 권장된다”고 강조했다.
배지영 기자 jybae@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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