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돈빈 수원시의회 의원 “경로당 못가는 홀몸노인들 위한 ‘노노케어 시설’ 마련할 터”
조돈빈 수원시의회 의원 “경로당 못가는 홀몸노인들 위한 ‘노노케어 시설’ 마련할 터”
  • 오현주 기자
  • 승인 2017.03.03 12:48
  • 호수 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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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돈빈 수원시의회 의원이 시의회 본회의장 본인 자리에서 포즈를 취했다.

지방의회 의원 중 최고 연장자…몸 안 힘들어, 어디서든 낮은 자세
경기 수원시 팔달구지회장 시절 복지관 건립에 최초로 영화관 설치

조돈빈(78) 수원시의회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문화복지교육위원회)은 초선이지만 전국의 지방의회 의원 가운데 최고 연장자이다. 2014년 지방선거에 노인을 대표하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입성한 이후 젊은 의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활발하게 시정 활동을 펴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는 대한노인회 경기 수원시 4개 지회장과 지회 직원들의 처우 개선 및 경로당 지원이다. 경기 수원시 팔달구지회장을 지내기도 한 조 의원을 수원시 의회에서 만나 의원 생활의 보람과 고충을 들었다.

-시의원은 어떤 일을 하는가.
“시의원은 ‘생활정치’를 합니다. 집행부가 시민을 위해 어떻게 하는가 그걸 감시하는 거지요. 예를 들어 시장을 끼고 있는 지역구가 있다고 해요. 상인들이 시장 통로에까지 물건을 진열해놓으면 시장을 관리하는 담당 공무원에게 그런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어요. 그 다음 상인을 찾아가 사정을 말합니다. 그 결과 시정이 되고 개선이 된다면 그게 보람입니다. 조례를 만들고 예산 심의와 집행에 대한 감시를 합니다.”
-어떻게 의원이 됐나.
“남경필 경기도지사로부터 새누리당 비례대표를 해보지 않겠느냐는 권유를 받았어요. 남 경기도지사가 국회의원 시절, 제가 고문단을 조직해 자문도 하고 그랬던 인연이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와 다른 부분은.
“막상 들어와 보니 모든 게 예산이더라고요. 어린이 무상급식, 보육예산이 노인 예산보다 먼저예요. 노인들 스스로도 어린이에 양보를 하는 입장이고요. 그러다보니 노인복지에 대한 지원 등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지난 2년 반 동안 성과라면.
“최근 행정감사를 하는 자리에 참고인으로 참석한 지회의 사무국장이 4년 동안 동결된 급여를 인상해 달라는 요구를 했어요. 제가 주무부서에 다른 시‧군의 급여를 조사해보라고 얘기했어요. 그 결과 지회장의 여비와 사무국장 등 직원들의 급여가 1월부터 조금씩 인상돼 나가고 있습니다.”

또 다른 성과는 경로당 비품 지원에 대한 원칙을 세워 예산을 절약했다는 점이다. 경로당의 TV‧냉장고‧선풍기 등 비품마다 사용 연한이 있다. 국회의원이 경로당을 방문했을 때 TV 등을 새것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국회의원은 이를 무시할 수 없어 주무부서에 얘기를 해 새 TV를 넣어준다. 이 사실이 해당 경로당 회장의 입을 통해 다른 경로당에 알려지면 불만이 생겨날 수 있다. 조 의원은 “비품 교환 요청을 거절 못하는 건 근거가 없어서입니다. 경로당을 관리하는 구청과 경로당에 비품대장을 확실히 만들어두라고 했고 그로 인해 예산이 많이 절약 됐어요”라고 말했다.

-노인들의 이러저러한 요구가 많을 것 같다.
“사적인 부탁에는 절대 응하지 않습니다. 제 성격을 잘 알아서 그런 부탁은 해오지도 않아요.(웃음). 사실 시의원은 장(長)이 가진 인사권과 집행권이 없어 힘이 없어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오직 시정감시와 예산심의 뿐이에요.”
-최근에 한 발의는.
“유효기간이 지난 감기약 등을 약국에 가져다주면 약사가 사용여부를 가려주고 못 쓰는 건 따로 모아 소각하도록 하는 불용약품 오남용에 관한 조례안을 발의했어요.”

