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스타 배출한 오디션의 시대 저물다
수많은 스타 배출한 오디션의 시대 저물다
  • 배성호 기자
  • 승인 2017.03.24 13:59
  • 호수 5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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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스케’ 차기 시즌 제작 보류… 후발 주자 없어 사실상 자취 감춰
▲ 오디션 열풍을 몰고 온 슈퍼스타K가 올해 방송을 사실상 보류하면서 폐지수순에 들어갔다. 이로 인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오디션의 시대가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 사진은 해당 오디션에서 우승한 가수들.

한때 시청률 20% 육박하며 큰 인기… 서인국‧버스커버스커 등 발굴
마지막 시즌 방영하는 ‘K팝스타’ 역대 최고 시청률 올리며 시선집중

“60초 후에 공개합니다.”
치열했던 경연이 끝나고 탈락자 발표를 앞둔 긴장되는 순간, 모두의 탄식을 자아냈던 MC 김성주의 이 멘트는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될지도 모른다. 2009년 7월 첫 시즌을 시작해 매년 여름‧가을을 달궜던 Mnet의 장수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이하 슈스케)가 올해 방송을 보류하면서 폐지 수순에 들어갔다.
뿐만 아니라 슈스케와 함께 오디션 프로의 인기를 견인했던 SBS ‘K팝스타’ 역시 오는 4월 마지막 우승자를 배출한 후 종영할 예정이다. Mnet ‘쇼미더머니’, ‘언프리티 랩스타’, ‘프로듀서101’ 등 유사 오디션 방송이 건재하지만 일반인이 아닌 기존 가수를 대상으로 하고 있어 엄밀한 의미에서는 오디션으로 보기 힘들다. 또 원조격인 미국 FOX의 ‘아메리칸 아이돌’도 지난해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면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오디션 시대가 사실상 마감하게 된 것이다.
슈스케가 케이블 방송의 한계를 뚫고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2010년 전후로 국내에는 오디션 열풍이 일었다. 슈스케 시즌3의 경우 100만 명이 넘는 지원자(예선 포함)가 몰리기도 했다. 2010년 MBC가 일반인을 대상으로 가수를 선발하는 ‘위대한 탄생’을 방영했고 이후 KBS ‘탑밴드’, Mnet ‘보이스 코리아’, SBS ‘K팝스타’ 등 유사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또한 음악 외적으로 영역을 확대해 아나운서를 선발하는 MBC ‘아나운서 공개채용 신입사원’, 연기자를 선발하는 SBS ‘기적의 오디션’, 춤꾼을 뽑는 Mnet ‘댄싱9’ 등 다양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등장했다. 일반 기업들도 채용 과정에서 오디션 형식을 도입하는 등 대한민국은 한동안 오디션 열풍에 빠져 있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인기에는 시대적 분위기도 한몫했다. ‘금수저’라는 신조어로 대표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실력으로만 옥석을 가리는 오디션의 공정성에 시청자들은 열렬한 환호를 보냈다. 참가자들에게 공평하게 기량을 뽐낼 기회를 주고 대중이 문자 투표를 통해 이를 평가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실력만 있으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들이 늘어났고 이는 시청률에도 고스란히 반영됐다. 시즌1부터 큰 주목을 받은 슈스케는 시즌2, 3을 이어가며 케이블 사상 시청률 10%(시즌2 결승전 18% 기록)를 넘기는 신드롬을 일으켰으나 시즌4부터는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다 이후에는 2%를 오갈 정도로 주목받지 못했다. 우승자를 배출해도 그가 누구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또 후발 방송들은 일찌감치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션의 시대는 많은 스타들을 탄생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먼저 슈스케의 초대 우승자인 서인국은 가수로서 뿐만 아니라 드라마 ‘응답하라 1997’ ‘38사기동대’ ‘쇼핑왕 루이’ 등을 통해 주연급 배우로도 발돋움했다. ‘벚꽃엔딩’으로 유명한 버스커버스커(시즌3 준우승), 보일러 배관공 출신 허각(시즌2 우승자), KBS ‘1박2일’에서 맹활약하며 예능인으로서도 진가를 발휘중인 정준영(시즌4 3위) 등도 슈스케가 낳은 스타들이다. 이외에도 존박(시즌2 준우승), 로이킴(시즌4 우승), 울랄라세션(시즌3 우승) 등이 각 영역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 마지막 오디션 프로인 'K팝스타'에 참가한 가수지망생들이 심사를 받고 있다.

‘K팝스타’ 출신들도 맹활약 중이다. 이하이(시즌1 준우승), 악동뮤지션(시즌2 우승) 등은 신곡을 낼 때마다 음원 차트를 휩쓸고 있다. 시즌2 준우승자인 방예담 역시 올해 상반기 아이돌 그룹 멤버로 데뷔할 예정이다. 또한 박지민(시즌1 우승), 백아연을 비롯해 안테나로 간 정승환(시즌4 준우승), 이진아 등이 ‘지망생’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프로로서 가요계에 연착륙하는 데 성공했다.
이에 대한 아쉬움 덕분인지 ‘K팝스타 시즌6 더 라스트 찬스’는 역대 최고인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 중이다. 일요일 오후 9시에 방영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으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다.
현재 K팝스타는 4개월간 치열한 과정을 거쳐 6명의 ‘탑6’를 선발했고 3월 26일부터 진행되는 생방송 무대를 통해 최종순위를 가려나간다. 솔로 참가자로는 김윤희와 석지수, 샤넌이 진출했고 그룹 참가자로는 '11세 듀오' 보이그룹 보이프렌드와 김소희-크리샤츄-김혜림, 고아라-전민주-이수민으로 이뤄진 두 팀의 걸그룹이 이름을 올렸다.
예선 과정에서 많은 이변이 발생한 만큼 아직까지 누가 우승할지는 속단하기 힘들다. 다만 마지막 오디션이라는 관심 때문에 그 결과에 많은 시청자들의 눈길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배성호 기자 bsh@100ss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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