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지회 최고] 강원 횡성군지회
[우리지회 최고] 강원 횡성군지회
  • 정재수
  • 승인 2007.08.24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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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와 유기적 협조 노인복지 ‘최고’

경로당에 마사지기·최신형 텔레비전 보급
祖孫윷놀이대회·효축제 등 효문화 정착 노력


강원 횡성군은 대한노인회 횡성군지회와 유기적인 협조 및 지원체계가 돋보이는 노인정책을 펴고 있다. 어르신들은 이상국 횡성군지회장을 중심으로 5만여 군민의 어른으로서 솔선수범하고, 군은 어르신들의 복지향상을 위해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횡성군은 경로당 어르신들의 생활환경 개선에 역점을 두고 안마기, 신형 텔레비전 등을 지원했고, 앞으로 정수기도 보급할 계획이다. 경로당 운영비가 강원도 내에서 가장 많다는 점도 횡성군의 자랑이다.


한우의 고장 강원 횡성군. 최근 이 지역 어르신들은 저녁식사를 마치자마자 약속이나 한 듯 경로당으로 모인다. 최근 화질과 음질이 뛰어난 최신형 텔레비전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그간 뿌옇게 보이던 드라마 속 탤런트 얼굴을 대할 때마다 노안(老眼)만 탓했던 어르신들은  선명하게 나오는 새 텔레비전을 보면서 색다른 여가를 만끽하고 있다. 어르신들끼리 모여 앉아 드라마, 뉴스를 시청하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나누는 재미가 쏠쏠하다.

경로당의 이 같은 변화를 이끌고 있는 이상국(88) 횡성군지회장. 아흔을 목전에 둔 고령이지만 어르신들에 대한 이 지회장의 열정은 남다른 데가 있다. 횡성군지회 산하 9개 읍면분회, 165개 경로당, 7164명 노인회원들을 위한 그의 노력은 샘솟는 우물과 같다.

올해 초, 이상국 지회장은 문턱이 닳도록 군청을 드나들며 정병무 사회복지과장과 무엇인가를 집요하게 논의했다. 바로 경로당 텔레비전 교체 건이었다. 어르신들에게 텔레비전은 곰방대 같은 생활필수품. 그러나 제법 값이 나가기 때문에 웬만한 고장쯤은 참아야 했다. 거의 흑백에 가까운 ‘골동품’ 텔레비전에 만족하는 경로당 어르신들을 볼 때마다 가슴이 무거웠다.

결정은 의외로 쉽게 났다. 한규호(56) 횡성군수가 “그 정도도 못해 드린다면 군수가 무엇을 하겠냐”며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기 때문이었다. 군청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횡성지역 165개 경로당 가운데 100곳에 대당 72만원짜리 32인치 신형 텔레비전이 지원됐다. 나머지 65개 경로당은 올해 하반기에 교체될 예정. 이 사업에만 1억2000여만원의 군예산이 지원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내년에는 모든 경로당에 정수기를 놓아 드린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열린 장기대회에서 어르신들이 한 수 한 수 열중하고 있다.

횡성군지회와 횡성군청의 경로당 지원사업은 이미 2003년부터 본격화됐다. 당시 어르신들께 당장 무엇이 필요한지 논의한 끝에 대당 200만원 상당의 고가 건강기기를 경로당에 보급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165개 전 경로당에 침대형 전동마사지기가 1대씩 보급됐다. 이 사업에만 3억2600만원이 들어갔다.

경로당 어르신들을 위한 지원사업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상국 지회장은 한국수자원공사 강원지역본부 횡성권관리단에 요청, 경로당회장단의 견학을 적극 주선하고 있다. 지난해 6월에는 경로당회장단을 인솔해 충주호를 견학했고, 올해 6월에는 대청호와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에는 대부분 경로당에 현판이 없거나 글씨를 알아 볼 수 없을 정도로 낡은데다 크기와 모양이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전해 듣고 일제히 새 현판으로 교체하기도 했다. 이 사업도 군청이 지원, 1800만원이 쓰였다.

이 뿐만이 아니다. 농촌 어르신들이 정보화에서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안타깝게 여겼던 이상국 지회장은 경로당 컴퓨터 보급을 주선했다. 지난해 12월, 역시 군청이 흔쾌히 지원을 결정해 3개 경로당에 450만원 상당의 컴퓨터를 보급하는 결실을 맺었다. 올해 말에도 다른 3곳의 경로당에 컴퓨터를 지급할 예정이다.

운영비의 대부분을 군청으로부터 지원받고 있는 횡성군지회는 빠듯한 살림이지만 일반 어르신들을 위한 다양한 사업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지난 2002년부터는 매년 정기적으로 9개 분회별로 2명씩 모두 18명이 참가하는 노인장기대회를 꾸준히 개최해 어르신들의 여가선용을 돕고 있다.

