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인공지능에 밀리는 시점… 비꼬는 의미도
인간이 인공지능에 밀리는 시점… 비꼬는 의미도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6.12.02 13:49
  • 호수 5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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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신조어·순우리말 익히기<46>

인간이 인공지능에 밀리는 시점… 비꼬는 의미도
신조어-특이점

최근 영화계에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오달수·유해진 등 명품 조연, 신 스틸러(개성있는 연기로 시선을 뺏는 사람) 등으로 불리던 배우들이 주연을 맡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한국 영화계에선 한 번 조연은 끝까지 조연으로 남는 경우가 일반적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인터넷에선 이러한 현상을 두고 “특이점이 온 한국 영화계”라고 분석했다.
여기서 ‘특이점’이란 미국 컴퓨터 과학자이자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레이 커즈와일이 자신의 저서 ‘특이점이 온다’에서 제시한 개념이다. 인간이 기술의 진보를 따라잡을 수 없는 시점, 기술의 진보로 인해 인공지능이 인간을 앞서는 시점 등을 의미한다.
경제·과학 용어로 사용되던 ‘특이점’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터넷 용어로 쓰이기 시작했다. 주로 새로운 과학기술, 과학기술의 발전 등을 다룬 뉴스나 게시글에 “특이점이 온다”라는 댓글이 달렸다. 올해 3월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 후 더욱 널리 사용됐다.
최근엔 특이하거나 어이없는 상황을 두고, ‘인간이 설명할 수 없는 힘이 작용해 특이점이 왔다’고 꼬집는 의미로까지 그 개념이 확장됐다. 예컨대 사람처럼 서 있는 고양이를 보면 “특이점이 온 고양이”라고 한다.
이상연 기자


기운차게 썩 일어나다는 뜻으로 결기가 느껴지는 말
순우리말-일떠서다

누구나 살다보면 커다란 위기를 맞곤 한다. 몸과 마음이 지쳐서 도저히 일어설 기운이 없어져 결국 긴 슬럼프에 빠지기도 한다. 하지만 가족과 지인의 위로 속에서 기운을 차리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기운을 내 벌떡 일어선다. 이럴 때 쓸 수 있는 우리말이 ‘일떠서다’이다. 기운차게 썩 일어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일어서다’에 비해 ‘일떠서다’는 어감에서부터 강한 기운이 느껴진다. 단순히 앉아 있다가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아니라, 결연한 의지를 가지고, 주먹을 불끈 쥐고 기운차게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즉 가슴에 품은 열정을 드러내기 위해 분연히 떨쳐 일어나는 것이다. 일본 제국주의에 항거한 독립투사들이나 군부독재에 맞서 싸운 민주화운동가들 모두 역사의 부름에 일떠선 사람들이다.
북한에서도 이 말이 사용되는데 뜻은 약간 차이가 있다. 건축물이 건설돼 땅 위에 솟거나, 앉아 있다가 갑자기 일어섰을 때 일떠선다고 표현한다.
추운 겨울엔 움츠러들고 이불 속에만 있으려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럴 때 일수록 일떠서야 한다. 배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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