수원 출신의 조돈빈 의원은 건국대를 나와 관‧공사, 학교 등에 이화학 기구를 납품하는 사업체를 25년 경영했다. 60대 초반에 사업을 접은 후 새마을금고 이사장을 역임했다. 조직하는 걸 좋아하고 분쟁을 피하지 않아 어디를 가든 모임을 만들었다. 아파트에 살 때는 동 대표를 8년간 맡아하면서 궂은일을 도맡아 했고 팔달구 화서2동 현대아파트 경로당 회장을 할 때는 지역 내 16개 경로당의 회장연합회를 결성, 정보교환을 통해 경로당을 활성화시켰다. 팔달구지회 부지회장을 거쳐 2012년 12월, 팔달구지회장 선거에 당선됐다. 시의원 임기는 2018년 2월까지이다.

-수원시 팔달구지회장으로서 업적이라면.
“팔달구지회 최초로 변호사‧세무사‧법무사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회원들의 세무, 상속 문제 해결에 도움을 드렸어요. 팔달구만 복지관이 없어 건립을 추진했고요. 복지관에 우리나라 최초로 영화관을 넣었어요. 노인들은 영화를 보며 추억을 회상하는 순간 행복을 느낍니다.”
조 의원은 또, 형편이 어려워 버스여행을 가지 못하는 경로당을 대상으로 구청의 예산 지원을 받아 전국 유람의 기회를 제공하기도 했다. 조 의원은 “여행을 떠나는 어르신들이 그렇게 기쁘고 즐거워하는 것을 처음 보았다”고 기억했다.
-노인복지에 대한 철학은.
“노인은 먼저 건강해야 합니다. 제가 노인대학에서 강연할 때마다 일주일에 다섯 번은 외출하라고 말해요. 집에 혼자 남으면 외로워지고 병이 생겨요. 그러면 모든 게 다 소용 없습니다. 노인을 어떻게든 집밖으로 나오게 해야 합니다. 그게 정부시책으로 돼야 하는데 전혀 손을 안대고 있어요.”
-방법은 없나.
“제가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꼭 하고 싶은 일이 노노케어 사업입니다. 주민센터에서 얼추 홀몸노인 수를 파악하고 있어요. 이들을 경로당으로 이끌고 나와도 텃세 때문에 오래 가질 못해요. 노인이 노인을 돌보는 노노케어가 그래서 좋은 겁니다. 연령대가 맞는 이가 얘기 상대가 돼주면 소통이 되고 마음의 문을 열어요. 버스로 모셔다가 점심도 대접하고 프로그램에도 참여시키는 노노케어 시설을 접근성이 좋은 곳에 만들려고 해요.”
-시의원 업무 수행에 체력적으로 어려움은 없는지.
“아직은 괜찮지만 젊은이들과 같이 간다는 게 쉽지 않지요. 제가 그쪽에 맞춥니다. 버스를 타도 앞자리를 피하고 식사 장소에도 가운데는 앉지 않아요. 모임에도 항상 10분 먼저 나가고요.”
-전문지식이 부족하다는 걸 느낀 적은.
“제가 신문을 꾸준히 구독합니다. 그 덕에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어떤 토론 자리에서도 밀리지 않아요. 어려운 토론 자리에는 거의 제가 나갑니다.”
-‘백세시대’ 신문에 종종 감동적인 시를 투고하기도 한다.
“제 꿈이 문학가였지만 아버님이 ‘작가는 평생 가난하다’며 강력하게 반대하셨어요.”
-그 나이에 시의원이라면 관운이 좋은 건가.
“물론 좋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기회가 오면 놓치지 않고 잡습니다. 제가 만든 경로당 회장연합회 덕에 지회장 선거에서 압승할 수 있었어요. 관내 80여개 경로당 중 연합회원이 16명이라 영향력이 컸지요. 그뿐 아니라 수원시 전체 경로당연합회가 생겼고 전국에서 운영도 가장 잘 해나갑니다.”
-태극기 집회에 나가보았는지.
“제 친구 중 거기서 앞장 서는 이도 있어요. 태극기, 촛불…어디에 참석할 지는 자유이고 본인의 의사에 따라야겠지요. 지금 대선후보들을 보면 국가와 민족을 위해 희생하려는 의지가 보이지 않아요. 정말로 나라를 위해 몸을 불사르는 그런 지도자가 나타난다면 그를 지지해야겠지요.”
글‧사진=오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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