오는 10월이면 벌써 6회째를 맞는 노인회장기게이트볼대회에는 매년 200여명의 선수와 임원이 참가해 열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3월에는 효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어르신과 손자가 한 팀으로 출전하는 윷놀이 대회를 벌여 좋은 반응을 얻기도 했다. 당시 9개 읍면에서 2개 팀씩 모두 18개 팀이 참가해 한바탕 흥겨운 축제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내년에는 3대가 팀을 이루는 척사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인터뷰] 한규호 횡성군수

복지예산 증액… 부모님 모시듯 봉양

 

경로당 100곳 신형TV 보급 등 환경 개선
‘미래청정법인 횡성’ 운동 신성장모델


▶군의 고령화 현황은 
현재 횡성군의 노인인구 수는 7월말 현재 8673명으로 총인구 4만2896명 대비 약 20%에 이른다. 강원도 최고령 지역이 바로 횡성이다. 이에 따라 횡성군은 다양한 복지시책 가운데 노인정책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횡성군에는 현재 경로당 165개소를 비롯해 노인전문요양원 등 모두 181개소의 노인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는 실비노인전문요양원 및 재가노인지원센터, 소규모 요양시설 등 3개소의 신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43억원이었던 노인복지예산을 올해는 두 배 늘어난 81억원으로 증액했다.


▶ 경로당 지원책은 

노인복지정책은 내 부모님을 모시는 마음으로 시행해야 한다. 경로당은 어르신들이 가장 손쉽게 접할 수 있는 복지시설이다. 따라서 경로당 환경을 개선해 어르신들이 내 집처럼 안락하게 이용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우선 경로당 운영비의 경우 지난해 1개소당 연간 108만원에서 올해는 135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임기 중 연간 216만원까지 증액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 난방비도 현재 연간 90만원을 지원하고 있지만 인상할 계획이다. 경로당 지원비는 강원도 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최근에는 경로당 100곳에 신형 텔레비전을 보급했다. 또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각 경로당에 침대형 마사지기를 보급해 어르신들이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해 드렸다. 내년에는 정수기를 1대씩 지원해 깨끗하고 시원한 물을 마음껏 드실 수 있도록 해드릴 방침이다.


▶어르신 일자리사업 정책은 

횡성군은 기업체 등이 많지 않아 어르신 일자리사업이 매우 열악한 상황이다. 일자리사업을 내놓고 어르신들을 공개모집하면 10대1의 경쟁률을 보이기도 한다. 횡성군은 최근 지역자원을 이용한 일자리사업에서 해법을 찾고 있다. 우선 ‘희망 찾기 공동축사 사업’을 들 수 있다. 잘 알려진 대로 한우의 고장 횡성에서, 어릴 적부터 소를 키워온 지역 어르신들이 공동으로 한우를 키워보자는 데서 착안해 시작됐다. 현재 경로당 4곳을 대상으로 각각 4000만원씩 축사 신축비용을 지원해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밖에 횡성지역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로 감자떡 등 향토음식을 만들어 판매하는 ‘해밀 친환경사업단’도 호평 받고 있다. 지금까지 모두 250여명의 어르신들이 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계시다. 앞으로 횡성더덕과 안흥찐빵 등 특산물을 이용한 특화된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공급할 예정이다.


▶최대 역점사업은 

‘미래청정법인 횡성’ 건설이다. 급변하는 사회와 지방의 무한 생존경쟁에 대비하고, 지역에 산재한 이기주의와 배타의식, 지나친 행정의존, 도덕과 예절의 결여 등 민선자치의 역기능에 대해 반성해 새로운 성장모델을 만들자는 취지다. ‘우리 고장은 우리가 지키고, 가꾸고, 발전시켜야 한다’는 5만 군민의 정신운동이자 자율실천운동이다. 이를 위해 ▷법과 질서 준수 ▷책임과 의무 이행 ▷친절과 봉사 ▷자연과 환경보호 ▷친절한 생활양식 등 5대 실천덕목을 제시했다. 이미 군민들의 주민의식이 바뀌고 있고, 거리가 깨끗해지고 있다. 공동체 의식도 향상되고, 군정에 참여하는 주민의식도 높아졌다. ‘미래청정법인 횡성’ 운동은 21세기 지방자치단체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신활력 모범사례가 될 것이다.


▶지역 어르신들께 당부는.

오는 10월 1일~12일까지 노인의 날과 경로주간을 기념해 9개 읍면지역에서 순차적으로 ‘효축제’를 개최할 예정이다. 형식적인 기념식이 아닌, 지역민 모두가 어르신들을 공경하는 분위기를 형성하기 위해 군내 모든 지역에서 축제를 열도록 할 방침이다. 어르신들도 모두 참여하셔서 젊은이들에게 ‘참 어르신상’을 보여주시길 당부 드린다. 무엇보다 건강하시고, 지역사회와 가정의 큰 어르신으로서 존경 받으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장한형 기자 janga@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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