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부족해도 병이 되고 지나쳐도 병이 된다
운동, 부족해도 병이 되고 지나쳐도 병이 된다
  • 김병성 경희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승인 2017.03.10 13:19
  • 호수 56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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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 명의들이 알려주는 건강정보<3>

이른 아침이면 한강변과 공원, 아파트 놀이터에서 뒷산까지, 어디서든 땀 흘리며 운동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전속력으로 내달리는 분노의 뜀박질족이 있는가 하면, 나무에 등을 치면서 운동하거나 뒤로 걷는 아줌마들도 있다. 바쁜 아침시간을 대신해 퇴근 후 헬스나 요가, 필라테스로 하루를 정리하는 올빼미 운동족들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운동 실천율을 조사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걷기운동을 포함해도 47%만이 운동을 하고 있으며, 중등도 이상의 운동을 하는 사람은 19%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 말은 과반수가 운동을 하지 않고 있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적절한 운동을 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하지만 아침이든 저녁이든 운동을 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쉬고 싶고, 눕고 싶고, 자고 싶고, 친구들을 만나 술 한 잔 하고 싶은 유혹을 버려야만 제대로 된 운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세상일이 맘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내 몸이지만 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도 많다. 그러다 보니 결국 운동하려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고, 예전처럼 숨쉬기 운동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이 많다.
운동을 중도하차하는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선 운동에 대한 생각과 방법을 바꿔 그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 즉 ‘나는 왜 운동을 해야 하는가’ 하는 목적을 뚜렷이 정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기 힘들고, 오후만 되면 닭처럼 꾸벅꾸벅 졸게 되는 나약한 체력을 운동으로 향상시켜 강철 체력으로 거듭나려는 것인지, 고혈압‧당뇨 등 자신의 질병을 관리하기 위한 목적인지 운동을 하려는 정확한 목적을 정해야 한다. 그래야 목적에 따라 운동의 종류도 달라지고 전문가의 조언도 들을 수 있다.
둘째, 본인의 건강상태를 알아야 한다. 나이에 따라, 건강 정도에 따라 운동 종목이나 운동 강도, 운동시간은 당연히 달라져야 한다. 특히 고령자는 기초 체력이 약하므로 심한 운동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질병이 있는 사람이 자신의 몸 상태를 전혀 알지 못하고 독이 되는 운동을 할 때도 종종 있다. 이런 경우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편이 차라리 낫다.
셋째, 본인에게 맞는 운동을 해야 한다. 질병이 있는 사람은 진료를 받고 있는 담당의사에게 운동에 대한 조언을 구하거나, 가정의학과 의사나 스포츠 전문의에게 진찰받아 적절한 운동과 시간 등의 계획표를 짜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은 건강한 일반인이라면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무리하지 않도록 운동계획을 짜는 것이 좋은데, 내 건강상태를 파악해야 내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제대로 할 수 있다.
운동효과를 누리려면 1주일에 3회 이상, 하루걸러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근력운동의 경우 큰 근육은 주 2회, 작은 근육은 주 3회 운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과 끝날 때 스트레칭 운동을 반드시 5분 이상 해야 하며, 노인들의 경우에는 한발 서기 운동 같은 균형감을 기를 운동을 함께 하는 것이 좋다. 운동은 소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식사 전 또는 식사 후 2~3시간이 지났을 때 하고, 운동 중 15~30분마다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운동 효과를 보려면 최소한 6개월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
운동을 열심히 하는 것도 좋지만 보통 이상으로 오랫동안 지나치게 함으로써 신체의 균형이 깨지는 ‘과다운동’도 문제다. 운동을 과도하게 하게 되면 근육통, 주의집중 저하, 식욕 저하, 기억력 저하 등이 나타난다. 이는 운동 후 충분히 회복되기 전에 다시 운동을 함으로써 운동과 회복의 균형이 깨져서다. 운동을 포함한 여러 가지 스트레스가 과도하게 겹쳐 신체가 충분히 반응하지 못하게 되는 것인데, 특히 호르몬을 분비해야 하는 부신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이처럼 운동은 부족해도 병이 되고, 지나쳐도 병이 된다. 게으름이 당신의 발목을 잡지 않도록, 넘치는 과욕이 몸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도록, 자신의 몸에 맞는 운동을 선택해 실천하길 바란다. 그렇게 했을 때 달라진 자신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출처: 대한의사협회‧대한의학회 발행 ‘굿닥터스’(맥스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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